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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화의 하프타임] ‘운동 천재’ 근대5종 전웅태를 응원하며...

[박달화의 하프타임] ‘운동 천재’ 근대5종 전웅태를 응원하며...

  • 기자명 박달화 기자
  • 입력 2022.08.05 00:00
  • 수정 2022.08.05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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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화 인천취재본부 국장
박달화 인천취재본부 국장

[뉴스더원=박달화 기자] 살다 보면 우리 민족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분야에서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알리는 계기를 많이 봐왔지만, 스스럼없이 표현하고 행동하는 MZ세대들이 스포츠 분야에서 유독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요즘 상황을 보면 더욱 그렇다.

얼마 전 언론 보도에는 대한민국 근대 5종 선수들이 지난달 이집트에서 열렸던 2022 근대 5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 포함해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최고의 성적을 내고 금의환향했다는 소식이 실렸다.

그 중심에는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근대5종 사상 첫 메달리스트(동)가 된 전웅태(27·광주광역시청)가 있다. 전웅태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진화(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함께 남자 계주에서 첫 금메달을 차지했고, 혼성계주에서도 김선우(경기도청)와 팀을 이뤄 금빛 질주에 성공했다.

대한민국의 간판스타 전웅태는 도쿄올림픽 1년 만에 세계 최고의 근대 5종 선수로 거듭난 것이다. 대한근대5종연맹은 이제 세계챔피언 전웅태를 앞세워 2024년 파리올림픽 금빛 질주를 꿈꾸고 있다.

우리의 현실과 근대 5종 경기의 유례

재미있는 것은 지난해 올림픽에서 그가 동메달을 딸 때까지 근대 5종이란 종목 자체를 아는 국민이 그리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선수층도 워낙 얇은 데다가 세계적인 선수들과 실력 차가 너무 커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던 경기 종목이었던 까닭이다.

이런 이유로 방송을 통해 경기가 중계되는 경우도 거의 없었으니, 근대 5종 경기를 잘 아는 사람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국내 근대 5종 경기의 현황을 보면 금방 이해가 간다.

대한근대5종연맹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선수현황에 따르면 초등학생 선수부터 일반부 선수까지 등록선수는 총 486명에 불과하다. 특히 충청남도는 등록선수가 13명에 그칠 정도로 선수 기근 현상이 심각하다.

이 가운데 일반부의 남·여선수가 115명인데, 부상선수를 제외하고 국내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인원이 100명 안팎이라고 하니, 그 열악한 환경을 가히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근대 5종은 사실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남작이 ‘전쟁 영웅’ 나폴레옹 부하의 영웅심을 기리기 위해 고안된 종목이라고 한다. 근접해 있는 적을 칼로 제압하고(펜싱), 강을 헤엄쳐 건너(수영) 적의 말을 빼앗아 타고(승마), 먼 거리의 적은 총으로 제압하면서(사격) 적진을 돌파하는(크로스컨트리) 과정을 표현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사격과 크로스컨트리를 합친 레이저 런으로 진행)

물론 이는 과거 정복 전쟁에서부터 비롯된 고대 5종 경기를 계승하고 있기도 한데, 쿠베르탱 남작은 과거에 “근대 5종 경기를 하는 사람은 경기에서 승리하든, 못하든, 이미 만능 스포츠맨이다”라고 극찬한 바 있다.

MZ세대 선수들의 거침없는 도전 

한 종목도 힘든데 다섯 개의 종목을 골고루 다 잘해야 하니, 전 분야에서 재능이 있는 최고의 실력자들만 선택되어 겨루는 경기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대 5종은 외롭고 고독한 경기임엔 틀림없다. 더욱이 비인기 종목으로 관중들의 함성조차 제대로 듣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처럼 우뚝 선 선수가 전웅태다. 전웅태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앞서 지난 5월 열린 2022시즌 국제 근대5종연맹 주관 터키(현 튀르키예)월드컵 파이널 남자 개인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최강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수영선수로 스포츠에 입문한 전웅태는 중학생 때부터 근대5종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각고의 노력과 타고난 ‘긍정 마인드’로 한국 근대5종의 간판으로 성장한 그는 각종 주니어 대회에서 수상을 이어가더니,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비로소 성인 국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인물이다. 

요즘 전웅태의 활약을 보고 있으면 과거 ‘마린보이’ 박태환과 ‘피겨여왕’ 김연하가 떠오른다. 그들도 불과 10년 전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수영계와 빙상계를 세계 정상 반열에 올려놓았던 운동 천재들이다.

그들의 계보를 이어 이번에는 남자 높이뛰기의 우상혁(세계선수권 은메달)과 남자 수영의 황선우(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은메달)가 다음 파리올림픽에서 와신상담 금메달을 겨냥하고 있다. 여기에 ‘고독한 메달 사냥꾼' 전웅태가 그들의 고행길에 함께 할 모양새다.

그래서 대한민국 스포츠 MZ세대들의 거침없는 도전을 열렬히 응원한다. 특히 모 방송인이 도쿄올림픽 직후 전웅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근대 5종 경기를 “중학교 운동회 같다”고 표현할 정도로 국민 대부분은 근대 5종 경기에 문외한이었다.

그 국민적 무지를 일깨워준 ‘운동 천재’ 전웅태의 활약에 스포츠 애호가의 한 사람으로서 찬사와 감사를 함께 보낸다.

전웅태 파이팅! MZ세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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