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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 여행] 가을이라서 더 즐거운 물놀이 ‘영월 동강 리버버깅’

[스토리텔링 여행] 가을이라서 더 즐거운 물놀이 ‘영월 동강 리버버깅’

  • 기자명 임요희 여행작가
  • 입력 2022.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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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서 10월까지 체험 가능한 영월 동강리버버깅
4km 이동하면서 세 번의 급류 코스 만나
영월을 사랑하는 중년과 청년이 힘을 합치다

영월 동강리버버깅은 가을에도 체험이 가능하다.
영월 동강리버버깅은 가을에도 체험이 가능하다.

[뉴스더원=임요희 여행작가] 한강 본류는 구간마다 다른 이름을 갖고 있는데 ‘동강’은 영월읍을 기준으로 동쪽에서 흘러 들어오는 강이라는 뜻이다. 50km나 되는 거리를 굽이쳐 흐르는 동안 물살이 산의 절벽을 깎고, 둔덕에 모래를 쌓은 덕에 동강 유역의 경관은 유달리 다이내믹하다. 

특히 동강의 빠른 유속과 깨끗한 수질은 영월이 수상 액티비티의 명소로 거듭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강에서 보트를 탄다고 하면 대부분 ‘래프팅’을 떠올리지만 ‘리버버깅’을 한번 체험하면 그 짜릿한 물맛을 잊지 못해 10월 가을의 한복판에도 영월 동강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뉴질랜드에서 온 수상 액티비티

리버버깅(RiverBugging)은 작은 벌레가 강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혼자 즐긴다는 점에서 튜빙과 비슷하지만 급류에 최적화된 보트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한층 진화된 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벌레가 강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 같은 리버버깅.
작은 벌레가 강을 따라 떠내려가는 것 같은 리버버깅.

리버버깅은 고향은 뉴질랜드 남섬이다. 어드벤처 투어가 활성화되어 있는 뉴질랜드 남섬에서 1997년 신상 수상 스포츠로 개발되었다. 한국의 영월이 뉴질랜드의 ‘와이오히네 협곡’과 환경이 비슷하다 보니 수입하자마자 동강의 명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리버버깅은 혼자 즐기기 때문에 래프팅처럼 일정 인원을 모을 필요가 없다. 내키면 언제든 타러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트의 무게도 7kg으로 가벼워 여성도 얼마든 어깨에 짊어지고 이동이 가능하다.

안전하면서 다이내믹한 리버버깅.
안전하면서 다이내믹한 리버버깅.

내 몸무게까지 얹어도 리버버그의 무게는 얼마 하지 않는다. 동강의 빠른 유속 앞에서 리버버그는 한갓 딱정벌레처럼 위아래로 크게 요동친다. 리버버깅이 래프팅보다 몇 배 더 다이내믹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리버버깅의 장점은 안정성이다. 래프팅의 경우 배가 뒤집히면 보트 안에 갇힐 수 있지만 리버버깅은 뗏목 개념이기 때문에 그럴 염려가 없다. 한 시간 체험하는 내내 몸이 수면에 닿아 있기 때문에 물놀이 느낌은 한층 강화됐다. 

래프팅보다 빠르고 안전하다! 

리버버깅은 보트 외에 몇 가지 장비가 필요하다. 먼저 보온을 위해 슈트를 입어주어야 한다. 

장비 장착 완료!
장비 장착 완료!

5mm 두께의 슈트는 강원도 심심유곡의 차가운 물살로부터 체온을 유지시켜준다. 슈트만 입는다면 5월부터 10월까지 얼마든 리버버깅이 가능하다.   

안전을 위한 구명조끼와 헬멧은 필수다. 동강 유역에는 바위가 많기 때문에 혹시 모를 충돌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손에 물갈퀴가 달린 특수 글러브를 끼고, 발에 오리발을 신으면 끝.

준비운동은 필수!
준비운동은 필수!

리버버깅은 깊은 곳이나 얕은 곳이나 급류나 완류에 관계없이 자연스럽게 물살을 타는 구조라 배가 잘 뒤집히지 않는다. 어쩌다 뒤집히는 것은 다음 세 가지 경우에 해당된다. 

첫째, 옆에서 누군가 장난으로 보트를 뒤집는 경우다. 작정하고 뒤집으면 방법이 없다. 둘째는 측면으로 물살을 얻어맞는 경우고, 셋째는 오리발로 물의 저항을 만들어내는 경우다. 

