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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 추진에 대학가 ‘부글부글’

신촌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 추진에 대학가 ‘부글부글’

  • 기자명 정석원 시민기자
  • 입력 2022.08.29 09:31
  • 수정 2023.02.1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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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정체 구간’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이후 각종 축제·공연 활발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 추진
일부 상인들 폐지 찬성…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학생들 반발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안내 표지판 (사진=정석원 시민기자)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안내 표지판 (사진=정석원 시민기자)

[뉴스더원=정석원 시민기자] 서울특별시 서대문구청이 현행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정책을 폐지하려 하자, 연세로 주변 대학들을 중심으로 반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신촌로터리~연세대 잇는 연세로, 과거엔 상습 정체

신촌로터리와 연세대 정문을 잇는 연세로 (사진=네이버 지도)
신촌로터리와 연세대 정문을 잇는 연세로 (사진=네이버 지도)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연세로는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학교 정문까지를 직선으로 잇는 왕복 2차로 도로로, 연세대학교 학생, 세브란스병원 방문객, 신촌 지역 관광객이 주로 이용한다.

현재 연세로는 보행자 전용지구인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2시까지는 보행자와 버스만 통행하고,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는 버스 통행도 금지돼 오직 보행자만 통행할 수 있다.

‘차 없는 거리’ 지정 이전 왕복 4차로였던 연세로는 신촌로터리 쪽 신촌로와 연세대학교 쪽 성산로를 최단으로 잇는 그 특성 탓에 항상 차량 정체 구간이었다. 도로 전체가 꽉 막혀 500미터가 되지 않는 도로를 통과하는 데 10여 분 이상 소요됐다.

걸어가는 것이 더 빠르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가로수, 노점상, 노상 적치물 등이 좁은 인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수많은 사람이 그 좁은 인도로 통행하고 있어 보행자 정체도 심했다.

‘차 없는 거리’ 이후 각종 축제·공연 활발

차 없는 거리 운영시간의 연세로 전경 (사진=정석원 시민기자)
차 없는 거리 운영시간의 연세로 전경 (사진=정석원 시민기자)

2014년 1월 서울시가 연세로를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하면서 연세로는 버스를 제외한 일반 차량의 통행이 금지됐고, 도로 크기도 2차로로 줄고 그만큼 인도가 넓어졌다.

이후 서대문청이 주말 버스 통행도 금지해 연세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었고, 2018년 5월부터는 금요일 오후 2시부터 일요일까지로 운영시간을 확대했다.

2019년 연세로에서 개최된 프랑스 거리 음악 축제 (사진=뉴스더원DB)
2019년 연세로에서 개최된 프랑스 거리 음악 축제 (사진=뉴스더원DB)
신촌물총축제 개최 모습 (사진=서울문화포털)
신촌물총축제 개최 모습 (사진=서울문화포털)

연세로에는 차 없는 거리 운영시간에 각종 행사와 공연이 활발히 열리고 있다. 매년 6월과 7월 연세로에는 프랑스 거리 음악 축제와 신촌 물총 축제가 열리는데, 특히 신촌 물총 축제는 축제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서울시 브랜드 축제로 선정됐다.

연세대 재학생들이 연세로 명물길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사진=정석원 시민기자)
연세대 재학생들이 연세로 명물길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사진=정석원 시민기자)

또한, 매주 주말 연세로에는 대학생들의 버스킹, 댄스 공연 등이 펼쳐져 시민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있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 추진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사진=서대문구)
이성헌 서대문구청장. (사진=서대문구)

하지만 최근 ‘연세로 차 없는 거리’ 정책이 폐지 위기에 놓였다. 이성헌 신임 서대문구청장이 연세로에 현행 대중교통 전용지구와 ‘차 없는 거리’ 운영을 폐지하고 ‘차량 통행 전면 허용’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 구청장은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를 꾸려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이때 ‘차 없는 거리’ 때문에 차량이 우회해 연세로를 찾는 사람이 줄어 상권이 타격받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같은 발표가 알려지자, 일부 상인들은 환영의 목소리를 냈다.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지금은 차가 못 다니니까 전부 다른 데로 간다”, “차가 다닐 수 있으면 멀리서도 오지 않겠나”라며 연세로 차량 우회로 차량 이용객이 줄었는데 차량 통행이 허용되면 상권이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재학생 ‘반발’…공동행동 개시

연세대연세로 공동행동 인스타그램 페이지 화면 (사진=연세로 공동행동 인스타그램 갈무리)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총학생회가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및 차 없는 거리 폐지에 대응해 조직한 '연세로 공동행동'의 인스타그램 페이지 (사진=연세로 공동행동 인스타그램 갈무리)

한편, 연세로 인근 대학의 재학생들은 ‘대학가 문화 침체, 교통 체증, 폐지의 실효성’ 등을 이유로 폐지에 반대했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B씨는 “연세로에 차가 다니면 지금과 같이 연세로에서 열리는 행사를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차 없는 거리 폐지에 반대했다. 그러면서 “지금 신촌 상권이 침체한 것은 코로나 때문이지, 차 없는 거리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연세로에 보행자가 많아지면서 연세로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연세대 재학생 C씨도 “차 없는 거리가 폐지된다고 해도 주차할 곳이 없어 자차로 신촌에 오지 않는다”라며 차 없는 거리 폐지가 상권 활성화에 미치는 실효성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및 차 없는 거리 폐지 대응을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약칭 연세로 공동행동)’을 조직해 서대문구청의 연세로 차 없는 거리 폐지 정책에 대응하고 있다.

연세로 공동행동 측이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사진='연세로 공동행동' 인스타그램)
연세로 공동행동 측이 연세대·서강대·이화여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사진='연세로 공동행동' 인스타그램)

연세로 공동행동 측은 “보행자 안전 악화, 교통 체증 발생, 학교 문화 및 지역 정체성 상실과 같은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차 없는 거리 폐지에 반대 의견문을 냈다. 또한, 각 학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평균 약 82%의 재학생이 차 없는 거리 폐지에 반대한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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