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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새해맞이 키워드는 풍수! 랜선 타고 떠나는 운수대통 여행!

홍콩의 새해맞이 키워드는 풍수! 랜선 타고 떠나는 운수대통 여행!

  • 기자명 임요희 여행작가
  • 입력 2021.02.10 18:47
  • 수정 2021.02.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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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 마스터에게 묻는 ‘복을 부르는 인테리어’
만모 사원, 웡타이신 사원에서 한 해 복을 빌다
식료품 시장보다 더 붐비는 몽콕 꽃시장

센트럴에 위치한 만모 사원은 문학의 신과 전쟁의 신을 모시는 도교사원이다.

[뉴스더원=임요희 여행작가] 홍콩관광청이 설을 앞두고 특별한 여행을 준비했다. 지난 9일 홍콩관광청은 전 세계 미디어관계자 60명이 모인 가운데, 비행기가 아닌 랜선으로 떠나는 홍콩투어를 실시했다.

원래대로라면 설을 맞은 홍콩 거리는 대규모 축하 퍼레이드와,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불꽃의 향연으로 떠들썩해야 한다. 그러나 올해 홍콩인은 유례없이 조용한 설을 보낼 예정이다.

홍콩 사람들은 2021년 새해를 어떤 모습으로 맞이할까? 홍콩 현지의 풍수마스터, 투어 가이드, 슈퍼팬과 함께 떠나는 홍콩의 설 축제(CNY, Chinese New Year) 현장!

홍콩에서는 설을 맞아 붉은색으로 집안을 장식한다. 풍수 상 붉은색은 귀신을 쫓고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다.
홍콩에서는 설을 맞아 붉은색으로 집안을 장식한다. 풍수 상 붉은색은 귀신을 쫓고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속설이 있다.

홍콩인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풍수’가 될 것이다. 광동어로 ‘fung shui’로 발음하는 풍수는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문화인데다 발음마저 비슷하다. 말하자면 풍수(風水)는 ‘바람을 막고, 물을 얻는다’는 뜻으로 좋은 기운을 얻기 위해 공간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이다.

랜선 여행의 첫 번째 목적지는 센트럴에 위치한 만모 사원(Man Mo Temple). 1847년에 지어진 만모 사원은 문학의 신과 전쟁의 신을 모시는 도교사원이다. 홍콩 센트럴의 화려한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고 있어 존재만으로 한 줌 휴식이 되는 곳. 아름다운 외양과 내부를 가득 메운 향불은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평안해진다.

새해가 되면 홍콩인은 특별한 복을 빌기 위해 만모사원을 찾는다. 만모사원에는 소장되어 있는 황금펜은 학생들에게는 좋은 성적을, 작가들에게는 글쓰기 능력을 선물한다고 전해진다.

웡타이신 사원은 막대기를 뽑아 한 해의 운세를 점치는 카우침 점술로 유명하다.
웡타이신 사원은 막대기를 뽑아 한 해의 운세를 점치는 카우침 점술로 유명하다.

구룡반도 안쪽에 자리 잡은 웡타이신 사원(Wong Tai Sin Temple)은 홍콩의 허준으로 불리는 웡타이신 스님을 모신 곳이다. 의술의 신을 모신 사원인 만큼 병 치료를 위해 많은 사람이 찾고 있으며, 그 밖에도 다양한 걱정근심을 덜기 위한 참배객으로 늘 붐비는 곳이다.

섣달그믐이면 웡타이신 사원에는 특히 많은 인파가 몰린다. 새해 첫날, 다른 사람보다 먼저 향불을 피우면 그만큼 많은 행운이 찾아온다는 믿음 때문이다. 원타이신 사원은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데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심리로 인해 어느 해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웡타이신 사원은 병 치료로 유명한 곳인 만큼 사랑앓이로 고통 받는 이들이 많이 방문한다. 사랑을 이루려면 단순하게 절하고, 향을 피우는 것 갖고는 부족하다. 참배객들은 신에게 제물을 바친 후 자신의 손가락에 빨간 끈을 묶는데 그런 뒤 관심 있는 성별의 조각상 옆에 같은 끈을 묶어, 둘을 이어줄 것을 간절하게 빈다.

올해는 발렌타인데이가 새해 세 번째 날에 들어 있어 어느 해보다 많은 홍콩의 선남선녀들이 이곳을 찾을 전망이다. 그밖에 웡타이신 사원은 막대기를 뽑아 한 해의 운세를 점치는 카우침(kau chim)이라는 점술로도 유명하다.