후진에서 전진으로! 방향 선회가 관건

일반 구간에서 리버버그는 후진 이동이 기본이다. 후면이 유선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후진으로써 유유히 물살을 가르는 것이다. 

리버버깅에 최적화된 영월 동강 유역.
리버버깅에 최적화된 영월 동강 유역.

반대로 급류를 지날 때는 후진 이동에서 전진 이동으로 방향을 바꾸어야 한다. 리버버깅은 패들 대신 물갈퀴 장갑으로 방향을 선회하는데 급류에 이르러 방향을 잡는 것이 미숙하면 물살에 측면을 얻어맞게 된다. 이럴 경우 배가 뒤집히는 일이 있다. 

이때는 짝버깅을 함으로써 전복을 피할 수 있다. 보트 두 대가 딱 붙어서 물살을 타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배가 정사각형이 되어 뒤집히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 짝버깅 하는 방법은 현장에서 조교에게 배울 수 있다.

4km 이동하면서 세 번의 급류 코스 만나

리버버깅의 추진력은 손과 발에서 나온다. 보통의 추진력은 물갈퀴 장갑이 만들어내지만, 강한 추진력은 오리발로 얻는다. 

안전을 위해 오리발을 수면 밖으로 쳐들어요.
안전을 위해 오리발을 수면 밖으로 쳐들어요.

느린 유속에서는 후진하면서 손발을 조금만 움직여주면 편하게 앞으로 나갈 수 있다. 급류를 통과할 때는 안전을 위해 전면을 주시하되 두 발을 공중으로 쳐들어 지나친 저항을 피하는 게 포인트다. 

만약 오리발을 물속에 꺾어 넣은 채 물살과 마주할 경우 강한 저항이 발생해 보트가 앞으로 뒤집히게 된다. 

물론 배가 전복된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다. 구명조끼로 인해 몸이 가라앉을 염려가 없으며 뒤집힌 배는 손으로 간단히 바로 잡을 수 있다. 배에 다시 올라타는 법은 몇 번만 연습하면 혼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영월 동강 리버버깅은 한 시간에 4km를 이동하면서 세 번의 급류 코스를 만나게 된다. 첫 번째 급류 코스는 ‘너울이 좀 있군!’ 하는 정도다. 두 번째 코스는 물살이 세다고 느끼는 수준이고, 마지막 급류 코스는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물보라가 발생하여 심장이 요동치는 수준이다.

‘2022년 관광두레 스토리텔링 공모전’ 대상

영월 동강리버버깅(대표: 박철희, 박주희 부부)의 역사는 영월로 귀촌을 단행한 한 부부가 뉴질랜드 여행 때 체험했던 리버버깅을 동강에 도입하면서 시작됐다. 

리버버깅 체험을 돕고 있는 박철희 대표(좌측).
리버버깅 체험을 돕고 있는 박철희 대표(좌측).
리버버깅 조교로 활동 중인 김태호 관광두레 피디(우측).
리버버깅 조교로 활동 중인 김태호 관광두레 피디(우측).

박철희, 박주희 부부는 개인사업으로 시작했던 동강리버버깅을 지역 청년층과의 협업으로 확대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올해 영월 동강리버버깅 협동조합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한 ‘2022년 관광두레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해 온누리상품권 100만 원을 획득하는 등 좋은 일이 많았다.  

대상 수상작은 영월 동강을 배경으로, 지역의 청년과 중장년이 지속가능한 지역 관광 콘텐츠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해당 영상을 제작한 김태호 관광두레 피디는 영월이 고향으로 10년간 제주도에서 서핑 강사 생활을 하던 바다의 사나이다.

3년 전 고향인 영월 동강에서 리버버깅을 체험한 뒤 그 매력에 흠뻑 빠져 이주를 결심, 현재 영월동강리버버깅 협동조합 실장 겸 조교 일을 맡고 있다.

관계 인구의 참여가 필요한 ‘고향사랑 기부제’ 

박철희, 박주희, 김태호 세 사람이 최근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고향사랑 기부제다. 

영월 동강의 유려함을 보여주는 한반도 지형.
영월 동강의 유려함을 보여주는 한반도 지형.

고향사랑 기부제는 대도시에 거주하는 ‘관계 인구’가 고향에 일정 금액을 기부하면 세액 공제와 함께 지역 특산품을 답례로 제공하는 제도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지자체의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정부는 제도를 만들지만 이것을 현실화시키는 것은 개인이다. 영월을 사랑하는 만큼 영월이 발전하도록 일선에서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세 명의 영월인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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