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대선후보를 만나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국민이 주인공인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대선후보를 만나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국민이 주인공인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 기자명 채승혁 기자
  • 입력 2021.11.26 09:54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진국 됐으나 우리 삶은…국민이 주인공 되려면 '기본소득' 필요"
"이재명표 기본소득은 '소극적' 김종인은 인식 깨어있으나 '짝퉁'"
단일화-가치동맹 두고 "기본소득 대한민국을 위한 소통과 협력은 대환영"

[뉴스더원=채승혁 기자]  기본소득이 점차 차기 대통령선거의 핵심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여당의 이재명 후보가 국토보유세를 거두어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고, 며칠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선대위의 총사령관이 유력했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익히 유명한 '기본소득론자'중 한 명이다. 궤를 다소 달리하지만 국민의힘 경선 후보였던 유승민 전 의원도 공정소득을 공약하기도 했다.

기본소득당은 태생부터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주창해온 '원 아젠다(One Agenda) 정당'이다. 기본소득당의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인 오준호 후보는 2023년 월 40만 원의 기본소득을 시작으로 임기 말인 2026년에는 월 65만 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다.

뉴스더원은 25일 국회에서 오 후보를 직접 만나 대중의 시선 속 기본소득에 대한 오해를 풀고, 구체적인 기본소득의 비전에 대해서 들어보았다. 이하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선 예비후보와의 인터뷰 일문일답.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동환 기자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동환 기자

- 대선 출마 계기가 궁금합니다. 기본소득당이 어필하는 피선거권 연령 제한과 후보님의 출마도 관련이 있나요?

맞습니다. 사실 저희 당이 만들어지는데 용혜인 의원이나 신지혜 대표가 되게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보니 (두 분이) 대선 국면에서도 기본소득당의 아젠다를 알리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피선거권 자격에 걸려있는 상태입니다.

그렇다 보니 내부에선 '둘을 대신해 누가 기본소득당의 목소리를 알릴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저는 지난 10년 동안 기본소득 활동을 해오며 국내 베스트셀러에 들어가는 기본소득 책을 저술했고,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에서도 중직을 도맡으며 이론이나 실천, 그리고 입법·정책 전반적으로 기본 소득 전문가라고 자부할만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덕분에 이번 선거에서 기본소득당을 대표해 '기본소득 대한민국'의 전망을 밝히는 역할을 누가 하겠느냐는 질문에 저한테 많은 요청이 있었고, 고심 끝에 출마하게 됐습니다.

- 기본소득 금액을 월 40만 원으로 시작해 임기 내 65만 원을 맞추겠다고 공약하셨는데, '65'로 정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기본소득은 삶의 기본선을 지켜줘야 한다. 그래서 기본 소득은 기초생활 보장제도의 생계 급여보다는 높아야 한다'가 기본소득당의 원칙입니다. 기본소득당을 창당할 때는 기본소득 금액을 60만 원으로 지정한 바 있는데, 이는 생계 급여가 작년까지는 50만 원 정도였다 보니 생계 급여 이상 돼야 한다는 기준에 맞췄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후 추정을 해보니 기준이 되는 중위소득이 점점 늘어나면서 2026년에는 약 62~63만 원쯤 되더라고요. 그에 맞춰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 (기본소득 금액을) 월 65만 원으로 최종 결정을 했습니다.

- 기본 소득의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법이 궁금합니다. 

사실 '하늘에서 돈 가져오느냐' 이렇게 물으시기도 하는데, 하늘에서 가져오는 게 아니라 땅에 있는 재원들을 다시 모아서 재분배하는 것이 핵심이거든요. 기본소득당은 부의 재분배를 활용, 기본소득을 위한 충분한 재원 마련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입니다.

