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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인디언 할아버지의 늑대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인디언 할아버지의 늑대

  • 기자명 변평섭 논설고문
  • 입력 2021.12.28 00:00
  • 수정 2021.12.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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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변평섭 논설고문] “차이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의 기본사회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최배근 건국대 교수가 그의 SNS에 조동연 씨와 이수정 교수의 인물사진을 나란히 올려놓고 남긴 글이다.

누가 봐도 같은 여성이지만 엄마처럼 나이 많은 이수정 교수와 앳된 조동연 씨와의 외모를 비교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파장을 일으켰다.

이수정 교수는 국민의 힘이 영입한 여성으로 선대위 공동위원장이었고, 조동연 씨는 육군사관학교 출신으로 항공우주 전문가라는 타이틀로 민주당 영입 1호라는 데서 매스컴의 관심을 일으켰다. 

그런데 최배근 교수가 두 여성의 ‘차이는?’하고 SNS에 올린 사진은 안타깝게도 그가 얻고자 했을지도 모를 효과와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조동연 씨가 남편이 아닌 혼외(婚外) 아들을 가진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을 발칵 뒤집어 놓았고, 결국은 조동연 씨는 영입 1호의 명예를 반납하고 자리에서 물러났으며, 최배근 교수 역시 민주당 선대위에서 사퇴했기 때문이다.

정말 비교한다는 게 인간의 눈으로써는 한계가 있다.

인디언의 농장에 늑대 두 마리가 들어와 양 한 마리를 놓고 싸움을 벌였다. 이 광경을 보고 있던 인디언 소년이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어떤 늑대가 착한 늑대이고, 어떤 늑대가 나쁜 늑대인가요?”

인디언 할아버지가 대답했다.

“네가 먹이를 주고 싶은 녀석이 착한 늑대이고 그 반대쪽에 있는 녀석이 나쁜 늑대란다.”

그러니까 누가 더 착하고, 누가 더 나쁜가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 현상을 바라보는 자의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뜻.

요즘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정책이 아닌 가족 문제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재명 후보의 경우 아들의 도박이 상습이냐 아니냐, 성매매 업소를 갔느냐 아니냐가 핵이다. 

뿐만 아니라 아들에게 이재명 후보가 준 5,000만 원의 성격도 야당이 물고 늘어지는 뇌관, 그리고 아버지가 대통령 후보가 된 후에도 도박을 했다는 것도 20-30대의 정서를 자극할 소지가 크다.

윤석열 후보 역시 부인 김건희 씨의 이력 문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건희 씨가 2007년 수원여대에, 그리고 2013년 안양대 강사 지원 당시 이력서에 기재했던 미국 뉴욕대(NYC) 연수 경력이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이에 대해 윤석열 후보는 민주당 측에서 사실관계가 다른 가짜뉴스를 통해 네거티브 선거전을 끌고 간다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서 윤석열 후보가 사과를 했다.

이재명 후보 역시 국민들께 죄송하다며 사과를 해서, 역대 대선판에서 없던 ‘후보들의 사과’ 정국이 돼버린 것이다. 이처럼 후보들의 사과가 계속 이어지면서 이들 후보들에 대한 비호감도도 높아지고 있다. 

넥스트리서치와 SBS가 지난 12월 14일~15일 조사한 것을 보면 이재명 후보 57.3%, 윤석열 후보 61%로 나타났는데 오차범위이긴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높게 나타났다. 그러니까 누구를 찍을지 마음을 정하지 못한 ‘의견유보자’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월 14일~16일 조사된 바에 의하면 ‘의견유보자’가 16%나 되었는데 이는 11월에 비해 14%나 증가한 것이다. 이렇게 아직까지 의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늘어나는 것은 자동차가 도로에서 역주행하는 것과 같다. 위험한 신호다.

그래도 우리는 ‘선택의 시간’을 피할 수 없고 어쩌면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하는 것 아닐까? 즉, 더 좋은 후보가 없으면 덜 나쁜 후보를 골라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인디언 할아버지의 늑대 이야기가 더욱 가슴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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