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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평론] 혐오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

[진중권 평론] 혐오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

  • 기자명 진중권
  • 입력 2021.06.22 00:00
  • 수정 2021.06.22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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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

[뉴스더원=진중권] 30대의 청년이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되자 위기의식을 느꼈나 보다. 민주당에서 이준석 대표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제1야당의 대표가 되었으니, 여당에서 비판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 문제는 그 비판의 한심한 수준이다. 거기서 우리는 논리와 상식의 영역을 떠나버린 민주당의 현재 상태를 확인한다. 

민주당의 김성주 의원은 따릉이 출근을 문제 삼았다. “나는 자전거를 타고 국회 출입을 한 지 오래됐다.... 특별히 주목을 받거나 주목해 주기를 원치 않는다.” 미안하지만 김성주 의원은 언론에서 “특별히 주목”할 주제가 못 되신다. 혹시 스카이 콩콩 타고 국회에 출근하면 주목을 좀 받으실지는 모르겠다. 

내가 아는 한 이준석은 평소에 전동 킥보드를 즐기며 정기승차권을 끊어 전철을 교통수단으로 이용해 왔다.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면 모를까, 대표가 되어서도 평소에 늘 하던 짓을 계속 하고 있는 것뿐인데, 그걸 왜 굳이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한 제스처로 몰아갈까? 누구 말대로 참으로 좀스럽고 민망하다. 

김용민 최고위원은 2010년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과정 연수생에 지원한 것을 문제 삼고 나섰다. “선발공고에는 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람만 지원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2007년 이미 대학교를 졸업하고 산업기능요원 대체복무 중에 있던 이준석 대표가 여기에 지원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말도 안 되는 시비를 걸자 그 당시에 연수생 선발위원장을 맡았던 황대산씨가 직접 해명을 하고 나섰다. 해당 과정은 “재학생 지원 프로그램이 아니라 우수 SW 인재를 선발해 지원하고 육성하자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현업 종사자를 제외하고는 제한 없이 지원할 수 있는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그의 해명에 따르면 김남국 의원이 증거로 제시한 당시의 공고문은 “프로그램을 직접 진행한 멘토들이 선정되기 전에 정부 측에서 마련했던 초안”이었으며, “실제로 지원자들이 보고 지원한 것은 SW 마에스트로 홈페이지와 각종 대학교 게시판, 프로그래밍 커뮤니티 등에 올라왔던 모집 공고였다고 한다. 

듣자 하니 김용민 의원의 사무실에서 확인을 위해 그에게 전화까지 걸었단다. 그랬다면 분명히 그에게 이 해명을 직접 들었을 것이다. 그로써 의혹은 풀렸을 터이니, 불확실한 정보에 근거하여 섣불리 의혹을 제기한 데에 대해 당사자에게 사과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어디 제 정신이던가.

이번에도 적반하장이다. 김용민 의원은 외려 “전화로 졸업생(이준석 대표)의 지원을 허락해 준 분이 혹시 이 분이냐”며 애먼 사람까지 겁박하고 나섰다. “황씨 트윗에 의하면 알면서 규정 위반이라 배임죄 공범이 될 수 있다. 공고와 규정을 어긴 것은 큰 문제로, 한두 마디로 이를 종결시킬 수는 없다.” 

황당한 것은 민주당에서 그의 질 떨어지는 발언을 당의 공식 유튜브에까지 올렸다는 것이다. 자기들이 봐도 많이 민망했던 모양이다. 결국 슬며시 다시 내리긴 했지만, 일단 그런 저질 네거티브가 버젓이 당의 공식 채널에 올라왔다는 것 자체가 지금 그 당의 상태가 정상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민주당에서 젊은 당대표에게 네거티브 공세나 퍼붓는 것은 지금 그 당에 그와 포지티브한 경쟁을 할 젋은 대항마들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정당에서는 30대 청년이 중진들을 꺾고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데, 민주당에선 김용민·김남국 두 의원이 보여주듯이 젊은 정치인들이 외려 노친네들보다 더 삭았다.

재보선에서 참패를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신선한 파란이 일어났다. 정신을 차리고 강력한 쇄신과 혁신을 해도 션찮을 판에 고작 한다는 짓 구태의연한 네거티브, 그것도 비상식적·비논리적인 마타도어. 지금 국민들이 ‘의혹’을 품는 것은 이준석의 과거가 아니라 김용민·김남국 두 의원의 아이큐다. 

이준석에게 비판할 게 그렇게도 없나? 반여성주의 성향, 2030 남성을 향한 포퓰리즘, 약육강식의 노골적인 능력주의 등 그에게는 우려스러운 점들이 많다. 하지만 이미 민주당은 이런 본질적 비판이 필요한 능력과 자격을 잃었다. 그러니 이미지라도 깎아내리려고 말도 안 되는 트집이나 잡는 수밖에.

줄창 ‘생태탕’ 타령을 한다고 선거에서 이기던가? 이런 지저분한 플레이는 이준석이 아니라 민주당의 이미지만 깎아내릴 뿐. 마타도어를 할수록 민주당은 국민에게 점점 더 수구집단으로 인식될 것이고, 그 지저분함과의 대비 속에서 이준석은 필요 이상, 실제 이상으로 혁신적 존재로 오인될 것이다.

그래도 과거의 민주당은 최소한 이 수준은 아니었다. 과거에는 보수당이 그랬는데, 이제는 민주당이 구제불능의 혐오기피 정당이 되었다. 김대중과 노무현의 당이 어쩌다가 이 꼬라지가 됐을까? 두 분 대통령이 하늘에서 통탄하실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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