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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괴짜 발명가 이종윤씨의 별난 생각 엿보기

[인터뷰] 괴짜 발명가 이종윤씨의 별난 생각 엿보기

  • 기자명 최진섭 기자
  • 입력 2021.04.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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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하면 바꾸면되죠. 세상 모든 불편함, 다 바꿀 수 있습니다”

한 기업체 연구요원으로 근무 중인 이종윤씨. / ⓒ최진섭
한 기업체 연구요원으로 근무 중인 이종윤씨. / ⓒ최진섭

[뉴스더원=최진섭 기자] 일상 생활의 모든 불편함을 다 해결하고 싶다는 괴짜 발명가가 있어 화제다. 화제의 주인공은 A업체 연구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이종윤(52)씨.

말이 좋아 연구요원이지 사실상 그는 대학 문 턱도 밟지 못했고, 남에게 과시할만한 전문적인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배움이 짧고 전문 지식이 없어도 전혀 창피하거나 부끄럽지 않다는 것이 이씨는 발명 철학이다.

불편함을 개선하는데 대학 졸업장이나 전문 지식은 필요없다는 그의 남다른 발명 철학이 오히려 더 특별해 보이기까지 한다.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출생인 이씨는 학창 시절 공부는 뒷전이었고, 소위 말하는 명문 고등학교는 엄두도 못 냈다.

일찌감치 대학을 포기한 이씨는 집 근처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군대를 제대한 뒤 인천으로 올라가 한동안 제조업에서 일했고,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조금 모은 돈으로 학교 도서관에 책을 납품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다행히 사업은 직원을 몇 명 채용해 쓸 수 있을 정도로 그럭저럭 번창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씨는 운동장에서 뛰어놀던 학생들이 먼지를 일으키며 교실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다 교실이 온통 먼지 투성이가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것이 이씨와 발명의 첫 인연이 됐다.

그는 학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교실로 들어가기 전 효과적으로 흙 먼지를 털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의 고집은 결국 ‘신발 매트’라는 특허 제품을 만들어냈다.

이종윤씨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제작되고 있는 미끄럼방지턱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 ⓒ최진섭
이종윤씨가 자신의 아이디어로 제작되고 있는 미끄럼방지턱의 제작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 ⓒ최진섭

“처음 아이디어를 생각한 뒤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여간 힘든 작업이 아니었죠. 학생들의 신발에 묻은 흙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서는 일정한 압력을 가해야 했는데 매트의 진공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수십 번의 시행착오 끝에 효과적으로 흙 먼지를 털어낼 수 있는 매트를 만들어냈죠”

관련 분야의 전문 지식이 없이 어떻게 먼지를 자동으로 털어주는 매트를 만들었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한 얼굴로 말했다.

“전문지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전문지식이 필요한 일은 그 분야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되는 일이니까요. 매트의 틀을 만들기 위해 금형 전문가를 만났고, 매트의 진공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관련 분야 교수님을 만나 자문을 구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전문지식이 아니라 아이디어인 것이죠.”

이씨는 이후 교육용 소화기, 자동 미세먼지 털이개, 책소독기, 위생(생리대) 수거함 등 6~7개의 특허 상품을 출원했고, 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상품화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는 발명품을 만들어 특허 출원하는 것만을 고집하지는 않는다.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면 기존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는 일도 발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종윤씨가 업그레이드 한 그레이팅 덮개. / ⓒ최진섭
이종윤씨가 업그레이드 한 그레이팅 덮개. / ⓒ최진섭

이씨의 이런 생각이 만들어 낸 제품 중 하나가 바로 하수구 뚜껑에 사용되는 철제판인 그레이팅을 덮는 안전 덮개다.

도심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그레이팅은 철제 소재라 겨울에 미끄럽고 구멍이 넓어 아이들의 발이 빠지거나 낙엽과 담배꽁초 등 이물질이 쌓여 여름 장마철 홍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어느 해 여름 장마철에 그레이팅 아래에 쌓인 담배꽁초와 낙엽 등 수많은 이물질 때문에 하수구 물이 역류하는 모습을 보고 덮개를 씌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철제가 아닌 소재를 사용해 덮개를 만들면 미끄럼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만들어봤는데 효과가 좋았습니다.”

대단한 재능이라고 추켜세우자 이씨는 쑥쓰러워하며 일상생활 속 불편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이씨는 “평소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불편함의 원인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을 하는 편”이라며 “생각 끝에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곧장 전문가를 찾아 자문을 구한다”고 자신의 발명 노하우를 밝혔다.

한편, 지금도 늘 생활 속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생각을 한다는 이씨는 앞으로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자신의 아이디어로 탄생한 제품을 직접 상품화해 판매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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