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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임태근 욱구장학회 회장 "국가의 큰 거목이 되고 성북의 큰 뿌리가 되라"

[인터뷰] 임태근 욱구장학회 회장 "국가의 큰 거목이 되고 성북의 큰 뿌리가 되라"

  • 기자명 임동현 기자
  • 입력 2023.03.2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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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간 환경 어려운 청소년에 장학금 지급하며 청소년사랑 실천

임태근 욱구장학회 회장, 6선의 성북구의원이다. ⓒ 임태근 의원실
임태근 욱구장학회 회장, 6선의 성북구의원이다. ⓒ 임태근 의원실

[뉴스더원=임동현 기자] 지난 7일 서울 성북구 삼선동주민센터 강당. 이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학업에 임하고 있는 중고생 10명에게 각 50만 원의 장학금이 전달됐다. 26년간 꾸준하게 청소년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욱구장학회'가 마련한 장학금이었다.

삼선동의 유지들이 좋은 일을 하자는 취지로 만든 모임은 이처럼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의 인재가 되는 밑바탕을 만들고 있었다. 이 장학회를 이끌고 있는 임태근 회장은 현재 성북구의원으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6선에 성공했으며 성북구의회 의장을 2번 역임한, 성북구의회의 역사를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자신도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살았기에 학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임태근 회장의 마음을 그와의 만남을 통해 느껴봤다.

욱구장학회가 만들어진 과정을 알고 싶다

'욱구'는 삼선동 동네의 옛 이름이다. 1989년 지역 인사들의 모임인 '유지회'가 시초인데 이분들이 좋은 일 하자는 취지로 모여 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을 추천받고 선발해 매년 장학금을 지급한다. 그렇게 26년간 장학금을 전달하며 청소년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처음에는 5명씩 줬는데 10년 전부터 1년에 10명, 50만 원씩 주고 있다. 

거의 30년간 청소년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데 그 비결이 있다면?

장학재단이나 장학회가 우후죽순 격으로 생겨나기는 했지만 얼마 버티지 못하고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의 영달이나 명예를 얻기 위한, 생색내기용 운영이 주가 됐기 때문이다. 

우리 장학회는 자라나는 후손들이 좀 더 나은 교육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하는, 그 하나의 마음으로만 운영하고 있다. 유지들이 많은 돈을 모았는데 이 돈으로 전세를 얻어 월세를 놓고 이를 통해 돈을 모아 장학금을 주고 있다.

돈이 적으면 운영이 힘들지만 집세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니 돈이 적어질 수가 없다.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없다. 

물론 회원들에게 회비를 걷지만 이 역시 장학금의 원천이 되고 있다. 우리가 마련한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게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른다. 

장학회를 운영하면서 고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넘기셨는지?

생각보다 큰 고비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회원들이 뜻이 맞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의 경조사가 있으면 화환도 보내고 조의도 표하고, 아프면 문병도 가면서 친하게 지내고 있다. 

욱구장학회가 처음 생겼을 때 이리저리 기금을 거둬서당시 돈으로 1125만 원을 모았다. 여기에 회원들의 뜻을 알게 된 주민분들이 너나없이 지갑을 열만서 1040만 원이 모아졌다. 그 돈으로 처음 학생 2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그렇게 학생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121명의 청소년이 지원을 받았고 무려 6000여만 원의 돈이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많은 분들이 더 많은 학생들을 돕겠다는 일념으로 한마음이 되어 준 것에 지금도 감사한 마음이 크다. 한마음으로 뭉쳤으니 싸움이 날 일도 없다(웃음).

지난 7일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이승로 성북구청장 등 관계자들과 욱구장학회 회원들. ⓒ 성북구
지난 7일 열린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이승로 성북구청장 등 관계자들과 욱구장학회 회원들. ⓒ 성북구

기억에 남는 학생, 또는 기억에 남는 기부가 있다면?

특별하게 기억에 남는 것은 없다.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많이 봤는데 특히 부모가 이혼해서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키워지는 아이들이 많다. 마음이 많이 아프고 눈물이 나기도 했다. 나도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잘 먹지도 못하고 양말도 없이 비포장도로를 걸어서 학교에 다녔다. 좋은 것을 많이 해주고픈 마음이다.

과거에는 우리가 직접 학생들을 찾아다니고 추천을 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하게 되면 자칫 아는 학생을 추천하는 등 좋지 않은 일을 할 가능성이 많다. 지금은 동사무소에서 추천을 해주기에 우리가 직접 나서지는 않고 있다. 

장학금을 전하면서 아이들에게 하는 말이 있다. "국가의 큰 거목이 되고 성북의 큰 뿌리가 되라". 그 장학금을 바탕으로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그게 보람이다. 공부 잘하고 싸우지 말고, 열심히 자라주면 된다. 언젠가 잘 되면 우리를 다시 찾을 것이라 믿는다. 그들에게 도움을 받고픈 마음은 없다. 

다만 도움을 받은 아이들이 나중에 훌륭한 사람이 되어서 장학회를 이끌어갔으면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 좋은 일이기에 대물림이 가능하다. 우리 장학회는 기본이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 장학회가 동네마다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회장직을 15년간 역임하고 있다. 오랜 기간 회장을 역임한 비결이 있다면

회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한다. 장학회가 돈을 모아서 나눠주는 조직이기에 회원 간의 화목이 필수다. 회의를 해도 양보해야하고 호응하게 하면 된다. 선후배들도 존중해줘야한다. 서로 좋은 일을 하는데 감정 상하게 만들 일이 없다. 

6선의 성북구의원으로 지금도 활동 중이고 성북구의회 의장을 2번 역임하기도 했다. 그간의 성과와 함께 머릿 속에 그리고 있는 미래의 성북구 모습을 듣고 싶다

보다 내실있는 의정활동을 위해 운영위원회를 신설해 현재 4개 상임위원회가 활동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저출산, 고령화를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해 그 해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적극적인 의정활동으로 성북구가 출산 축하금 및 아동수당 지원, 임신준비 프로그램,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아동 청소년 자립 지원 강화 등 결혼과 임신 출산 대책을 오래전부터 실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전국 최초로 삼선초등학교에 초등학교 체육관을 지은 것도 정말 큰 성과다.

장학회의 앞으로의 계획과 변화의 가능성은?

장학회는 기업이 아니다. 다른 사업을 할 마음도 없다. 지금 이 상황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처럼 우리가 가진 돈으로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계속하려 한다.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아이들은 미래사회의 주인공이다. 성북구의 꿈나무들이 크게 성장해 지역사회의 인재가 되고 젊은 청년들이 더 큰 꿈과 희망을 펼칠 수 있는 성북구가 되도록 앞으로도 더 최선을 다할 것이고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잘 마무리지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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