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리뷰] 온라인 시대의 미술, '무한한 맥락'을 찾아보자

[리뷰] 온라인 시대의 미술, '무한한 맥락'을 찾아보자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입력 2021.11.10 15:06
  • 수정 2022.10.26 11:3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립현대미술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

더 덕 어몽 어스, #오늘은너를먹고싶어 팬 사인회 무대 전경.(사진=김윤재)
더 덕 어몽 어스, #오늘은너를먹고싶어 팬 사인회 무대 전경.(사진=김윤재)

[뉴스더원=임동현 기자]  온라인 시대의 미술, MZ세대가 추구하는 미술은 무엇일까? MZ세대가 미술을 통해 현실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까? 그리고 미래의 미술은 어떻게 진화될까?

이를 살펴보는 전시가 지금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리고 있다. 신개념 공모사업 결과전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1>이 그것이다.

이 전시에는 올해 공모에 참여한 80여개 팀 중에서 최종 선발된 '새로운 질서 그 후...'와 '더 덕 어몽 어스', 이 두 팀의 작품이 선보인다.

'새로운 질서 그 후...'는 '#국립대체미술관', '#올해의웹사이트상' 등 대안적 웹사이트를 통해 초창기 인터넷이 가지고 있던 '유토피아적 측면'이 유효한지를 질문한다.

이 중 '#국립대체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이미지를 텍스트로 변환한 것을 개방형 수장고 내 작품처럼 전시한 것이다.

새로운 질서 그 후..., #국립대체미술관 설치 전경. (사진=김윤재)
새로운 질서 그 후..., #국립대체미술관 설치 전경. (사진=김윤재)

텍스트 변환은 바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소장품 설명글이다. 온라인의 시대가 왔고 배리어프리가 이전보다 활성화됐다고는 하지만 시각장애인이 온전하게 미술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누구나 미술 작품에 접근하기 위해 미술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작품을 통해 '새로운 질서 그 후...'가 던진 질문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보지 못하는 이들이 존재하는 현실. 우리의 미술관은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작품은 '수장고 속 텍스트'를 통해 냉정하게 물어본다. 

또 '#올해의웹사이트상'은 국립현대미술관의 시상제도인 '올해의 작가상'을 차용해 공모 웹사이트를 통해 '주목할 만한 웹사이트'를 정하는 스타일의 작품이다.

수많은 웹사이트들로 둘러싸인 세상, 그 세상에서 웹사이트가 어떤 역할을 하고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의미가 있다.

'더 덕 어몽 어스'는 인간의 욕망을 '오리'를 통해 표현한다. '희로애락을 잘 표현하는 소재'라고 하지만 사실 작가들도 왜 '오리'를 택했는지는 명확한 답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사자나 소, 돼지 등으로 하면 뭔가 안 어울리는 것 같다'라고 말할 뿐이다.

모호하다고? 하지만 작품을 보게 되면 이 모호한 말이 '현답'임을 알게 된다. 정말 '오리'가 아니면 '뭔가 안 어울린다'. 

더 덕 어몽 어스, #에고에코-에코에코 설치 전경. (사진=김윤재)
더 덕 어몽 어스, #에고에코-에코에코 설치 전경. (사진=김윤재)

먹방, 식탐과 일상적인 신체의 만남을 표현한 뮤직비디오와 퍼포먼스, 오리 모빌로 구성된 '#후즈더덕어몽어스?'가 인간의 욕망을 표현했다면 집오리, 닭, 청둥오리, 백조라는 꽃미남 4인방과 천재 해커 소녀가 주인공인 웹소설 '#오늘은너를먹고싶어'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계급사회를 상상한다. 전시장에서 실제로 작가가 팬사인회를 열고 오리 퍼포먼스를 하는 파격적인 모습도 전시에서 선보인다.

'해시태그(#)'는 SNS에서 널리 쓰이는 검색용 기호이자 특정 단어에 한정된 연결고리로, 이를 통해 연결된 무수히 많은 게시물처럼 예측 불가능하고 무한한 맥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상징한다고 한다.

이번 전시가 전하는 '무한한 맥락'이 온라인 세계의 미술에서 어떤 메시지로 우리에게 다가올지를 생각해보며 전시를 본다면 분명 무엇인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전시는 오는 2022년 2월 6일까지 열린다.

저작권자 © 뉴스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