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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본인 SNS가 꽃밭이길 바라는 대한민국 정치인들

[기자수첩] 본인 SNS가 꽃밭이길 바라는 대한민국 정치인들

  • 기자명 채승혁 기자
  • 입력 2022.01.2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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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채승혁 기자
정치부 채승혁 기자

[뉴스더원=채승혁 기자] 대형 포털 사이트의 정치란은 '총성 없는 전쟁터'다. '정치 고관여층'은 유력 정치인들의 발언 하나하나에 각종 해석을 덧붙이며 치열한 '고지 점령전'을 벌인다. 광경이 익숙해진 여타 대중들은 댓글난을 아예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정치인들의 SNS는 "힘내세요"와 같은 칭찬 일색이다. 두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유사 지옥'을 보다가 한없이 관대한 '꽃밭'을 보니 기분은 좋아진다.

문제는 정치인들의 '외딴 섬'에는 친구들만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만일 이 꽃밭이 '정치인'이 아닌 '인간 개인' 아무개로서의 자유로운 사적 공간이라면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어느새 대다수 정치인의 SNS는 그들의 정치적 행위를 발산하는 '초대형 스피커'로서 자리 잡았다. 정치인들은 공식적인 석상보다는 부담스럽지 않은 SNS에서 더욱 정제된 말을 마음껏 담아낸다. 수천, 수만 개의 '좋아요(Like)'를 받은 글들은 각종 언론에 연일 보도된다.

오늘날 기자회견과 SNS의 차이점은 '공간'과 아주 약간의 '격식' 정도 밖에 없을 정도로 희미해졌다. 정치적 행위의 공간으로 쓰인다면, 당연하게도 비판을 감내하고 제언을 수용해야만 한다.

반대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설득해야 할 사람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인으로서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기 위해서 이들의 말을 듣고 타협하고 정답을 찾아내기 위해 골몰해야 한다. 

하지만 여야 가릴 것 없는 많은 정치인은 이를 거부하곤 SNS에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다. 그리고 "너희들이 테러해서"라며 탓을 대중들에게 돌린다.

어쩌면 '비난'을 명분 삼아 진정 듣기 싫었던 '비판'의 창구를 막아버리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은 아닐까.

귀를 막은 진보가 어떻게 진보 할 수 있을까. 성찰 없는 보수는 또 어떤가. 오늘날 SNS의 꽃밭은 녹봉받는 정치인들의 오만방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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