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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실증 한단고기- 한국 고대사의 사라진 매듭

[서평] 실증 한단고기- 한국 고대사의 사라진 매듭

  • 기자명 박현수 기자
  • 입력 2022.12.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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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 한단고기 (정신세계사 제공)
실증 한단고기 (정신세계사 제공)

나는 똑같은 혹은 비슷한 제목의 책을 세권 갖고 있다. 내용은 제목의 같고 다름과 관계없이 비슷하다. 환단고기 혹은 한단고기로 이름붙여진 책들이다. 같은 제목이거나 제목에 단군이란 글자를 갖다 붙인것까지를 포함하면 같은 내용인데도 제목은 조금씩 다른 이책이 아마 20여종은 될성 싶다.

내용이 비슷하겠지 하면서도 세권을 다 읽은것은 너무나도 부족한 우리 고대사에 대한 갈증 때문이다. 신라가 고구려나 백제보다 훨씬전에  건국됐다는 삼국사기의 터무니 없는 기록이 사실인양 통용되는 우리 역사학계의 한국 고대사에 대한 무지 혹은 무시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세 권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은 더 이상 같은 제목의 다른 책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내용이 해석상의 차이나 자구의 차이를 제외하곤 똑같았으니까.

그리고 아쉬움이 남았다. 도대체 우리 고대사는 어디로 간걸까. 조선초기만 해도 넘쳐나던 한국 고대사의 기록들은 다 어디로 사라진것일까. 임진왜란, 병자호란 등을 거치면서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 흘러간것도 있을것이고 병인양요, 신미양요 등 근대 초입의 난리통에 사라졌거나 외국으로 빠져나간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고대사관련 서적들은 유교가 만고불변의 진리처럼 통용되던 조선시대에 대부분 사라진 것 같다. 이 땅을 소중화라 자부하며 중국을 천하제일로 알고 살던 어리석은 우리 선조들에게 고조선이 북경너머를 지배했다거나 광개토대왕이 대흥안령 산맥을 넘어 중앙아시아까지 진출했다는 기록은 중국에 대한 불경이나 모독 등으로 간주되었을 테니까.

조선왕조실록에는 세조때 등 몇 차례에 걸쳐 민간이 소장하고 있던 고대 역사서를 수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기록이 보인다. 수거된 역사서는 왕실 서고에 간직됐다가 불태워지거나 훼손돼 사라졌고... 왕명에 따르지 않고 역사서를 갖고 있던 집안은 그 사실이 발각되면 가혹한 처벌을 받았으니까.

그런식으로 우리 고대사는 사라졌다. 남아있던 역사서들은 일본 강점기에 수거돼 일본으로 보내졌고 일인 학자들의 한국사 왜곡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다 보니 고대사에 대한 기록이 너무 없어 안타깝고 그래서 닥치는대로 사서 읽었는데 내용이 너무 빈약해 실망했다. 하지만 소중히 간직하련다. 좋건 싫건. 옳건 나쁘건 간에 우리의 역사니까.

누군가 환단 혹은 한단고기를 근거로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해 우리 고대사에 관한 대하역사소설을 썼으면 좋겠다. 그렇게라도 해서 상상력으로라도 우리 고대사를 복원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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