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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이 문화 픽.업가이드] 멀티플렉스 멀티공연 ‘The 가구’ & 뮤지컬 ‘판다스틱’

[장두이 문화 픽.업가이드] 멀티플렉스 멀티공연 ‘The 가구’ & 뮤지컬 ‘판다스틱’

  • 기자명 장두이 기자
  • 입력 2021.12.29 10:07
  • 수정 2021.12.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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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장두이 기자] 트랜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우리의 일상이 변화를 강요하고 있듯이, 공연계 또한 변화의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공연계 또한 변화의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사진=대학로 ‘해오름예술극장’이 새로운 개념의 멀티플렉스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연 포스터)
공연계 또한 변화의 새로운 옷을 갈아입고 있는 중이다. (사진=대학로 ‘해오름예술극장’이 새로운 개념의 멀티플렉스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공연 포스터)

멀티플렉스...
이 컨셉이 문화예술계에 들어온 건 1970~80년대 미국이다. 영화 한 편만 상영하던 영화관에서 10여 개의 영화를 동시에 볼 수 있게 꾸민, 복합 영화상영관이 등장한 것이다. 마치 거대 쇼핑몰에서 고객들이 다양한 상품을 보고 살 수 있는 것처럼. 한 영화관 안에서 다양한 영화 메뉴(?)를 볼 수 있게 구상한 것이다. 우리도 CGV나 롯데시네마 등으로 멀티복합영화관이 흐름에 따라 들어올 수 밖에.....

이젠 공연장도 작고 크건 ‘멀티 복합공연장’이 대학로에도 여러 군데 생겨나기 시작했다. 뉴욕에 있는 ‘링컨센타’나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 등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표 멀티복합 공연장이다. 연극, 뮤지컬, 발레, 클래식 음악, 오페라, 영화까지 일년 내내 소극장, 중극장, 대극장에서 다양한 맛깔의 공연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링컨센타 내에는 세계 최대의 공연예술 도서관(Performing Arts Library)이 있어, 모든 공연예술의 프로그램에 관한 아카이빙이 방대하게 보관돼있기도 하다. (대학로에 위치한 방통대가 온라인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는 시스템이면, 그 자리에 링컨센터 못지않은 최첨단 거대 멀티 복합 공연장이 대신 들어서면 좋겠단 생각....?)  

엊그제 찾은 대학로 ‘해오름예술극장’은 새로운 개념의 멀티플렉스형 공연을 선보이고 있어 흥미로웠다. 150석의 작은 소극장 안에서 하루에 2~3개의 공연을 번갈아 공연하는 ‘멀티공연’을 하는 것이다.

Q : 한 무대에서 두 세 개의 공연이 릴레이식으로 공연한다고요?

“네. 오늘은 3시에 여자 세 명이 출연하는 ‘The 가구’ 공연이 있고요. 5시엔 웹툰 뮤지컬 ‘판다스틱’ 공연이 있죠.”

Q : 그럼 무대 세트는?

“세트 바꾸는 작업은 20분이면 완벽하게 끝납니다.”

김학선 극작가이며, 연출가는 제작기반이 취약한 우리 공연 현실에 수년 간 고심 끝에 나온 아이디어란다. 레파토리도 어린이 뮤지컬에서 20대~30대를 겨냥한 연극, 웹툰 뮤지컬, 40대~50대를 위한 연극 등, 많지 않은 단원들이 끊임없이 작품을 통해 더불어 연기력도 향상되고, 수익도 괜찮다는 그의 여유로운 답변이었다. 난 이 멀티 공연 현장을 보고 싶었다. 코로나로 많지 않은 관객이었지만 ‘The 가구’와 뮤지컬 ‘판다스틱’ 두 개의 공연은, 마치 영화 두 편을 한꺼번에 보는 것이나 다름없는 흥쾌한 공연 관람이었다.

연극 ‘The 가구’는 가구 만드는 공방에서 세 여자들의 진솔한, 각자의 수다(?)로 진행되는 연극이다. 마치 내 주변 30대~40대 여인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 공연 내내 결혼생활, 육아, 성차별, 시댁과의 관계 등 소상하게 우리의 일상이 무대에서 경연하듯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이 났다.

그리고 이어진 뮤지컬 ‘판다스틱’은 기네스북 최장공연 기록을 갖고 있는, 지금도 뉴욕에서 공연되고 있는 뮤지컬 ‘Fantastiks’ 보다 더 재밌는 웹툰을 소재로 만든 상상력 풍부한 재치 만점의 뮤지컬이었다.

서왕모의 아들 半人半獸 ‘판다’가 인간이 되기 위해 이승과 저승의 중간인 ‘겹세계’에 만물상을 열어, 신기한 아이템으로 인간들의 고민을 상담하는 시종일관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간다.

공연이 끝나고 배우들이 직접 만들었다는 머그잔 하나를 사서 들고, 극장 문을 나서며 연신 웃음기를 잠재울 수 없었던 건, 두 개의 멀티공연에서 받은 ‘멀티기운 에네르기?’ 모처럼 이 힘든 코로나를 잠시 잊을 수 있는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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