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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직업人] 물의 한 끗 차이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워터소믈리에

[이색직업人] 물의 한 끗 차이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워터소믈리에

  • 기자명 남유진 기자
  • 입력 2021.02.22 12:01
  • 수정 2021.02.2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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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종류와 특징, 이론적 지식을 전달하는 ‘물 전문가’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 배형근 대표/제공=배형근 대표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 배형근 대표/제공=배형근 대표

[뉴스더원=남유진 기자]  워터소믈리에는 와인 잔 안에 와인이 아닌 물을 채우고 물맛을 평가한다. 흔히 물맛을 밍밍하고 무(無)맛이라고 생각했던 대중들은 워터소믈리에의 미각적 섬세함에 깜짝 놀라고 만다. 한국의 식수산업시장은 놀랍도록 급성장했지만 정작 전문성은 부족해 수동적인 수요에 그쳐 있었다. 현재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 배형근 대표는 좋은 품질의 물을 분별하고 대중의 소비를 유도할 수 있게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으로 한국워터산업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 워터소믈리에를 접하게 된 계기는 언제였나. 
와인을 공부하며 유럽을 여행하던 중 물이 와인과 같이 다양하고 또 주문해 마시는 사람들을 보고 관심이 갔다. 우리나라 역시 여러 수준의 향상으로 곧 물에 대해 관심 갖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 

‘워터소믈리에’에 대해 모르는 분들이 많은데 해당 직업에 관한 소개 부탁드린다. 
와인소믈리에는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공부하고 경험해 와인이 필요한 사람에게 소개하거나 추천해주는 사람이다. 다른 술보다 와인의 종류와 특징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워터소믈리에도 국내에만 수백 가지에 이르는 물들의 특징을 소개하는 일로 정수기 회사나 생수 제조업체에 물맛에 대한 자문을 하기도 한다. 

한국에 워터소믈리에 자격증이 있다는 걸 알고 놀랐는데 이 자격증은 어떤 공부를 해야 하나.
워터소믈리에 자격은 처음 유럽에서 시작됐으며 미국과 일본에서도 많은 인기가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국가 자격은 아니지만, 지금은 폐지된 수자원공사를 비롯해 여러 협회에서 워터소믈리에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한국워터소믈리에협회는 먹는샘물 관할 부서인 환경부에 공식등록된 유일한 협회의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워터소믈리에가 되기 위해선 우선 물에 대한 관심을 갖고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물을 경험하고 미각에 대한 훈련을 통해 물맛을 구분하는 능력을 기르게 된다. 

워터소믈리에 교육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나.
워터소믈리에는 단순한 서비스 업무 담당자가 아니라 물에 대한 전문가다. 워터소믈리에 교육은 많은 경험과 정보,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양성하는 교육과정이므로 물 종류와 그 특징에 대한 이론적 지식 전달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관련 학습을 필수적으로 거친다. 이를테면 ▲물 개론에선 물의 역사와 분류, water and terroir, 특성 ▲물과 건강에선 인체와 물, 미네랄과 건강 ▲워터소믈리에론에선 직업적 특성 및 직무, 서비스 개론 ▲워터테이스팅에선 이론과 실습 병행, 기본 감각 분석 학습, 미네랄 감각훈련 ▲생수시장 경제에선 생수시장 현황 및 유통, 마케팅, 통계분석 예측 등을 체계적으로 배운다. 

한국의 생수시장 현황에 대해 궁금하다. 
우리가 흔히 ‘생수’라고 부르는 물은 자연 상태의 물을, 첨가물을 넣지 않고 물리적 처리 과정을 통해 마시는 용도로 제조해 판매하는 물이다. 이는 해외에서 ‘bottle water’로 불리며, 한국에서는 법적으로 ‘먹는샘물’이라는 용어로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생수시장 규모는 약 1조 2974억 원에 달하며 매년 10% 이상 고속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생수시장의 초기 성장이 인식 변화와 수요 증대였다면 현시점에 해당하는 2차 성장은 생수배송 시장의 성장이다. 3차 성장은 프리미엄 생수시장의 확대와 생수 용기와 환경문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 변화 단계가 될 것이다. 이런 긍정적 변화와 성장의 일익을 담당하는 것이 바로 본 협회의 임무이기도 하다.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 물맛은 어떤가. 또 우리나라 물 산업이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을지 궁금하다.
우리나라는 대부분 화강암 지대로 물에 함유된 미네랄이 석회암이 많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적다. 즉 부드러운 연수다. 국내 생수도 이미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다만 해외 유명 생수들과 경쟁하기 위해선 수원지를 통일하고 수원지 자체를 브랜드화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림프종 말기로 건강이 악화하고 ‘인간의 신체 70%는 물’이라는 생각에 물 관련 공부에 집중했다고 들었다. 물로 인해 건강이 많이 좋아졌나. 
건강하게 물 마시는 습관으로 실제 잔병도 거의 없고 여러 가지 신체 수치가 좋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람들이 물에 관해 몰랐던 진실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물은 이제 흔한 자원이 아니고 석유와 같이 고갈돼 가는 자원이다. 소중히 생각하지 않고 낭비하거나 오염시키게 되면 지금과 같이 깨끗한 물을 얻기 어려운 시대가 더 빨리 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일을 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 
2016년부터 대학교에서도 워터소믈리에 수업을 하고 있다. 평소에 물도 잘 마시지 않는 학생들이 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고 물 마시는 습관이 변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물맛은 물맛’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모든 요리와 음료는 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작용한다. 특히 커피, 차는 물론 맥주나 소주와 같은 알코올 음료도 물이 90% 넘게 차지하고 있다. 물맛이 거기서 거기라면 모든 음료의 맛도 다 비슷비슷했을 것이다. 

2021년 계획하고 있는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가.
사람들에게 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조금이라도 심어줘 수자원의 소중함과 건강하게 물 마시는 습관의 중요성을 알려 환경보전과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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