어퍼 라스카 로우에는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풍수 아이템이 가득하다.
어퍼 라스카 로우에는 좋은 기운을 불러들이는 풍수 아이템이 가득하다.

어퍼 라스카 로우(Upper Lascar Row)의 다른 이름은 캣 스트리트다. 한국의 인사동 같은 곳으로 골동품 매장이 끝도 없이 도열해 있을 뿐만 아니라 서예, 미술품, 빈티지 가구들과 같은 전통 아이템과 만날 수 있다.

이번 투어에서 풍수 마스터 티에리 차우 씨(Thierry Chow)는 직접 ‘어퍼 라스카 로우’를 돌며, 집안에 들이면 복이 되는 다양한 풍수 장식들을 소개했다. 차우 씨는 놋그릇, 시계, 구슬과 같은 둥근 금속을 집 북쪽에 놓으면 병을 막을 수 있고, 청동색 말을 집 남동쪽 구석에 놓으면 여행의 기회가 늘어난다고 조언했다.

직장 운이 필요하다면 집의 동쪽에 녹색 식물을 두고, 부자가 되고 싶다면 서쪽에 따듯한 기운을 전달하는 노란색 램프를 설치하고, 연애 운을 틔고 싶다고 꽃무늬가 있는 옷을 입으면 좋다고.

풍수를 막연한 미신으로 폄하할 게 아닌 것은, 보기 편하고 아름다운 공간 구성이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풍수와 관련해 홍콩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이 집안에 복을 불러들인다고 생각한다.
풍수와 관련해 홍콩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이 집안에 복을 불러들인다고 생각한다.

설은 홍콩 꽃시장이 가장 활기를 띠는 시간이다. 풍수와 관련해 홍콩 사람들은 아름다운 꽃이 집안에 복을 불러들인다고 생각한다. 티에리 차우 씨는 몽콕에 자리 잡은 꽃 시장을 찾아 식물과 복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시장을 메운 많은 꽃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귤나무. 홍콩에서 오렌지색은 재물과 풍요를 상징하기에 홍콩인들은 귤나무로써 새해 첫날 집안을 장식한다. 그중에서도 잎이 달려있는 귤 장식을 선호한다고.

젖소의 젖통을 닮은 주황색 니플 후르츠(Nipple fruit) 역시 재물을 상징하여 홍콩 사람들이 집안에 많이 장식하는 꽃이다. 그밖에 분홍빛 사랑을 축원하는 ‘복숭아 꽃’과 사회적 성공을 상징하는 흰색 ‘수선화’ 등이 꽃시장에서 선호되는 화초이다.

이우펑 상점에서 판매하는 ‘새해맞이 디저트박스’는 설 한정판 상품으로 여섯 가지 디저트를 골라 담을 수 있다.
이우펑 상점에서 판매하는 ‘새해맞이 디저트박스’는 설 한정판 상품으로 여섯 가지 디저트를 골라 담을 수 있다.

이우펑 상점(Yiu Fung Store)은 홍콩을 대표하는 로컬 디저트 가게이다. 이번 코너는 홍콩 수퍼팬(홍콩현지인을 통해 홍콩을 홍보하는 2021프로그램)이자 올드타운센트럴에 8년째 거주 중인 김윤선 작가와 함께하는 시간으로 꾸몄다.

이우펑 상점에서 판매하는 ‘새해맞이 디저트박스’는 설 한정판 상품으로 여섯 가지 디저트를 골라 담을 수 있는데 김윤선 작가는 “춘절 사탕 구매나 디저트 트레이 채우기 같은 풍습이 홍콩에서의 설을 즐거움으로 가득 차게 해준다”고 전했다.

이우펑 상점 측은 디저트마다 상징성이 있으므로 알고 먹으면 좋다고 조언했다. 설탕에 절인 연근은 풍요를, 말린 코코넛은 나눔을, 말린 수박씨는 다산을, 설탕에 절인 겨울멜론은 성장과 건강을 상징한다고. 간식 하나를 담아도 식품에 담긴 상징과 풍수를 생각해 새해를 축복하는 홍콩인이다.

홍콩 수퍼팬으로 올드타운센트럴에 8년째 거주 중인 김윤선 작가
홍콩 수퍼팬으로 올드타운센트럴에 8년째 거주 중인 김윤선 작가

지난해부터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랜선 투어를 준비해오고 있는 홍콩관광청은 ‘홍콩 설 축제’(CNY) 투어에 즈음해 현지 가이드의 길거리 인터뷰, 스튜디오 진행, 마스터 초빙, 자료 영상, 실시간 퀴즈 등을 맛깔나게 곁들이며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랜선 투어는 코로나 시대, 미디어 팸투어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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