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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재명의 당권 도전, ‘독이 든 성배’ 될 수도

[사설] 이재명의 당권 도전, ‘독이 든 성배’ 될 수도

  • 기자명 뉴스더원
  • 입력 202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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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당 내부에서조차 출마를 걱정하는 소리가 큰데도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인 것이다.

이 의원의 대표 출마는 3·9 대선 패배 이후 4개월여 만이며, 6·1 보궐선거로 국회의원이 된 지 약 한 달 반 만이다. 

이재명 의원은 불과 넉 달 전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고 지방선거에서도 “과반 승리로 위기의 민주당을 구하겠다”며 뛰어들었으나 참패했다.

이 의원이 지방선거의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이 오히려 독이 되어 참패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가의 평가인데도 불과 두 달도 안 되어 거대 야당의 당대표가 되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의 출마에 대해 선거 연패에 책임을 지기는커녕 공천권이 있는 당권까지 쥐려고 한다는 당내 의원들의 집단 반발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 의원의 출마에 대한 비판 중 하나는 대장동 개발 특혜, 변호사 비용 대납, 성남FC 불법 후원금, 부인의 법인카드 유용 등의 수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당대표에 출마하려 한다는 것이다. 당 내부에서조차 ‘이 의원의 사법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다. 

그는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 말은 다분히 당 안팎의 비판을 의식한 것이다.

“당대표가 돼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책임지는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것 또한 궤변이다. 그는 정가는 물론 당내에서조차 쇄신·혁신의 대상자다. 

그는 “계파정치 배격과 통합정치”를 약속했다. 그렇다면 그를 둘러싼 ‘개딸(개혁의 딸)’, ‘양아들(양심의 아들)’로 불리는 강성 지지층을 배격하겠다는 것인가. 강성 지지층을 배격하지 못할 것이 뻔한데도 이런 공약을 했다면 이는 뻔뻔한 공수표가 될 수밖에 없다. 

그는 ‘공천학살이 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이 말은 당대표가 되어 공천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을 공언한 것이다. 당내 개혁파인 97그룹이 당대표가 되면 공천권을 포기하겠다고 한 것과는 전혀 다른 말이다. 공천권 행사를 통해 줄을 세우는 구태정치가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그가 당권 장악을 통해 조직을 다지려는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차기 대선에 있다. 그러려면 차기 총선 공천권이 꼭 필요할 것이다. 

현재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나 구도로 보면 이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크다. 이왕 출마를 선언했으니 다른 후보들과 멋진 승부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개인이 어떤 정치적 선택을 하든 그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다만 이 의원이 승리해도 더불어민주당의 분열을 가속화 하는 ‘독이 든 성배’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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