대표적인 게 '기본소득 목적세'입니다. 목적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기본소득 취지는 '힘든 사람에게 지원해 주자'를 넘어 '사회가 공동으로 가지고 있는 부에서 창출되는 것은 모두의 몫이니 일부를 돌려줘야 한다'라는 것이거든요. 예를 들자면 경제 활동의 바탕이 되는 인류의 지식도 하나의 '공유부(共有富/Common Wealth)'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공유부에 해당하는 토지나 생태 환경 등에도 과세 체계를 만들어 각각 기본소득 시민세·기본소득 토지세·기본소득 탄소세를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기존 소득 세제상 비과세 감면제도들을 축소하거나 폐지해서 추가 재원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그와 성격이 유사한 기존 복지 제도들은 기본 소득에 통합이 가능하니, 관련 복지 지출을 조정한 금액도 기본소득 재원으로 포함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확보할 수 있는 재원이 2026년을 기준으로 하면 시민세가 약 190조, 토지세가 50조, 그리고 탄소세가 약 60조 정도가 됩니다. 기존 소득 세제상의 비과세 감면 제도를 정비하면 그 금액이 한 70조 가까이 되고요. 그 기간에 점차 기존의 복지들을 조정할 때 생겨나는 비용이 한 17조~18조쯤 됩니다. 이러한 비용을 통합해서 최종적으로 '65만 원 모델'을 제시를 했습니다.

- 추가적인 과세로 시장 물가가 오를 것이라는 시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물가라는 것은 사실 경기가 선순환하면 오를 수밖에 없고, 오히려 물가가 비정상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기본소득도 화폐를 막 찍어내서 하자는 게 아니라 사회에 존재하는 부를 모아서 재분배하는 기획이고요.

그런 점에서 물가 상승에 미치는 영향은 충분히 컨트롤이 가능하고, 세율들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계획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가는 일련의 수요-공급이 잘 맞지 않을 때 발생하는 것인데 기본소득이 지급되면서 사회가 긍정적 의미에서 필요한 소비들이 선순환되면, 그에 맞춰서 공급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이처럼 물가의 자연적인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동환 기자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동환 기자

- '국민의 65%는 기본소득에 반대한다'라는 여론조사가 최근에 나오듯이 여전히 대중적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다분한 것 같은데요. 

사실 여론조사에서 기본 소득에 반대하는 근거들이 있지 않습니까? 증세라든가, 효과가 없을 거라든가, 사람들이 놀고먹을 거라든가. 이런 반대 근거들은 항상 나오긴 했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어떤 시기에서는 기본 소득을 지지하는 여론이 과반 이상 나오기도 했었죠.

대표적으로 지난 코로나 팬데믹 초기에 보편적인 재난 지원금을 지급했잖아요. 물론 재난지원금은 또 기본소득과 좀 다르지만, 그때 여론조사에서는 '앞으로 기본소득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여론이 또 상당히 높았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제 여론의 반응은 기본소득과 관련된 정치권의 논의에 달렸다고 봅니다. 기본소득에 대해서 사람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는데 정치권에서는, 특히나 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그렇고 다들 기본소득을 말씀은 하시지만 처음 이야기했던 취지보다는 점점 후퇴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기본소득을 연 100만 원까지는 주겠다고 하지만 이를 월로 따지면  7~8만 원 수준입니다. 사람들은 기본소득의 취지가 보다 이상적일 줄 알았는데 지금 말하는 걸 보니 내 삶에 큰 도움이 안 될 것 같고, 그런데 또 재정은 들어가니 가성비가 너무 떨어지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수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우려를 해소하는 건 '충분한 기본소득의 가능성을 어떻게 보여주느냐'입니다. 저는 충분한 기본 소득이 가능하다는 것을 아주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보여드릴 겁니다. 더 나아가서 기본 소득이 단지 현금을 좀 보조해 주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불평등이나 기후 위기 극복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반드시 있어야 하는 수단이자 방법이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거고요. 그렇게 하는 과정에서 기본 소득에 대한 (대중의) 기대 역시 달라질 거로 생각합니다.

- 노동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 일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되게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오히려 다르게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스스로 일을 해서 자신의 생계를 꾸려가는 것은 매우 숭고한 일이고 자아를 실현하는 일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지금 우리가 하는 수많은 노동이 과연 그렇게 숭고한 일들일까요. 먹고 살기 위해서 하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마치 도살장 속에 끌려가듯이 하는 일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기본소득이 존재한다면 마침내 노동의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수 있다고 봅니다. 기본소득 덕에 인간의 생계는 오로지 일자리, 노동에만 의지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오히려 노동과 소득의 연결고리를 약하게 만들면 일자리나 노동은 그때야 자발적인 선택이 될 수 있겠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고, 혹은 여유를 갖고 좀 부당한 일보다는 내가 더 마음에 드는 일을 하기 위해 자기를 개발해서 진로를 탐색할 수도 있을 겁니다. 이것이 진정한 '노동의 가치를 더 높여주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출마 선언하실 때 '기업 지분을 공공이 확보하겠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기업의 영향력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현시점에서 어떤 방식으로 대규모 공공투자를 하시겠다는 말씀이신가요?

