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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필립 콜버트와 신나는 파티를 시작하자

여기서 필립 콜버트와 신나는 파티를 시작하자

  • 기자명 남유진 기자
  • 입력 2021.04.06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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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 군단/사진=신민호 기자
랍스터 군단/사진=신민호 기자

[뉴스더원=남유진 기자] "내가 랍스터가 될 때, 나는 아티스트가 된다." - 필립 콜버트(Philip Colbert)

 이 무슨 해괴망측한 소리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랍스터와 아티스트 사이엔 어떤 연관성도 있어 보이지 않았다. 예술가들은 늘 이렇게 수수께끼 같은 말들로 대중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곤 한다. 그리고 기자는 호기심에 이끌려 전시장 문을 두드린다. 

'필립 콜버트'는 차세대 '앤디 워홀'이라고 불릴 만큼 화려한 색감과 톡톡 튀는 개성 강한 작품들을 내놓곤 한다. 글로벌 미술시장의 예술계 주역들이 주목하고 있는 그는 따르는 명성과는 달리 머리에 소변기를 쓰고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가 쓰고 있는 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변기, 마르셀 뒤샹의 '샘'을 차용한 것이다. 뒤샹은 화장실에 있는 변기가 미술관에 전시되면 관람객은 그 변기의 곡선마저도 아름답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했다 한다. 기자도 그를 따라 '사무실에서 변기를 쓰고 있으면 그건 예술일까, 민폐일까?' 하고 잠시 생각해봤다. 

필립 콜버트의 ‘BOAR HUNT’/사진=신민호 기자
필립 콜버트의 ‘BOAR HUNT’/사진=신민호 기자

이렇듯 필립 콜버트는 팝 아티스트로서 그만의 독창적인 언어로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패션 등 폭넓은 장르의 대중예술을 창작한다. 또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함께 다양한 아트 콜라보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의 그림에는 앤디 워홀,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등의 세계적인 화가들부터 나이키, 코카콜라, 비트코인까지 다양한 브랜드와 상징이 넘쳐난다. 

랍스터는 필립 콜버트의 예술적 자아이자 그의 창작 세계 속의 주인공이다. 이는 살바도르 달리의 '가재 전화기'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모든 예술품의 중심에는 가재가 자리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만 볼 수 있는 랍스터가 여기선 예술이 된다. 

그의 그림에는 넓은 공간을 평면으로 압축한 것처럼 수많은 오브젝트가 한 화폭에 등장한다. 감자튀김부터 이모지, 헬기, 선인장, 컴퓨터, 교통표지판, 컴퓨터 에러창까지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개체들로 이뤄져 있으니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필립 콜버트의 ‘Welcome to Lobster Land’/사진=신민호 기자
필립 콜버트의 ‘Welcome to Lobster Land’/사진=신민호 기자

기자가 내린 결론은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었다. 일단 해석하기 전에 그의 그림들이 너무 예쁘다. 기자의 키를 훌쩍 넘는 캔버스 앞에 서 있다 보면 기자도 그림 속 세계로 들어간 것만 같다. 현실로 돌아오고 싶으면 그저 뒤만 돌면 된다. 

그의 예술품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재치가 있다. 그 앞에서 엄숙하고 근엄하게 그의 예술관을 분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여기에서 필립 콜버트와 신나는 파티를 시작하자. 왜? 그냥 재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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