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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제·동편제·서편제 공간적 분류방식은 ‘한계성’ 지녀

중고제·동편제·서편제 공간적 분류방식은 ‘한계성’ 지녀

  • 기자명 박두웅 기자
  • 입력 2022.11.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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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배영현 교수 “판소리는 시간적 변환으로 고제·중고제·신제로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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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배연형 교수가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두웅 기자)
한예종 배연형 교수가 기조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두웅 기자)

[뉴스더원 충남=박두웅 기자] 한예종 배연형 교수는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서 공간적 분류로 한국의 판소리를 중고제·동편제·서편제로 나누는 것은 시간의 변화에 따라 형성된 유파의 형성 과정을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 교수는 4일 충남 공주시 고마센터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제99차 판소리학회 정기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배 교수는 개화기 판소리의 변화 양상으로 첫째, 공연 인력의 변화, 둘째, 공연 양식의 변화, 셋째, 판소리 음악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고 말하고 판소리는 조선조 사대부 사회가 무너지고, 유교 사상을 바탕으로 하는 관료사회의 몰락과 신분의 해체, 경제적 질서의 변화, 철도 개통으로 인한 교통의 발달, 신문과 유성기 같은 근대적인 미디어의 발달 등 이 모든 사회적 변화가 판소리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이는 당대의 공연사회의 구조와 인적 구성의 변화 과정에서 판소리도 변화해 왔으며, 그 변화를 인식해 가는 과정에서 판소리 유파 이론도 서서히 형성되어 왔다는 주장이다. 

배 교수는 이와 관련 개화기 판소리 소리제의 변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알 수 있는 사례로 “이덕창에 의하면 개화기 판소리는 ‘중고조(中古調’와 ‘신조(新調)’가 있는데, 중고조는 중고(中古)에 명창들이 부르던 ‘바탈(더넘)’이 좋은 소리를 뜻하며, ‘신조’에 대한 상대 개념이다”라고 정리했다.

즉, 이덕창은 ‘신조’에 대해 ‘무식한 남녀 차부의 소리’, ‘추악한 잡사설’, ‘잡목 더넘(더늠), ’야비한 감정을 일으키는 바탈‘ 등으로 설명하며, 결국 좋은 소리란 옛 명창들이 부르던 중고조라는 말로 결국 이덕창은 고제가 신제로 바뀌는 과정에서 대중화·통속화되어가는 판소리를 강하게 비판했다고 예를 들었다.

배 교수는 “이러한 생각은 조선조 판소리 향유자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사회적 변화 속에서 판소리 유파가 만들어지고 변화되며 형성돼 왔다”며, 공간적 분류방식은 판소리 유파의 제 특성을 제대로 설명해 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신은주 전북대 교수 (사진=박두웅 기자)
신은주 전북대 교수 (사진=박두웅 기자)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선 신은주 전북대 교수는 “’중고조‘와 중고제’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혹 ‘중고조’를 ‘중고제’와 동일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배 교수는 “조선창극사에서 분류한 공간적 분류는 당시 제국주의 민속학의 연구 경향인 ‘지역’을 강조하다 보니 발생한 분류방식으로 볼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이 방식으로 판소리의 변화와 전승 과정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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