기본소득은 국가를 단지 '그냥 돈 잘 나눠주는 공동체'로 바라보는 게 아니라 '한 사회를 전환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바라보며 준비하는 정책입니다. 그동안 공공이 투자한 초기 기술을 가지고 기업들이 여러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서 영리적인 것으로 발전 시켜 왔거든요. 인터넷 초기 모델을 만든 미국 국방부나 월드와이드웹(www)을 만든 유럽 입자 물리연구소 연구원 출신의 팀 버너스리의 케이스가 익히 유명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기간이 걸리는 기술들에는 장기적인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이익을 노리는 기업보다는 오히려 국가가 그 역할을 해야 합니다.

각국의 정부들이 많은 투자 개발을 해왔으나, 국가가 세금으로 기업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고 기업을 보조한 덕에 기업이 성공해도 투자금액이 국민 경제의 선순환으로 돌아오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기업과 민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기업과 가계의 격차도 벌어지고, 고소득자와 그 이하 소득자의 격차가 벌어지고, 양극화가 더 커지는 방향으로 갔다는 것이죠. 

세금이라는 것도 개개인의 모든 국민이 모은 공유부인데, 그 결과로서의 결실이 잘 분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국가의 R&D(연구개발) 지원이라든가, 기업 보조금 같은 것을 단지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지분을 획득할 계획입니다. 그 지분에서 나오는 이득을 국가가 모아서 국민들에게 기본소득의 재원 일부로 배당을 하자, 이렇게 선순환 구조를 만들자는 거죠.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그리고 기본소득당과 오준호 후보의 기본소득은 어떤 차이가 있나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기본소득 '그 자체의 목표'가 어떻게 다른가. 두 번째는 '기본소득을 통해서 사회를 어떻게 전환하려고 하느냐' 입니다. 기본소득 자체는 하나의 단순한 아이디어입니다. 그래서 그 단순한 아이디어만 놓고 보면 정의가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일단 이재명 후보께서는 기본소득을 이재명판 소득주도 성장에서 필요한 '생활 보조금'이나 소비 진작 대책, 지역 경제 활성화 대책 정도로 보고 계시면서 기본 소득을 '어느 정도까지 지급할 건가'에 대해선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려면 최저 생계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충분한 기본 소득을 제시해야 하고, 그에 따른 재원 계획도 과감히 제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첫 번째에 해당하는 기본소득의 '목표' 입니다.

두 번째는 기본 소득을 가지고 어떤 사회를 만들 거냐, 이겁니다. 그런데 (기본소득이) 단지 지역 화폐로서 '골목 상권 살려주자' 정도였으면 제가 굳이 이재명 후보가 있는 대선 국면에서 출마를 안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의 과감한 재분배, 사각지대 없는 복지 체계의 업그레이드, 탄소세를 통한 기후 위기에 대응, 토지세를 이용한 부동산 토지 이익 공유 사회 달성. 이 모든 것을 기본 소득을 통해 이룰 수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일련의 당면 문제들과 기본소득을 별개로 놓고 '기본소득이 있으면 청년들에게 보다 도와줄 수 있지 않으냐' 정도로 말씀하고 계시는데, 그렇게 해서는 기본소득의 어떤 생명력을 살릴 수 없습니다.

기본소득당 오준호 대통령선거 예비후보. ⓒ최동환 기자

김종인 씨는 기본소득과 관련해 매우 인식이 깨어 있는 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이 한국에서 알려지던 5~6년 전부터 학술 대회에 참가해 축사하시기도 했고, 미래통합당의 정당 정책을 만들면서 또 기본 소득을 넣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김종인식) 기본 소득은 기본소득의 원래 취지하고는 좀 다릅니다. 원래 기본소득은 보편적으로 모두에게 주는 건데, 김종인 씨가 얘기하는 것은 소득 일정 기준 아래에 있는 사람들에게 두텁게 보장하자는 것이니 기본소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짝퉁'이라고도 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개념 논쟁이 중요한 건 아닙니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가 해결돼야 하는 것이죠. 김종인 씨가 윤석열 선대위에서 역할을 해서 이번 선거를 소득 정책, 소득 보장 정책의 경쟁으로 만들겠다면 대환영입니다. 그래서 오준호 기본 소득이냐, 이재명 기본 소득이냐, 아니면 김종인-국민의힘의 소득 보장 정책이냐를 놓고 국민 여러분 앞에서 치열하게 논쟁해보고 싶습니다.

