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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비경 한자리에 모인 경기 시흥시 '늠내골'

수도권의 비경 한자리에 모인 경기 시흥시 '늠내골'

  • 기자명 심재호 기자
  • 입력 2022.08.09 15:40
  • 수정 2023.03.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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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노력 끝에 5개 코스별로 자연친화적 맞춤형 둘레길로 탄생

시흥 늠내길 2코스를 돌다보면 만날 수 있는 갯골길. (사진=시흥시)
시흥 늠내길 2코스를 돌다보면 만날 수 있는 갯골길. (사진=시흥시)
늠내길 3코스에 있는 소래산 마애불상. (사진=시흥시)
늠내길 3코스에 있는 소래산 마애불상. (사진=시흥시)
늠내길 4코스 중 아름다운 둘레길의 한 코스로 꼽히고 있는 바람 길에서의 오이도 낙조. (사진=시흥시)
늠내길 4코스 중 아름다운 둘레길의 한 코스로 꼽히고 있는 바람 길에서의 오이도 낙조. (사진=시흥시)
5코스인 정왕둘레길을 꾸미고 있는 곰솔 누리숲. (사진=시흥시)
5코스인 정왕둘레길을 꾸미고 있는 곰솔 누리숲. (사진=시흥시)

[뉴스더원=심재호 기자] 수도권에 자리해 오히려 무관심해지기 쉬운 관광 명소가 있다.

경기 시흥시가 갖고 있는 자원이 대표적이다.

시흥시는 개발제한구역 등이 많은 탓에 곳곳의 상당수 자연 생태계가 온전히 보존된 수도권내 흔치 않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가장 시흥시 다운 것을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늠내길'이다. 지역 특색을 갖춘 둘레길이란 표현에 손색이 없다.

걷는 길 조성을 위해 보이지 않게 쏟아부은 지자체의 노력이 스며든 산물이기도 하다. 지역 특색을 살려가며 둘레길을 개발 조성하기 위한 지자체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덕분에 전국 유명 둘레길 못지않은 둘레 숲길을 완성해 시흥시가 가장 내세울만한 대표적 명소로 탄생했다.

▲늠내길 역사

늠내길은 지난 2009년 정식 개통돼 올해로 14년째를 맞고 있다. 길 이름은 옛 시흥의 고구려시대 지명인 ‘잉벌노(仍伐奴)’를 우리말로 풀어낸 것에서 유래했다.

'뻗어 나가는 땅'이란 의미를 지닌 잉벌노의 당시 표현인 ‘늠내’에서 따온 것이다.

늠내는 씩씩하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생명 도시, 늠름한 기상과 아름다운 자연의 향이 묻어나는 도시라는 의미다.

도심 속 산과 바다를 품고 있어 걷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을 지닌 지역 이미지를 그 길에 고스란히 담고 있는 셈이다.

▲각 코스의 매력과 특징

시흥시를 싸고 도는 늠내길은 현재 5코스까지 개설돼 있다.

코스마다 각기 다른 특징을 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선택이 비교적 쉽다.

변화 속에서 충분히 매력 넘치는 명소가 중간 중간에 그득한 것이 늠내길의 장점이다.

지난 14년 간 흐른 지역의 세월이 길의 표정을 바꾼 결과다.

여러 도시개발로 자연스러운 변화과정을 거치면서 충분한 매력이 넘치는 '걷기 길'이 탄생됐다.

수도권에 위치하면서도 인공적 요소가 적고, 도심 속에서 시흥이 지닌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어 시민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휴식처가 되고 있다. 

▲1코스=숲내음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숲길’

시청사 앞에서 출발해 장현동을 지나 군자동 일대의 군자봉 둘레, 능곡동 운흥산 둘레를 돌아 다시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약 13km의 순환 길이다.

군자봉은 삐죽하고 야트막한 산이지만, 이곳에는 문화유적과 함께 지역의 숨은 이야기가 풍성해 의미를 가질만하다.

길가에는 왕고들빼기, 고깔제비꽃, 무릇 등이 앞다퉈 인사하고, 계절마다 마주하는 다양한 식물들로 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군자봉을 내려오면 새로운 숲길이 펼쳐진다.

장대한 숲을 지나 새와 매미 소리로 울울창창한 숲을 거닐다 보면 어느새 진덕사에 닿는다.

진덕사는 석조약사불좌상이 출토돼 이를 봉안하기 위해 세워진 사찰인데, 소박한 분위기가 가득해 사색에 잠기기 좋다.

진덕사를 지나 가래울 마을과 숲과 나무가 어우러진 산봉우리를 넘나들면 어느새 도심 속에 다다른다.

선사시대 집자리 24기가 발굴된 능곡선사유적공원도 접할 수 있다.

▲2코스=옛 염전의 정치가 물씬한 ‘갯골길’

내만 갯골을 끼고 양옆으로 드넓게 펼쳐진 옛 염전의 풍광을 누리고 싶다면 ‘갯골길’이 안성맞춤이다.

시흥의 대표 명소인 갯골생태공원을 거닐 수 있는 2코스의 거리는 약 16km. 염전과 붉은 꽃밭의 절경이 인상적이다.

