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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다산’을 찾은 이유는

[기획]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 ‘다산’을 찾은 이유는

  • 기자명 이동화 기자
  • 입력 2022.06.03 21:38
  • 수정 2023.02.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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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정 운영 철학 첫 메시지 ‘실학정신, 실사구시’ 천명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정약용의 생가 여유당을 방문, 다산의 오랜 삶의 흔적을 엿보고 있다. (사진=김동연 당선인 공보팀)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3일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 정약용의 생가 여유당을 방문, 다산의 오랜 삶의 흔적을 엿보고 있다. (사진=김동연 당선인 공보팀)
다산 정약용 초상화 (사진=실학박물관)
다산 정약용 초상화 (사진=실학박물관)

[뉴스더원=이동화 기자]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3일 도정 운영 철학의 첫 메시지로 ‘실학정신, 실사구시’를 천명했다.

김 당선인은 이날 남양주 능내리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茶山 丁若鏞, 1762~1836)의 생가 ‘여유당’과 다산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전날 수원 현충탑을 방문 분향한 이후 첫 공식일정이다.

그는 “다산의 실학정신, 민생 위주의 실사구시 정책 펼칠 것"이라며 "정치 변화, 정치교체의 씨앗 역할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산 선생의 실학 정신은 계파 싸움을 뛰어넘어서 그 당시 백성을 위한 마음으로 정치를 하고 민생을 돌보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며 “지금 저는 우리 대한민국 우리 경기도는 정말 많은 것들을 고쳐야 되는 상황에 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산 생가는 청렴(淸廉)한 공직자의 성지로 꼽힌 곳이다. 다산이 방대한 저술에서 설파한 백성들이 잘 먹고, 국가가 부강한 방안을 고민한 실사구시의 실학정신이 깃든 곳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김동연 경기호(號)’가 나아갈 도정 철학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고 하겠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두물머리 건너편 마을, 남양주 능내리 마재(마현) 마을은 다산이 낳고 자라고 묻힌 고향이다. 이곳 유적지에는 다산의 생가 ‘여유당’과 생가 뒷동산에 부인 홍씨와 함께 묻힌 합장묘, 문화관, 실학박물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전남 강진 유배에서 풀려난 다산은 1818년 마재로 돌아와서 새로운 공직자상을 제시한 <목민심서>와 형법서 <흠흠신서>, 국가개혁의 마스터플랜을 담은 제도개혁안 <경세유표> 등을 저술했다. 그의 글들을 정리한 문집이<여유당전서>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3일 경기도 남양주 능내리 다산 정약용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김동연 당선인 공보팀)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3일 경기도 남양주 능내리 다산 정약용의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김동연 당선인 공보팀)

위당 정인보(1893~1950)가 ‘다산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것은 민(民)과 국(國), 즉 백성과 나라였다’고 한 것처럼 다산의 꿈은 오직 백성들이 고루 편안하게 잘사는 나라, 부국강병의 배부른 나라였다. 그 방법을 모색한 것이 그의 500권이 넘는 저서이다.

박석무 다산연구소 소장은 “다산은 조선의 정신세계를 지탱해 온 성리학을 버리고 백성의 윤택한 삶과 국가의 부국강병을 위한 제3의 길을 모색했는데, 그것이 실학이다”고 했다.

다산은 <목민심서> 자서(自序)에서 ‘오늘날 백성을 다스리는 자들은 오직 이익을 취하는 것에 급급하고 백성을 부양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며 ‘목민관은 자기만 살찌우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라며 조선 후기의 부패상을 고발했다. 그리고 나라를 통치하는 근본원리가 청백한 공직자들의 활동에 담겨 있다고 믿고, 청렴한 공직자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설명해주고 있다. 

다산은 "청렴이란 목민관의 근본되는 임무이며, 만 가지 착함의 원천이고, 모든 덕의 뿌리(廉者牧之本務 萬善之源 諸德之根)"라고 했다. '마음을 맑게 하라'(청심 淸心)며 공직자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주문한 말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 다산 유적지내 문화의 거리 전경 (사진=남양주시)
경기도 남양주시 능내리 다산 유적지내 문화의 거리 전경 (사진=남양주시)

이처럼 경기도는 청렴결백한 공직자, 청백리의 고장이다. 조선시대 청백리 200여 명 중 60여 명이 경기도 내 곳곳에 묻혀 있거나, 생활근거지로 삼았기 때문이다. 파주의 방촌 황희를 비롯해 광주의 고불 맹사성, 광명의 오리 이원익, 안산 성호 이익, 파주 율곡 이이 등이 그들이다.

조선 후기 백성들은 헐벗고 굶주리는데, 탐관오리는 돈과 권력을 탐했다. 그리고 조선은 결국 망했다. 부패한 권력이 국가를 무너트린 것이다.

김동연 경기지사 당선인이 첫 일성으로 천명한 실사구시의 실학 정신은 시대와 공간을 넘어 보편적 가치를 지니며 오늘날 새롭게 새겨야 할 정신이라고 하겠다.

"앞으로 도정을 펼치는데 있어서 다산 선생의 철학과 또 생각을 담고 싶다"고 말한 것 처럼 그가 다산을 찾은 까닭도 거기에 있지 않을까.

청렴한 공직관을 세우고, 공정과 상식의 투명한 도정을 지향하며, 도민이 잘 먹고 잘사는 도정을 펼쳐보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건 아니었을까. 그리고 다산의 실패한 꿈, 백성이 잘사는 부국강병의 배부른 나라를 만들어보려는 행보가 아닐까.

다산 정약용 묘비에 새겨진 자찬묘지명 탁본 (사진=실학박물관)
다산 정약용 묘비에 새겨진 자찬묘지명 탁본 (사진=실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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