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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끝내 국민보다 진영을 택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

[사설] 끝내 국민보다 진영을 택했던 문재인 전 대통령

  • 기자명 뉴스더원
  • 입력 2022.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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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오후 6시 업무를 마치고 걸어서 청와대에서 퇴근했다. 공식적으로는 10일 0시를 기해 전임 대통령으로 지위가 변경된 것이었지만 공식 업무를 마치고 퇴근길에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국민과 만남의 자리를 가진 모습은 매우 신선했다.

이 날 행사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소위 문팬들이 몰렸다. SNS에는 문프(문재인 대통령을 부르는 애칭)의 퇴근길을 배웅하기 위해 상경한다는 포스팅이 넘쳐났다. 많은 지지자가 몰렸고, 그렇게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성대한, 처음이자 마지막 퇴근길에 올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말을 해왔다. 그의 바람처럼 마지막 주 국정 수행평가는 40%대의 지지율을 나타냈다. 물론 부정 평가도 50%대를 넘었다. 그러나 5년 재임 기간의 평균 지지율이 50%를 웃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대통령 직선제 부활 뒤 처음이라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갖는다. 

문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대통령 선거 득표율(41.08%)보다 임기 내 지지율이 높은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심지어 퇴임을 앞둔 대통령이 임기 말 30%대 이상의 긍정 평가를 얻은 것도 처음이라는 점에서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지지도는 매우 유의미한 결과로 평가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9일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수행평가를 조사한 결과치를 분석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재임 5년간 국정 수행 긍정 평가 전체 평균은 51.9%로  최고치는 2017년 5월 4주 84.1%, 최저치는 2021년 4월 4주 33.0%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1년 6개월 넘게 국정 수행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앞서다가 2018년 12월 4주 차 조사에서 긍정 평가 45.9%, 부정 평가 49.7%를 기록하며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처음으로 앞섰다. 이후 오랫동안 긍·부정 평가 우세가 뒤바뀌는 박스권 흐름을 보이다가 2020년 9월 2주 차 조사에서 긍정 평가 45.6%, 부정 평가 50.5%를 기록한 이래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계속 높았다.

리얼미터는 긍정 평가 상승세에 영향을 미친 주요 사건·이슈로 ▲정권 초반 적폐 청산 ▲대북 이슈(도보다리 회담, 문 대통령의 평양 방문 등 남북정상회담) ▲지방 선거와 총선 압승 ▲K-방역 성과 등 코로나19 대응 평가와 위기 상황에 따른 국기결집 효과 등을 꼽았다.

반면 부정 평가 증가에 영향을 준 주요 사건·이슈로는 ▲부동산 대응(LH 사태, 대장동 의혹 등) ▲대북 이슈(북한의 개성 연락사무소 폭파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공정 이슈(조국 전 장관 사태와 인천국제공항 정규직 전환)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 등 여권 인사의 성추행 이슈 ▲코로나 대응(백신 수급 등)을 거론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5년간 높은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분명 높은 평가를 받을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50%에 이르는 부정 평가 응답에서 보여지듯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표출된 진영 간 극단적 대립은 그의 공과(功過) 중 대표적인 過에 해당할 만큼 ‘국민의 대통령’이라 하기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국정 수행평가 50%대의 평균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빼앗기게 된 아이러니도 결국, ‘진영의 대통령에 갇힌 결과’였다는 냉소적인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선 이후 국민 간 통합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만큼 진영 간 대립은 더욱 강해졌다. 이런 시점에서 마지막 퇴근길에서조차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지켜주실 거죠?”라는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은 부적절했다. 퇴임 후 국민의 대통령으로 남고자 했다면 “윤석열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도록 지켜주십시오”라고 하는 것이 대통령까지 역임한 큰 정치인으로서의 대범한 발언이 아니었을까. 팬 미팅과도 같았던 그의 퇴근길은 결국,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것처럼 ‘국민의 대통령’보다는 ‘진영의 대통령’에 갇힌 모습으로 비춰져 끝까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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