서해선 시흥시청역 3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여정을 따라가면 잘 정비된 장현천과 함께 갯골길이 펼쳐진다.

장현천 걷기길은 광활한 농경지 풍광으로 가슴을 우선 탁 트이게 한다. 호젓한 산책길이 망중한을 즐기기에 딱 좋은 환경을 조성해준다. 걷기 길 곳곳에 표식된 솟대와 리본을 따라가면 갯골로 이어진다.

갯골이 특별한 이유는 밀물 때 바닷물이 갯골을 따라 육지로 밀려오기에 이를 ‘내만 갯골’이라 부른다.

시흥 갯골은 경기도내 유일의 내만 갯골이다. 이곳에서 칠면초, 나문재와 같은 희귀한 염생식물을 볼 수 있다.

갯골길에는 옛 염전의 흔적과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소래염전 소금창고가 자리하고 있다. 소금창고는 최근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인근에 있는 높은 전망대는 갯벌 전체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을 보장한다.

▲3코스=옛사람의 흔적따라가는 ‘옛길’

이 코스는 갯골길에 이어 세 번째로 개통된 늠내길이다. 총 길이 13km.

옛사람이 다녔던 산자락과 고갯길을 이어 만들어 여우고개, 하우고개, 소내골, 계란마을 등 소박하고 예스러운 명칭을 지닌 길이 즐비하다.

예전에 여우가 많아 ‘여우고개’라 불렸다.

인근을 오가는 장사꾼들이 도둑을 피해 급하게 걸어 숨이 턱까지 차올라 ‘하우하우’ 했다 해서 붙여진 ‘하우고개’를 염두하고 걸으면 걷기가 한결 즐거울 것이다.

여우고개, 하우고개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계란마을과 소산서원을 이어준다. 계란마을은 조선 세종 때 영의정을 지낸 하연의 묘가 있는 곳이다. 소산서원은 하연의 향사를 지내기 위해 중건된 유서 깊은 곳이다.

걷기길 따라 소래산 중턱에는 장군바위에 새겨진 높이 15m의 소래산 마애불상입상(보물 제1324호)이 입산객을 맞이한다.

다만 소래산 일대의 산자락이 중심이 된 까닭에 다른 코스에 비해 난이도가 높을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4코스=바람 따라 발길 옮기는 ‘바람길’

그냥 생각없이 걷고 싶을 때는 서해안의 낙조가 아름다운 바람길 코스가 제격이다.

약 15km에 이르는 바람길은 전망 좋은 옥구공원에서 출발해 해안가를 따라 오이도길을 지나 도심 속 개천과 숲길로 이어지는 길로 다양한 색의 풍광을 선사한다.

현재는 매립된 옥구도라는 섬에 생긴 옥구공원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면, 바다와 시화방조제, 대부도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옥구공원을 뒤로 하고 오이도로 향하면 덕섬에 닿는다. 똥섬이라는 별칭을 가진 덕섬은 갈매기처럼 다양한 새들이 날아와 만든 많은 배설물에서 유래돼 붙여졌다.

하지만 별명과 달리 화려하게 펼쳐지는 서해의 아름다운 경관과 어우러지며 멋진 구도를 만든다.

시흥 서남쪽에 위치한 오이도는 해양자원이 풍부한 관광지다. 신석기시대 패총이 대규모로 발굴된 국가사적 제 441호 유적지이기도 하다.

상징적인 빨간등대와 함상전망대뿐만 아니라 선사유적공원과 오이도박물관까지 유수한 관광자원으로 가득하다.

선사유적공원을 돌며 오이도의 새로운 모습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오이도길 끝자락을 지나면  함줄도시농업공원을 볼 수 있으며 이내 해안녹지를 따라 걸으면 옥구공원의 예쁜 전망도 감상할  수 있다.

▲5코스=쉬엄쉬엄 걷기 안성맞춤인 ‘정왕 둘레길’

숲길, 갯골길, 옛길, 바람길 총 4개 코스였던 늠내길에 지난해 제5코스인 정왕 둘레길이 새롭게 선보였다.

정왕동을 품은 정왕 둘레길은 도시민의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늠내길의 한 코스로 자리잡았다.

잘 가꿔진 녹지와 공원과 산업단지와 주거단지 개발과 함께 조성된 녹지공간이 숲으로 연결된 곳이기도 하다.

시작과 끝이 만나는 13km로 순환길이다. 매립지라는 특성상 지형이 평탄해 걷기에 편한 코스다.

주변에는 지하철역(정왕역, 오이도역)이 위치하고, 옥구공원, 함줄도시농업공원 등 거점지의 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어 접근성이 용이하다.

옥구공원에서 약 500m만 걸으면 곰솔누리숲으로 진입한다. 4km의 완충녹지대가 코스 중간에 있는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곰솔누리 숲을 지나면 쾌적하고 활력 넘치는 시흥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길을 지나 정왕역에 들어서면 도시 분위기가 물씬 흐른다.

편의시설을 이용해가며 잠시 쉬어가기 좋은 구간 코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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