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원=장성협 기자] “지금 밤 9시가 넘었는데 강남역 일대 침수차량 예약 물량이 150건이 넘어요. 오늘 하루 종일 70건 정도 견인했는데 저녁도 못 먹고 힘들어 죽겠어요”
서울에 이틀째 내린 집중호우로 아수라장이 된 강남역에서 견인하던 40대 기사가 이같이 말했다. 만 하루가 지난 9일 밤 강남역을 찾은 기자는 처참한 광경에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강남역 인근 중 특히 침수 피해가 컸던 진흥아파트 사거리는 지난밤부터 쏟아진 폭우로 사고차량과 침수차량이 한대 뒤엉키며 엉망이었다.
워낙 많은 차량이 파손되다 보니 도로 한 쪽은 사고차량이 아무렇게 방치돼 있었다. 또한 고층 건물 지하실이 온통 물바다를 이뤄 소방서 펌프카가 연신 흙탕물을 빼내고 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곳은 지난밤부터 임시 소방본부를 차려 장비를 동원해 재 침수를 막느라 초비상 상태다.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 서초소방서 등에 따르면, 전날 밤 9시 41분부터 오후 10시 59분까지 서초 관내에 접수된 실종 신고는 4건으로 4명의 실종자 모두 강남역 인근에서 신고된 것이다.
서울은 오늘 밤사이 최고 300mm 폭우가 더 내린다는 예보로 강남역 인근은 긴장감마저 들게 했다. 취재를 하는 도중에도 굵은 빗방울이 쉴새 없이 떨어져 지나는 행인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진흥아파트 사거리 인근 고층빌딩 경비원 A씨는 “건물에 높은 사람이 기자가 찾아오면 안에 들이지 말고 피해 상황을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하지만 지금 이곳은 지하 3층까지 흙탕물로 가득 차 온 종일 펌프로 물을 빼내고 있지만 며칠 걸릴 것”이라며 귀띔해 줬다.
강남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손성인(59) 씨는 “폭우로 많은 비가 가게 내부로 들어와 엉망이지만 치울 새도 없이 또 이렇게 폭우가 쏟아진다”며 하소연을 했다.
그는 이어 “강남역은 지대가 낮아 침수에 취약하더라도 어떻게 매년 연례행사처럼 이런 난리를 겪는지 모르겠다”며 “코로나로 장사도 어려운데 이젠 정말 (장사를) 접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밤 11시 현재 서울 누적 강수량은 역대 최대인 500mm를 넘고 있다. 계속해서 서울과 수도권은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수도권과 강원에 시간당 50mm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