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원화 약세 억제 조치가 아직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했고 원화는 달러에 대해 급격히 평가절하했다. 국민연금(NPS)을 동원하는 등 국민들의 은퇴 자산에 대한 개입 논란의 위험을 감수했음에도 외환시장에 대한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일부 시장 전망은 원화 가치가 달러당 1,500원을 넘고 심지어 1,60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정책 조치들이 효과가 제한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전문가들은 당국이 단기적인 수급 조정에 지나치게 집중해 왔다고 본다.
“만약 원화가 달러 유동성 부족에서 비롯한 약세였다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와 같은 선물환 포지션 한도 완화나 은행에 대한 외환 건전성 부담금 면제 같은 조치가 효과적일 수 있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말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 정부의 대책이 심리적 안정을 주는 데는 도움을 주었을지 몰라도, 이로 인해 환율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했다.”
전문가가 덧붙였다. 2010년 이후 베이비붕 제너레이션의 은퇴로 연금과 보험 등의 장기 저축이 증가했고, 더 큰 자본이 높은 수익을 찾아 해외로 흘러가 원화를 끌어내리는 근본적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는 점이다.
“환율은 결국 시장 가격이다,”라고 그 전문가는 말했다. “안정을 원한다면 공급과 수요 곡선 자체를 바꿔야 한다. 달러 공급을 늘리려면 국내 투자에 대한 매력도를 높여 저축이 해외로 흘러들어가는 흐름을 막아야 한다.”
또 한편으로는 당국의 진단 지연과 대응이 오히려 환율 불안을 부추겼다는 비판도 커져 왔다. 해외투자에 대한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및 이른바 ‘서학 개미’들—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지속적 흐름은 이미 진행 중이었으나 관리 당국은 이를 지적하는 시점을 늦추며 수동적 정책으로 비판받았다.
외환시장이 한때 안정되던 시절에는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순외자산이 외화 버퍼 역할을 한다고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한국은행 같은 국책연구기관들이 순외자산 증가를 억제해 해외투자를 과도하게 늘리는 것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하는 보고서를 내고 있다.
미국으로의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달러 수요도 늘어나고 있지만, 외환 당국은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다루지 않는 모습이다.
대신 관리 당국은 때로는 수출업체를 압박해 왔고, 정책담당 김용범은 원화 약세로 인해 기업들이 “적은 이익을 노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비평가들은 이것이 관세 협상의 성공적 타결을 부각시키려는 의도이며, 소매 투자자와 다른 행위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한다.
외환시장에 새로운 질서가 형성되면서 정부의 대응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 수출 주도 성장 모델이 국내 수요의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청년 고용이 악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기저 강점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양대학교 경제학·금융학과의 유혜미 교수는 말했다. “최근의 환율 움직임은 경고 신호다. 원화를 부양하기 위한 단기적 조치에 집중하기보다, 당국이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
김경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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