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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택치료 허점…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

[기자수첩] 재택치료 허점…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

  • 기자명 박은희 기자
  • 입력 2022.03.22 11:13
  • 수정 2022.03.22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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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비대면 진료도 늘어
병원·약국 바쁘다는 핑계로 환자 관리는 소홀

박은희 기자
박은희 기자

[뉴스더원=박은희 기자]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비대면 진료도 늘면서 환자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22일 기자는 재택치료를 받고있는 한 환자로부터 제보전화를 받았다.

전주에 살고있다는 20대 A씨, 그는 지난 19일 토요일 오전 보건소로부터 확진판정을 받고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을 짓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A씨는 확진판정을 받은 이후 11시 경 두통, 인후통,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가까운 동네 병원에서 전화상담으로 비대면 진료를 받았다.

현재 보건당국은 오미크론변이는 중증도가 낮아 무증상, 경증 확진자는 대증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며 또 발열 등 증상으로 진료 필요시엔 전화상담 처방서비스를 이용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진료를 한 병원장 B씨는 친절히 상담했으며 약은 1시간 뒤에 퀵서비스로 배송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됐다.

1시간이 지났으나 약은 배달되지 않았다. 기다린지 2시간째, A씨는 병원에 전화를 했다.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 날은 토요일이었고 진료시간이 12시까지였던 것이다. 하루종일 기다렸으나 연락은 오지 않았다.

A씨는 "병원은 전화도 안받고 약은 어느 약국에서 지었는지 알수도 없고... 확진자라 나갈 수도 없어 발만 동동거렸다"고 답답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 과정에서 함께 동거한 50대 A씨 어머니도 확진됐다. 다행히 종합감기약 등 비상용으로 사 놓은 약으로 버틸 수 있었다고 전했다.

기자가 취재한 결과 병원장 B씨는 "환자와 통화하면서 전화번호를 묻는 과정에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코로나 환자가 넘쳐나 하루에도 수십명씩 진료를 본다. 정신없다"는 어이없는 해명을 했다.

또 "개인정보 보호법 때문에 가족을 찾아낼 수도 없다"면서 "확진자 급증으로 전반적으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약사 C씨는 "환자와 통화를 몇번 시도헸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특히나 그날은 토요일이라 병원도 약국도 일찍 문닫는다"면서 "병원에서 전화번호를 잘못 알려준 것"이라며 병원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들에게 환자는 없었다. 당시 주말이 끼어있어 병증이 심각해질 수도 있었던 상황. 그랬다면 이런 해명이 통했을까.

실수라며 가볍게 넘기는 의사와 책임을 떠넘기기 바쁜 약사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났다.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 몫이었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0년 3월 '전화상담․처방 및 대리처방 한시적 허용방안'을 발표하고 코로나19 심각단계일 땐 비대면 진료로 약물을 처방하는 것이 가능토록 했다.

현재 전주에는 재택치료자 일반관리군에 대해 비대면 기초 의료상담 및 의약품 처방이 가능한 동네 병·의원 76개소, 24시간 의료상담센터 2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이들 병·의원은 확진자들을 비대면으로 진료하는 동시에 내원 환자들도 봐야 하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시에 급증하는 재택치료자를 제대로 관리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

재택치료 참여 의료기관을 늘리던가, 치료 인프라 확충 등으로 보다 촘촘한 확진자 관리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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