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장두이 문화국장 픽.업가이드] 연극 ‘막차 탄 동기동창’ 노인은 살아있다

[장두이 문화국장 픽.업가이드] 연극 ‘막차 탄 동기동창’ 노인은 살아있다

  • 기자명 장두이 기자
  • 입력 2022.01.07 09:35
  • 수정 2022.01.07 09:3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뉴스더원=장두이 기자] 1991년에 무슨 일이?
그때나 이제나 노인들의 삶은 별 차이가 없는 것? 박탈감, 외로움. 불안감, 그리움. 격세지감 등등..... 

'극단 춘추'가 새해 들어 1월 12일~16일까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이근삼 작. 송훈상 연출 '막차 탄 동기동창'을 공연한다.(사진=공연포스터)
'극단 춘추'가 새해 들어 1월 12일~16일까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이근삼 작. 송훈상 연출 '막차 탄 동기동창'을 공연한다.(사진=공연포스터)

1979년에 창단되어 지금까지 118편의 연극을 올린 <극단 춘추>가 새해 들어 1월 12일~16일까지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이근삼 작. 송훈상 연출 <막차 탄 동기동창>을 공연한다. 이 작품은 ‘극단 춘추’를 창단하고 대표를 역임하면서 수많은 작품을 연출한 故문고헌 연출가를 추모하는 공연으로 마련된다. 문연출은 지난 2020년 12월 코로나로 안타깝게 미국에서 세상을 떠났다.

한 극단이 43년간 지속적으로 공연을 해 오고 있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 연극계는 물론 공연계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사례 중의 하나. 창단 당시 문고헌 연출자를 위시해 故김길호, 이승옥, 최응찬, 홍순창, 김기일씨 등이 합류하여 작품 ‘아마데우스’, ‘춘희’,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맨발의 이사도라’, ‘장씨 일가’, ‘토스카 인 서울’, ‘고등어’, ‘서교수의 양심’ 등 기라성 같은 명작들을 공연해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최우수상 등을 받으며 관객들에게 감명을 주어왔다.     

‘막차 탄 동기동창’은 1991년 극작가 이근삼이 거의 말기에 쓴 작품으로 사회와 가정에서조차 서서히 밀려나는 노인들 이야기로, 30년 전에 쓰여진 작품이지만 지금 세태에도 전혀 녹슬지 않은 주제를 던져주고 있다. 본래 원제는 ‘원수를 막차에서 만나다’. 그러나 문고헌 연출자와 당시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배우 오현경씨가 제목을 현재의 ‘막차 탄 동기동창’으로 개명해서 공연을 했다. 

극작가 이근삼(1929-2003)은 1960년 ‘원고지’란 희곡을 시작으로 정치 권력에 대한 풍자극 ‘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 ‘제18 공화국(1965)’, ‘아벨만의 재판(1975)’, ‘향교의 손님(1988)’, ‘어떤 노배우의 마지막 연기(1998)’ 등 우리 정치, 사회, 인간의 부조리와 모순을 풍자하기 위해 서사연극, 부조리연극, 표현주의연극 등의 기법을 활용해 56편의 희곡을 남겼다.

‘막차 찬 동기동창’은 외딴 시골집에 혼자 사는 독거노인 김대부와 그의 초등학교 동창생 오달이 몇 십 년 만에 늘그막 인생 막바지에 만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대학까지 나온 김대부와는 다르게 고등교육을 받지 못한 오달은 사사건건 다른 생각과 다른 시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고 있는 친구 사이. 두 동창의 아집과 고집의 연속은 계속 이어지는데 오직 남은 것은 늙음에 대한 여운과 회한 뿐..... 진정한 우정은 무엇인지? 진정한 행복은? 진정한 사랑은? 진정 늙음의 가치는? 창밖에 내리는 비. 막차 타고 인생 종점에 다가선 두 동창생은 다시 소외감과 고독이 뼈저리게 엄습하는 속에.... 막은 하염없이 천천히 내린다.

서울은 물론 지방에서도 간간이 공연되는 ‘막차 탄 동기동창’. 이번 공연엔 서울연극제 연기상에 빛나는 김영을 비롯해 이금주, 강희영 등이 노련하고 탄탄한 연기로 溫故而知新의 맛을 더해준다. 시대를 막론하고 작품의 의미를 더해주는 공연이다.  
 

 
 

저작권자 © 뉴스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