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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삼류 정치쇼가 된 교육감 선거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삼류 정치쇼가 된 교육감 선거

  • 기자명 변평섭 논설고문
  • 입력 2022.06.21 00:00
  • 수정 2022.10.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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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변평섭 논설고문] 1974년 1월, 경상북도 김주만 교육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하여 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사건의 발단은 관내 고등학교 입시에 답안지가 사전 유출된 것.

관련 교사 등 4명이 구속되는가 하면 학부형들은 교육청에 몰려가 재시험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소란이 계속되자 교육자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더욱이 유족들은 장례 때 들어온 부의금 모두를 모아 장학재단을 설립해 큰 감동을 주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교육감은 교육자로서 깨끗한 표양이 되어왔지만 2007년 교육감 직선제가 도입되면서 스승의 길을 포기하는 교육감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교육계까지 부패한 정치적 술수가 춤추기 시작한 것이다.

김종성 충남도 교육감이 2015년 구속된 것을 비롯, 2017년 김복만 울산 교육감, 그리고 서울시 곽노현 교육감이 구속되는 등 4명의 교육감이 법정에 서야 했다.

최규호 전북 교육감의 경우 8년 동안 숨어지내다 2018년 인천에서 발각되어 구속되는 등 교육감의 구속 사태가 끊이질 않았다. 구속은 안 됐지만 유죄판결을 받고 교육감직을 물러난 경우도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한동안 교육감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다는 말이 유행했었다. 어떻게 사도(師道)의 모범이 되어야 할 교육감이 이럴 수 있을까?

그 첫째는 다음 재선을 위해 선거자금을 모아야 하는 절박성이고, 두 번째는 선거 때 자신을 도와준 참모들에 대한 논공행상이다. 지금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공수처에 의해 1호로 기소된 내용도 바로 이런 경우다.

이렇듯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도 선거가 끼어들면 혼탁하기 마련이다.

이번 실시된 서울시 교육감 선거 역시 정치권을 뺨치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특히 4명이나 출마한 보수 측 후보들 사이에 벌어진 추한 모습은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다. 상대 후보를 ‘미친 X’ 등 입에 담지 못할 욕설로 비방하는가 하면 어떤 후보는 삭발까지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보수 중도 후보들이 단일화를 하지 않고 현직 진보 후보에게 당선을 헌납한 데 대하여 세간의 소문은 험하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현 조희연 교육감이 기소되어 재판이 진행 중인데 교육감직 상실의 판결이 나오리라는 것이다.

그러면 그때 다시 교육감 선거가 치러질 수밖에 없는데 이번 낙선을 하더라도 인지도를 높여야 그때 가서 유리하다고 판단한다는 것.

이쯤 되면 교육자라기보다 삼류 정치꾼이 다 된 것 아닐까?

그런 데다 교육감 직선제의 여러 문제점까지 겹쳐 어떻게든 이제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자는 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첫째 이번 교육감 선거에서 4%나 되는 무효표가 쏟아졌다는 사실이다. 겨우 6,750표 차로 당락이 갈린 경남 교육감 선거에서 4만 8,594표의 무효표가 나왔고 대전시 교육감 선거에서도 1만 7천여 표의 무효표가 나오는 등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였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전국에서 일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교육개혁은 교육감 선거의 개혁에서부터 시작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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