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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 정부 공모사업 '꿈꾸는 예술터' 포기하기로 결정

인천 연수구, 정부 공모사업 '꿈꾸는 예술터' 포기하기로 결정

  • 기자명 장철순 기자
  • 입력 2022.09.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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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남석 전 청장 "가천 측과 시설 임대차 연장 합의했었다"
연수구 "가천학원 시설 무상사용 연장 답변없고 재정도 어려워"
지역 문화예술계 "문화도시 표방하면서 문화예술교육 공간 품지 못해 안타깝다"

'꿈꾸는 예술터'로 활용하려던 가천연수원 B동 전경. (임순석 기자)
'꿈꾸는 예술터'로 활용하려던 가천연수원 B동 전경. (임순석 기자)

[뉴스더원=장철순 기자]  인천시 연수구가 문화관광체육부 공모로 선정된 '꿈꾸는 예술터'(이하 꿈터) 조성사업을 결국 포기했다.

이를 두고 고남석 전 청장(민선 7기)은 이재호 현 청장(민선 8기)을 맹비난했다.

지역 문화예술계는 "인천에서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조차 품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뉴스더원 취재를 종합하면 인천 연수구는 2021년 9월 문화관광체육부가 추진하는 '2021년 문화예술교육지원 공모사업'에 응모해 같은 해 11월 꿈터 조성사업에 조건부로 선정됐다. 하지만 이재호 구청장이 취임한 이후 공모사업 포기 결정을 내렸다.

연수구는 학교법인 '가천학원'으로부터 지하 1층∼지상 1층 규모의 가천연수원 A, B동을 2020년 4월부터 2030년 3월까지 무상사용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구는 A동의 경우 리모델링을 거쳐 문화창작시설인 '아트플러그 연수'를 운영하고 있다.

구는 B동의 활용성을 찾다가 문화체육부가 공모한 꿈터 사업에 응모했다.

문화관광체육부는 생활권 내 문화예술교육 체험기회 확대 요구가 증가하면서 국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교육 전용시설 조성이 필요하다고 보고 꿈터 사업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한시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1곳 당 지원 규모는 10억 원.

2019년 전주, 2020년 성남이 선정돼 운영을 시작했다. 2020년에는 강릉, 밀양, 장수,청주 등 4개 도시가 선정됐다. 2021년에는 52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상반기 2차 공모에서 고흥군 1곳만 선정했다. 하반기에 실시한 4차 공모에서 인천 연수구, 창원시, 태백시, 포천시 등 4곳이 추가 선정됐다.

연수구의 경우 조건부였다. 

문화체육부는 4차 공모 때 사업요건에 '민간소유 시설의 경우 지자체가 소유권을 갖고 조성 후 10년 이상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경우 응모가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구는 사업요건을 맞추기 위해 공모 마감(2021년 10월 15일) 3일 전인 10월 12일 학교법인 '가천학원'에 협조 1차 공문을 보냈다.

임대차 계약기간을 당초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해 달라는 요청이었다. 구는 검토 후 10월 14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했지만 '가천학원'에서는 아무런 답변도 없었다.

이후 구는 꿈터 사업을 위해 두 가지 과제를 풀어야 했다. 재원확보와 시설 사용 연장문제다.

구는 꿈터 사업에 선정된 이후 같은 해 12월 또 다시 가천학원에 2차 협조공문을 보낸 후 2022년 4월 임대차 계약기간을 10년에서 15년으로 연장해 달라고 3차 공문을 보내 독촉했다. 그러나 회신은 없었다.

구는 이 사업의 재원으로 37억 원이 필요했다. 국비 10억 원이 확보됐지만 매칭으로 시비 10억 원과 구비 17억 원을 더 확보해야 했다.

2022년 2월. 박남춘 인천시장이 연수구를 방문했다. 고남석 청장의 요청으로 이 꿈터를 둘러보기도 했다.

박 시장은 "문화예술교육 거점공간 조성에도 힘써 연수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이후 시의 지원 얘기는 거론조차 안됐다.

고남석 전 청장은 "가천학원 측의 긍정답변을 받은 뒤 선거에 돌입했다"며 "중앙과 가천학원을 설득해 시민 문화예술교육 공간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누구는 단 한번에 부숴버렸다"고 비난했다.

구 관계자는 "가천 쪽에서 아무런 답변이 없는 데다 구의 재정상황도 크게 나빠져 공모사업을 더 이상 끌고 갈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문화예술인은 "문화도시를 꿈꾸고 있는 연수구가 정부의 지원을 받는 문화예술교육 전용공간조차 품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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