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강도 희토류 수출에 대한 압박이 점점 더 강화되면서 한국 제조업체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으며, 이는 핵심 광물 확보를 둘러싼 서울의 전략에 균열이 생겼음을 드러낸다.
대구에 본사를 둔 희토류 자석의 제조사 스타 그룹 인더스트리(Star Group Industry)는 전기차 모터용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업체로, 내달 생산을 중단해야 할 수도 있다. 4월 4일 베이징이 중희소 원소 7종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한 이후, 디스프로슘(dysprosium)과 터븀(terbium) 등 핵심 물질의 수입이 급감했다. 지난 다섯 달 동안 이 회사가 필요한 양의 단 2.5%만 수입했고, 이는 100킬로그램에 불과했다.
공급 확보에 절박해진 이 회사는 전 세계를 샅샅이 수색한 끝에 동남아시아에 있는 잠재 광산을 최근 확인했다. 그러나 거래를 성사시키려 국영 은행에 금융 지원을 요청하자, “광산 사업으로부터의 기존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관리 당국이 이를 거절했다.
“정부가 우리 같은 기업의 현재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한 관계자가 말했다.
한편 경상북도의 한 소형 방산업체도 비슷한 압박에 직면해 있다. 이 회사는 전차 추진 시스템과 공대공 방어 레이더에 사용되는 희소 원소 자석의 한 종류인 사마륨-코발트 자석을 생산한다. 원자재가 바닥나가자 생산 중단을 고려 중이며, 주요 방위 대기업 고객과의 공동 대응에 협력하길 바랐으나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
업계 관측자들은 “소기업이 무너지면 대기업이 다음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중국의 수출 규제는 이제 다섯 달째 이어지며, EV와 방산 생산에 필수적인 이 전략적 광물에 의존하는 한국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비판론자들은 정부가 이렇게 중요한 이슈에 대한 개입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의 지배력
베이징은 여전히 세계 희토류 공급망의 확고한 거인으로 남아 있다. 컨설팅 firm AlixPartners는 중국이 세계 수출의 70%, 정제 능력의 85%, 합금 생산의 90%를 차지한다고 추정한다. 이번 규제가 겨냥한 7종의 중희소 원소(사마륨, 가돌리튬, 터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중 중국이 세계 생산의 97%를 공급한다.
이들 중 디스프로슘과 터븀은 전기차 모터에 쓰이는 네오디뮴 자석의 자기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며, 사마륨은 군용으로 쓰이는 사마륨-코발트 자석에 필요하다.
한국 소재과학연구원의 연구원 김태훈은 한국의 자동차 산업이 중희소 원소의 안정적 공급 없이는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고온에서도 자석의 특성을 유지하게 해주는 사마륨은 방위 시스템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공급망 압력의 증가
한국 기업들은 이 원료의 조달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한다. 수입 물량은 급감했고, 예전에는 일주일 안에 처리되던 통관이 now 두 달이 넘게 걸린다.
중국 관세총국의 자료에 따르면 희토류의 월간 수출은 6월 7,742톤에서 7월 5,994톤, 8월에는 5,791톤으로 감소했다.
방산 부문도 마찬가지로 긴장은 고조되고 있다. 많은 부품 공급업체들이 중국에서 수입한 완제품 자석에 의존해 왔으나, 이 자석의 수입은 4월부터 제한되었다. 이제 기업들은 필요한 부분별 수출 허가를 받아가며 생존하고 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 교수는 “중국의 전면 수출 금지는 한국의 방위 산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기업이 더 큰 부담
중소기업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대기업들이 희토류를 비축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재고를 유지할 자본이 부족해 즉각적인 생산 차질에 직면한다. 공급자들은 소기업으로부터 부품을 조달하는 대기업들이 현재의 심각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대기업들은 납기 일정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공급망 문제를 ‘너희 문제이지 우리 문제는 아니다’로 여긴다”고 말했다.
“한정된 현금 흐름으로 인해 소기업은 장기간의 수출 규제를 견딜 수 없다”고 그 관계자는 덧붙였다.
누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비판론자들은 정부의 대응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본다. 한국광물자원공사(KOMIR)는 소량의 희토류 매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임시 대책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작년에 조성된 10조 원 규모의 공급망 안정화 기금은 해외 광산에 직접 투자하지 못할 뿐 아니라,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 논란으로 해외 광산 개발에 대한 KOMIR의 권한은 제한돼 왔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 7월 미국 국방부는 MP Materials에 15%의 지분을 인수해 국내 공급망을 재건하려 했고, 일본의 국영 투자기관 JOGMEC은 지난해 호주 Mount Weld 광산에 2억 호주달러(1억3100만 달러)를 투자해 산출물의 65%에 우선 접근권을 확보했다.
서울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강정신 교수는 한국 정부가 국영 대출기관과 민간 투자자들과 협력해 “해외 광산 투자로 최소한 10년 이상 지속되는 공급망 확보”를 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희토류 의존도를 줄이는 차세대 자석 기술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 교수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