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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학의 인문학 산책] 논어의 인문학㉗

[최규학의 인문학 산책] 논어의 인문학㉗

  • 기자명 최규학 교수
  • 입력 2022.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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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학 명탄서원 논어 전임교수, 시인
최규학 명탄서원 논어 전임교수, 시인

[뉴스더원=최규학 교수] <논어> ‘학이편 제4장’은 널리 알려진 증자의 오일삼성(吾日三省)이다.

여기서 증자는 '다른 사람의 일이라고 소홀히 하지 말고, 친구에게 신의를 지키며, 배운 것을 잘 익혀야 한다' 는 세 가지 생활철학을 밝혔다. 이를 실천한다면 누구라도 군자의 길은 멀지 않을 것이다.  

‘증자왈(曾子曰)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 위인모이불충호(爲人謀而不忠乎) 여붕우교이불신호(與朋友交而不信乎) 전불습호(傳不習乎)’

‘증자가 말하였다. 나는 하루에 세 번 내 자신을 반성한다.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을 도모함에 정성을 다하지 않았는지, 벗과 사귐에 믿음이 없었는지, 배운 것을 잘 익히지 않았는지’

증자(曾子, BC506~BC436)는 공자가 천하 주유를 마치고 받아들인 후기 제자로, 이름은 삼(參), 자는 자여(子輿)이다. 맹자(BC372~BC289)의 자도 자여(子輿)인데 여(輿)는 수레를 뜻한다. 상여(喪輿), 여론(輿論) 등에 쓰인다.

증자는 유교 4대 성인 중 종성(宗聖)으로 추앙한다. 노나라 토박이로 공자보다 46세 연하이다. 공자 제자였던 아버지 증석(曾皙)의 권유로 16세에 공자의 제자가 되었다. <효경>과 <대학> 저자로 알려졌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 483-402 BC)의 스승이다. 맹자는 자사의 제자의 제자이다. ‘선진편 17장’에서 공자가 ‘삼야노(參也魯)’ ‘증삼은 둔하다.’라고 평가하였다.

증자는 효성이 지나쳐서 공자로부터 꾸중을 들을 정도였다. 백제 의자왕은 증자처럼 효성이 깊어 해동증자라 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오자병법>의 저자인 오기가 증자의 아들 증신의 제자이다.

여기서 충(忠)은 자신에게 정성을 다하는 것인데 증자가 지나치게 효행을 강조하고 군주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강조한 것은 공자의 충효를 왜곡하여 백성의 행복을 침해한 것으로 평가한다.

학자들은 특히 증자의 왜곡으로 군주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바치는 것이 유교의 중심 가치가 되어 국가권력 유지의 도구가 되었다는 점에서 증자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말하는 붕우(朋友)는 한 선생님 밑에서 사람됨을 배운 벗을 말하며 오늘날의 동창과는 다르지만, 통상적으로 적용해도 무리는 없다.

전(傳)은 다산의 <논어고금주>에서 가르침을 받는 것과 가르치는 것 모두 포함한다고 풀었다.

이 구절은 자공의 <논어> 찬정본 에다가 증자가 일부 내용을 덧붙인 것으로 생각된다. 공자가 삼야라고 이름을 부르는데 스스로 높여 증자라고 받은 것은 잘못이다.

어느 날 증자가 외출하려 하자 아들 증신이 따라가겠다고 울었다. 증자의 아내가, “아버지가 돌아오시면 돼지를 잡아 주겠다,” 며 달랬다. 증자가 돌아와서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정말로 돼지를 잡았다.  

증자 아들 증신은 제자 오기가 모친상에 불참하고 공부에만 전념하자 효를 모르는 자를 제자로 둘 수 없다고 퇴출했다. 이러한 일화를 볼 때 증자 가문이 엄격하고 철저한 충효정신을 실천했음을 알 수 있다.  

‘학이편 제5장’은 공자의 백성 중심 정치철학을 말한 것이다. 여기에 나타난 공자의 정치사상은 신중(敬), 믿음(信), 절약(節), 사랑(愛), 때(時)의 다섯 가지이다. 철저한 민본주의 정치사상이다.

‘자왈(子曰) 도천승지국(道千乘之國) 경사이신(敬事而信) 절용이애인(節用而愛人)  사민이시(使民而時)’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천승의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면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여 신뢰를 얻어야 하고, 물자를 절약하여 써서 백성을 사랑해야 하고, 백성을 부릴 때는 때를 맞춰야 한다.’

여기서 도(道)는 다스릴 도로 導(이끌 도)와 같은 의미이다. 치(治)보다 덕(德)으로 이끄는 정치 행위를 말한다. 승(乘)은 전쟁용 마차를 말한다. 전차 1승에는 갑사 3명이 타는데 가운데에 마 병, 오른쪽에 활 병, 왼쪽에 창 병이 탄다.

보병 72명이 따르고, 소 12마리가 식량과 무기를 나르고, 25명의 인부가 따른다. 계 100명이다. 800가구가 1승의 비용을 부담한다. 사(士)는 10승, 대부(大夫)는 100승, 제후(諸侯)는 1,000승, 천자(天子)는 10,000승을 갖는다. 그러므로 여기서 천승지국은 제후국을 말한다.

애(愛)는 아낀다는 뜻이다. 공자 시대에는 친(親)이 사랑한다는 뜻, 근대 이전에는 사(思)가 사랑한다는 뜻이다. 논어에서 애(愛)는 8번 나오지만 주로 아낀다는 의미이며, 정신적 사랑(love)은 사(思)로 육체적 교접은 색(色)으로 표현했다.

인(人)은 <논어>에서 224번 나온다. 인(人)을 도성 내의 지배계층, 민(民)을 도성 외의 피지배계층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모택동(1893-1976)은 정적 임표를 공자와 묶어서 비판한 비림비공(批林批孔) 운동을 펼쳤다. 공자가 인(人)과 민(民)을 구분한 것을 반동사상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공자에게 민(民)은 통치자이면서 피통치자였고 스승이었으며 도를 실현해 나가는 고귀한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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