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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화의 하프타임] 진정한 프로페셔널, 팔방미인 최경주 

[박달화의 하프타임] 진정한 프로페셔널, 팔방미인 최경주 

  • 기자명 박달화 기자
  • 입력 2021.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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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화 인천취재본부 국장
박달화 인천취재본부 국장

[뉴스더원=박달화 기자] 한국프로골퍼로 메이저 무대인 미국프로골프투어(이하 PGA)의 첫 문을 열어젖힌 최초의 선수가 '탱크' 최경주(51)다. 최경주는 지금 한국에서 새까만 후배들과 샷 경쟁을 펼치고 있다. 자신이 호스트로 나선 ‘KPGA 코리안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9월 30일부터 참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경주는 지난 2011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8번째 PGA 정규투어 우승을 차지한 이후 자신의 이름을 딴 국내 대회를 창설해 매년 개최하고 있는데, 올해가 10번째 대회다. (15년 대회는 개최하지 못함) 2014년까지는 CJ가, 2016년부터는 현대해상이 스폰서로 나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귀국한 노장 최경주지만 그는 지금 최상의 컨디션이다. 바로 수 일전 꿈의 무대 캘리포니아 몬터레이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에서 열렸던 ‘PGA 챔피언스투어 퓨어 인슈어런스 챔피언십’(총상금 220만달러)에서 최종 13언더파 203타를 치며  2011년 정규투어대회 이후 무려 10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으니 귀국길에 신바람이 날 수밖에 없다.

쉽게 말해 PGA 챔피언스 투어는 만 50세 이상의 선수가 출전하는 시니어 대회다. 올해로 만 51세가 된 최경주는 지금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는 PGA 정규투어와 시니어 대회인 챔피언스 투어를 함께 뛰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고 챔피언스 투어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된다. 

10년 만의 정상...지칠 줄 모르는 도전정신

지난 5월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도 최경주와 동갑내기인 왼손잡이 골퍼 ‘필 미켈슨’이 우승을 차지할 만큼 PGA 무대에서는 시니어들도 결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 오히려 우승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다수 포진해 있는 PGA 챔피언스 투어는 더욱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별중의 별’을 가리는 대회이기도 하다.
 
최경주는 이번 우승 대회에 앞서 열린 샌퍼드 인터내셔널에서도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또 8월 말에 열린 앨리 챌린지에서는 공동 4위에 오르는 등 그는 PGA 정규투어와 병행하면서 출전한 앞선 15차례의 챔피언스 투어에서 5차례나 톱10에 들었으니, 그에게 제2의 전성기가 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최근 2주 동안 그가 벌어들인 상금만도 5억5000만 원이나 되니 말이다.
    
이번 최경주의 우승을 바라보며 문득 든 생각은 쉰 살이 넘은 노장인 그에게 아직도 열정이 철철 넘쳐 난다는 점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는 것이다. 1997년 한국프로골프(KPGA) 상금왕 2연패를 달성한 최경주는 PGA로 눈을 돌려 한 차례 ‘재수’를 거쳐 1999년 퀄리파잉스쿨에 합격, 한국인 최초의 PGA투어 회원이 됐다. 

그로부터 데뷔 3년째이던 2002년 컴팩클래식에서 우승하며 한국인 최초 PGA 정규투어 챔피언이 된 최경주는 2000년부터 올해까지 21년 동안 PGA투어에서 활약하며 통산 8승을 거뒀다. 

하지만 그의 우승행진은 지난 2011년 5월 제5의 메이저로 불리던 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그쳤다. 그리고 10년 동안 그에게 챔피언이란 칭호는 더이상 붙지 않았다. 그를 더욱 괴롭힌 것은 오랜 투어 생활로 고질병이 된 허리통증이었다. 게다가 지난 2018년에는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까지 받아 체중이 무려 10㎏이나 빠졌다. 몸 관리가 생명인 프로골퍼로서는 치명적이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10년이 지나 50세의 시니어 나이가 된 지난해부터 PGA 정규투어와 PGA 챔피언스투어에 모두 출전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오히려 이번 챔피언스 투어에서 자신과 우승경쟁을 했던 ‘전설’ 베른하르트 랑거의 힘찬 스윙을 보며 다시 한번 몸 관리를 다짐하는 말을 하기도 했다. 도대체 그의 도전은 어디까지인지 궁금증이 생길 정도이니 후배 선수들에게는 롤모델이 아닐 수 없다.

또 하나의 재능...‘기부 천사’ 최경주 

최경주를 빛나게 하는 또 하나는 그의 기부 본능이다. 최경주는 PGA 5차례 정상에 올랐던 지난 2007년 ‘최경주 장학재단’을 만들고 아동 청소년 지원사업 및 지역사회 지원사업, 그리고 골프문화 향상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 기부금액만 10여 억원이 훌쩍 넘고 있다. 

그의 기부 본능은 지난 2013년 미국에서도 인정받았다. 최경주는 미국 골프기자협회(GWAA)가 선정하는 자선 대상인 ‘2013 찰리 바틀렛 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미국 골프기자협회는 1971년부터 매년 사회 공헌과 자선 활동을 펼친 프로 골퍼에게 이 상을 수여하고 있는데, 타이거 우즈(2007), 그레그 노먼(2008) 등 전 세계 골프계의 스타급 선수들이 받아왔던 상이다. 

동양인의 체력적 한계와 병마까지 극복하며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끝없는 도전을 펼치고 있는 최경주. 그는 희망을 꿈꾸는 후배 골퍼들에게 롤모델로, 때로는 경쟁자로, 때로는 스승으로 불려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진정한 팔방미인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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