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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연기면 신규택지 환경평가에 원주민 “보상문제부터 밝혀라” 원성

세종시 연기면 신규택지 환경평가에 원주민 “보상문제부터 밝혀라” 원성

  • 기자명 이주은 기자
  • 입력 2022.06.1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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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국토부 ‘세종연기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 개최
농사일하다 말고 참석한 원주민 30여 명 “여기 환경평가 들으러 온 사람있냐?” 질타 이어져

14일 오후 2시 세종시 연기면 당산로 연기면사무소에서 개최된 '세종연기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 현장. 첫 공청회인만큼 원주민 30여 명이 참석해 개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이주은 기자)

[뉴스더원=이주은 기자]  “100년 넘게 살아온 터전 내주는 마당에 금개구리, 고라니까지 어떻게 헤아리냐?”

지난 14일 오후 2시 연기면사무소에서 열린 ‘세종연기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 공청회 현장에서 나온 목소리다.

원주민 30여 명과 관계자 20여 명이 참석한 해당 공청회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원주민 간 팽팽한 의견대립이 눈길을 끌었다.

국토부는 지난해 8월 30일 ‘대도시권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제3차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10개월 만에 환경영향평가 후 첫 공청회를 개최했다.

개발이 발표된 지역은 연기면 연기리와 보통리 일원으로 61만 6천㎡의 규모로 5648세대의 아파트가 오는 2030년을 완공을 목표로 들어설 계획이다.

첫 공청회로 신규택지 발표 후 10개월 만의 자리인 만큼 30대부터 80대 다양한 세대의 원주민이 참석했다.

세종시 연기면에 거주하는 주민이 LH 측에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이주은 기자)
세종시 연기면에 거주하는 주민이 LH 측에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이주은 기자)

공청회는 국토부가 지난 5월 30일 누리집을 통해 공지했고, 시행자인 LH 측 관계자인 임산, 홍성찬, 최계영 부장이 참석했다. 주재자는 주유연 한세대 환경공학과 교수가, 원주민 대표로는 강전우 연기면 이장이 배석했다.

LH의 환경영향평가가 발표되자 원주민 측은 “정작 중요한 보상이나 앞으로 진행 상황을 이야기를 먼저 나누는 것이 순서”라며 “살던 터전을 떠나는 원주민에게 지금 환경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기1구에 거주하는 주민 황건수 씨는 “환경평가가 중요한 것을 알지만 토지보상 해준다 해 놓고 세금 44%를 뺏어가는 상황이다”며 “정부에서는 보상해 준다고 하지만 세금을 내면 남는 게 없다”고 세금 문제에 대한 대안을 주문했다.

무엇보다 원주민에 대한 소통과 보상보다 ‘환경평가’가 선행되는 현재 상황에 대한 비판 의견도 제시됐다.

강전우 이장은 “원주민 전체가 반대하고 있지만 LH는 임의대로 환경영향평가를 소통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어르신들 의견 한번 들어본 적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현재 주민 100명이 채 안 되는 상황인데도 간담회나 소통은 전혀 없이 요식행위만 하고 있다”며 “LH에서 땅장사를 하고 있다. 동네 어르신들은 죽어도 못 나간다고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시민 윤모 씨는 “환경평가 중요하지 않다. 내 삶터와 보상이 중요하다. 조상 대대로 100년 200년 살아온 터전인데 나가는 상황에서 소통이 전혀 없다. 어떤 보상이 이뤄질 건가. 매일 만나서 매일 요구해도 부족한데 주민들 모아놓고 환경평가에 대해 논의만 해달라니 말이 안 된다”고 성토했다.

연기면 계획지구 위성사진. (제공=국토교통부)

일부 원주민은 “90% 이상 반대 시 원천무료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LH 측은 “현재는 공공주택특별법 법조항이 없어 그럴 수 없다”는 대답을 내놨다.

공공주택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발표한 정부와 살아왔던 터전을 빼앗길 수 없다는 원주민의 팽팽한 대립각. 1시간여 진행된 공청회에서는 고성과 비난이 오가며 합의점을 찾을 수 없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LH는 오는 11월 세종연기지구 지구지정을 시작으로 2024년 8월 지구계획 승인,  9월부터 보상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2025년 9월 조성공사 착공 후 최종적으로 2030년 사업준공을 앞두고 있다.

이제 시작단계에 들어선 ‘세종연기 공공주택지구’ 건설사업. 6000세대의 신규 아파트 건설이라는 화려한 국가과제 속에서 앞으로 원주민과의 대치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국토부가 발표한 신규 공공택지 계획은 세종시 연기면을 비롯해 세종시 조치원읍 신흥리 및 연서면 월하리 일원 87만 6천㎡도 포함돼 총 1만3천 호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계획이다.

조치원 해당 지역 공청회는 아직 개최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세종시 신규 공공택지 위치도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8월 30일 발표한 세종시 신규 공공택지 위치도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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