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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점심 한 끼에 1만 원은 '언감생심'…구내식당으로 몰리는 사람들

[기획] 점심 한 끼에 1만 원은 '언감생심'…구내식당으로 몰리는 사람들

  • 기자명 장성협·김채영 기자
  • 입력 2022.09.29 08:47
  • 수정 2022.10.11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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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음식인 된장찌개·김치찌개도 1만 원 육박
식당도 치솟는 식재료 값에 울며 겨자 먹기 인상

28일 점심시간.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구내식당은 주변 직장인들과 주민들로 붐볐다. (김채영 기자)
28일 점심시간.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구내식당은 주변 직장인들과 주민들로 붐볐다. (김채영 기자)

[뉴스더원=장성협·김채영 기자] 유리지갑이라 불리는 직장인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로 임금동결은 물론 천정부지 치솟는 물가에 따른 지출이 커져 허리띠를 더욱 조여 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각종 원자재 값 상승과 태풍 힌남노의 여파로 인한 채솟값 폭등으로 식당들 또한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9월 28일 점심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 구내식당들은 직장인·어르신 등으로 붐볐다. 

한 끼 6천 원으로 인근 식당보다 저렴하지만 음식은 정갈하고 맛도 좋다. (김채영 기자)
한 끼 6천 원으로 인근 식당보다 저렴하지만 음식은 정갈하고 맛도 좋다. (김채영 기자)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김모(56) 대표는 최근 식권비를 올린 것에 대해 "식자재비와 인건비가 상승해 5천500원에서 6천 원으로 인상했다"며 "당초에는 1천 원을 생각했지만 다른 건 다 오르는데 직장인들 월급은 그대로여서 찾아와주시는 손님들을 생각해 500원만 올린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역 근처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지모(36) 대표는 "항상 국내산 김치를 사용했는데 1년 사이 가격이 50%가 올라 최근에 중국산 김치로 바꿨다"며 "고기 가격도 70%가 올라 기존 가격으로는 운영이 힘들어 부득이하게 식권비를 인상했다"고 말했다.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직장인 윤아름(29)씨는 "4년 전 취직을 위해 대구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월급의 반이 월세와 생활비로 나간다"며 "돈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또 "집밥 같은 느낌이 있어 근처 유명 식당보다는 자주 발걸음을 하게 된다"고 전했다.  

택시기사 윤정복(68)씨는 늦은 저녁 식사를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구내식당에서 하고 있다. (장성협 기자)
택시기사 윤정복(68)씨는 늦은 저녁 식사를 구로디지털단지 인근 구내식당에서 하고 있다. (장성협 기자)

18년째 택시를 운행한다는 윤정복(68)씨는 “승객도 많지 않아 매달 사납금 납부도 버거운데 한 끼에 1만 원 정도 식대는 언감생심이고 그나마 5천500원으로 저렴한 이곳 구내식당을 자주 이용한다”고 말했다.

윤씨는 이어 “전에는 택시 기사들이 자주 이용하는 기사식당을 많이 찾았지만 그곳도 가격이 올라 7천~8천 원이 기본이라 한 푼이라도 아끼는 심정에 잘 가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정부도 물가폭등의 심각성을 국정 운영의 주요 화두로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1일 국회 대정부 질문 사흘째에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물가 안정을 위해 여러 가지로 수급 안정과 확대를 목표로 최대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단기간에 폭등한 품목이 너무 많아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물가지수가 계속 오를 거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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