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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역사회 찬반 논쟁 뜨겁다

인천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 지역사회 찬반 논쟁 뜨겁다

  • 기자명 장철순 기자
  • 입력 2022.06.17 17:29
  • 수정 2023.01.27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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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오는 28일 주민의견 수렴차원 군구 관계자 회의
민선8기 인천시장직인수위, 태스크포스 구성해 규제 최소화 고민 중

도요새와 저어새 등이 자주 찾는 송도갯벌의 전경. (사진=임순석 기자)
도요새와 저어새 등이 자주 찾는 송도갯벌의 전경. (사진=임순석 기자)

[뉴스더원=장철순 기자]  인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앞두고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강화군, 중구, 연수구, 서구 등 갯벌이 있는 지방자치단체 주민들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지자체는 환영하는 등 엇갈리고 있다.

17일 뉴스더원의 취재를 종합하면 문화재청과 인천시가 '한국의 갯벌 2단계 확대 등재'를 위해 오는 28일 군·구 관계자 회의를 통해 주민 의견을 수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인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두고 문화재청에 민원전화, 인터넷 민원 등이 쇄도하고 있다"며 "특히 개발이 예정된 지역일수록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지역 갯벌 가운데 세계유산 등재 후보지로 꼽히는 곳은 강화군 강화갯벌(천연기념물), 옹진군 장봉도갯벌(습지보호지역)과 대이작도 일대(해양보호구역), 연수구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 등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인천 전체 갯벌 면적의 20%가량을 차지하는 중구 영종도 일대 갯벌도 포함해야 한다고 나서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세계습지의날(2월 2일)을 맞아 "영종에서는 준설토 투기장 조성이라는 미명 아래 갯벌 매립이 진행되고 있다"며 "영종갯벌은 멸종위기종이자 해양보호생물인 흰발농게의 국내 최대 서식지로 보전·관리가 필요한 지역"이라고 주장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최근 인천 갯벌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다시 요구하고 나섰다. 멸종위기종 철새와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 보호를 위해서다. 

이 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철새와 서식지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려고 유엔은 매년 5월과 10월 둘째 주 토요일을 '세계 철새의 날'로 지정하고 있다"며 "인천시도 멸종위기종 철새 보호를 위해 주요 도래지인 인천의 갯벌을 보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은 지난해 "11공구 인근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반대한다"며 온라인 시민청원 운동을 진행해 한 달 간 3026명의 공감을 얻은 바 있다.

올댓송도는 이날 성명서를 민선8기 인천시장직 인수위원회에 전달하며 다시 한번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성훈 올댓송도 대표는 "송도국제도시는 세계적인 비즈니스 도시 조성을 목표로 드넓은 갯벌을 매립해 시작된 사업이다. 갯벌 매립은 애초 주민의 요구가 아닌 인천시의 필요에 따라 정책적으로 시작된 사업"이라며 "송도경제특구 개발사업이 자연이란 가치를 훼손해 시작된 사업인 만큼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개발을 성공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구지정 초기부터 환경단체의 반대로 경제자유구역 규모가 100만 평이나 축소(11공구)돼 현재 땅이 모자라는 지경이고, 지난해에는 3만 2000평의 기업용지(11공구 R&D 5, 6블럭)를 새 휴식지로 용도변경하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났다"고 분개했다.

그는 "주민들은 현재 문화재청과 인천시에 수천 통의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 인천시장 인수위는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분명한 경제특구의 비전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수위 관계자는 "주민들의 생계와 재산권을 위협하지 않는 범위에서 갯벌 보호 등이 충분히 병행할 수 있다고 본다"며 "유네스코 등재로 가장 우려되는 규제 최소화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민선 8기 인수위는 환경 분야 태스크포스(TF) 등을 통해 지역사회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중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지난해 7월 충남 서천, 전북 고창, 전남 신안, 전남 보성·순천 등 8개 지자체 행정구역에 속해있는 서해안 갯벌 4구역을 목록에 올렸다.

세계유산위는 "2025년까지 유산구역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는데, 이를 통해 서해안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인천 갯벌'도 세계유산 2단계 확대 대상지에 올라 갯벌 조사·연구 모니터링 등이 추진되는 상황이다.

문화재청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통합보존관리단'은 올해부터 한국 갯벌 2단계 등재를 위한 기초연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등재 목록을 작성해 내년까지 유네스코에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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