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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땀 흘리는 長官(장관) 있습니까?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땀 흘리는 長官(장관) 있습니까?

  • 기자명 변평섭 논설고문
  • 입력 2022.07.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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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변평섭 논설고문] 코로나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증가하고, 백신 4차 접종이 순탄치 않은데도 이를 주관할 보건복지부 장관의 얼굴이 보이지 않고 있다.

장관 후보자 두 명이 모두 낙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도 후보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얼굴 없는 곳이 또 있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대통령실 인사 문제가 시끄러운데도 대통령 비서실장의 얼굴이 보이지 않고 있는 것. 역대 정권의 비서실장의 경우, 오늘날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면 ‘내가 잘못했소!’ 하든지 ‘그건 아니다’라고 항변하든지 얼굴을 보였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첨예하게 대립하는 갈등의 현장에도 당연히 있어야 할 장관의 얼굴이 보이지 않거나 뒤늦게 나타나 허둥대는 경우도 있다. 대우조선의 지루하고 피곤했던 파업 현장이 그것이다.

50여 일 만에 파업이 타결되어 다행이지만 더 일찍 노·사 손실을 줄이고 국민들의 불안을 해소시킬 수는 없었을까? 정말 이번 대우조선의 파업 사태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노사갈등의 현장이었고 그만큼 폭발성도 컸다.

가령 배를 만드는 독(dock) 작업장은 완성된 선박을 진수시키지 못해 새로 주문받은 선박을 만드는 작업을 못 하고 있다. 민노총 소속 하청노조가 불법 점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대우는 매달 130억 원의 지연배상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5000억 원 상당의 매출 감소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 대우조선은 한동안의 불황을 겪었으나 세계 여러 나라로부터 LNG 운반선 등 7조 8000억 원이 넘는 선박의 수주가 이어져 부푼 꿈에 잠겼었는데 그 꿈이 무산될 위기에 몰린 것이다. 대우조선과 하청 업체, 그리고 지역사회가 겪어야 할 고통도 심각하다.

그런데도 이 사태를 수습하려는 팔 걷고 나서는 장관의 얼굴이 없었다.

그러다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이 장관들이 나서라고 하자 부랴부랴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부총리) 등 관계 장관들이 공동 성명을 발표하는 등 얼굴을 내밀기 시작했다.

헬기를 타고 현장에 출동하는가 하면 헬멧을 쓰고 농성하는 노조원들과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왜 진작 그렇게 나서질 못하고 대통령 지시가 있자 떠밀려 허둥대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일찍부터 현장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원들로부터 봉변을 당하더라도 부딪치는 진정성을 보였더라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대우조선 해양뿐 아니라 우리의 심각한 경제위기에 장관들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도 있다. 물론 경제장관 회의도 열리고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는 비상대책회의도 열린다. TV와 신문을 통해 장관들의 얼굴은 매일매일 보고 있다.

그런데도 국민들은 정부의 민생경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왜 그럴까? 장관이 남대문 시장을 방문하여 민생경제를 살피는 모습도 옛날부터 해오던 쇼로 비쳐지고 진정성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뜨겁게 어필하는 장관들의 열정이 보이지 않기 때문일까?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노무현의 경제책사’로 통하는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고문으로 위촉한 것도 여러 가지를 생각게 한다.

윤 대통령이 현재의 경제팀으로는 무엇인가 미흡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왜냐하면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소위 ‘신정아 스캔들’을 수사했던 윤 대통령으로서는 마뜩한 일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쯤에서 몸 바쳐 일할 자신이 없는 장관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 장관 된 지 두 달밖에 안 됐다고 좌고우면(左顧右眄)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해서 사표를 던지는 장관이 있다면 윤석열 정부의 지지도 역시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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