- 그렇다면 이재명 후보나 김종인 위원장이 합류한 윤석열 후보가 오준호 후보와 비슷한 소득 보장 정책을 제안할시, 단일화나 가치 동맹까지 염두하고 계신가요.

이제 막 목소리를 가지고 몸을 일으켜 세우고 있는 단계이기에 (단일화나 가치동맹을) 고려하고 있진 않습니다. 그러나 차후에 '기본소득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기본소득 진영들 사이에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면, 그때 가서 고민해 보겠습니다.

'제3지대를 만들자'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제3지대가 사실 거대 양당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 진부함에 대한 반사 이익으로 '제3지대를 잘 꾸려보자'는 것 아닙니까. 그러나 저는 양당에 대한 비토로서의 제3지대가 아니라, 이 선거를 통해서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갈 것인가'에 대한 아젠다를 중심으로 연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 선거로 제가 청와대에 가면 좋겠지만 꼭 그렇지 않더라도 '기본소득 복지 국가를 꼭 만들어야 하겠구나'라는 국민적인 공론을 만들 수만 있다면은 다른 세력들과도 소통하고 협력하겠습니다.

- 기본 소득 외에도 대선 후보로서 다루는 현안들이 있다면.

기본소득과 기본소득 철학의 확장을 위한 정책들을 고민하고 준비하고 있는데요. 기본 소득의 핵심 철학은 '지구와 공동체의 소중한 자원들은 우리 모두가 공유한다'입니다. 여기서 출발한다면 공유하고 있는 자원, 예를 들자면 지구나 공동체의 생태 환경을 지켜내야 한다는 철학으로 이어질 수 있지요. 기후 위기 대응, 생태 친화적인 사회에 (기본소득당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이유입니다. 마찬가지로 탄소세 공약도 기본 소득의 재원 대책이기도 하지만, 탄소세가 있어야 탄소 배출을 규제하며 탄소 배출량을 감축시키고 우리 사회를 친환경 사회로 만들어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기본 소득의 또 다른 철학 중의 하나가 '개인 삶의 존엄성 보장'입니다. 그것의 연장으로 개인의 삶을 응원하고 권리를 보호할 수 있는 정책들을 고민할 텐데, 그중에 하나가 '생활 동반자 제도'입니다. 생활 동반자 제도는 최근 많이 늘어나는 비혼 동거나 동성 동거 같은 비정형적인 가구들에도 똑같은 권리들이 보장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입니다. 

- 기본 소득을 왜 해야 할까요.

제가 출마 선언하면서 '당신이 주인공인 나라'라는 모토를 내걸었습니다. 너무 약하다, 더 세게 해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는데 제가 이 모토를 하고 싶었던 이유는 제 깊은 고민 속에서 비롯됐어요. 국가가 선진국이 되어가면서 국민들은 '국가가 선진국이 되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행복해지겠지', '더 잘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을 해 왔습니다. 늘 주인공은 국가였고 국민들은 관객, 조연이었던 것이죠.

대한민국 선진국이 됐다곤 하는데 왜 우리의 삶은 여전히 불안정하고, 살아가는 미래는 이토록 각박할까요. 이 치열한 경쟁 속에 사회는 갈등으로 조각조각 나있지 않습니까. 이제 국가가 주인공인 시대를 지나 국민이 주인공인 시대를 만들어야만 합니다. 국가의 책임은 국민들을 삶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국민들이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사는 게 아니라, 나란 존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자 시민의 요구라고 생각을 합니다. 

기본소득은 국민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 '가장 중요하고 확실하고 효과적인 정책 수단'입니다. 기본 소득을 통해서 우리 시민이, 국민이, 모두가 삶의 주인공이 되는 사회를 만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에 한번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저작권자 © 뉴스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