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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긋다… 반짝이는 햇빛이 비친 잔물결의 길

[리뷰] 현대 미술사에 한 획을 긋다… 반짝이는 햇빛이 비친 잔물결의 길

  • 기자명 최한슬 기자
  • 입력 2022.04.22 19:18
  • 수정 2022.09.26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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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1 THE GLITTR PATH' 속 마스터 피스를 만나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입구 (사진=최한슬 기자)
아트스페이스 호화 입구 (사진=최한슬 기자)

[뉴스더원=최한슬 기자] '아트스페이스 호화'는 2022년 3월 서울 광화문에 새로운 복합 예술 공간 개관을 기념하며, 전시 <ACT.1 THE GLITTR PATH>를 개최했다.

본 전시는 아트스페이스 호화의 시작을 알리는 첫 번째 전시로 1970년대 이후 반인상주의, 추상표현주의, 미니멀리즘, 단색화, 등 현대미술사에서 위대한 족적을 남김 작품들을 함께 보여주며, 다채로운 동시대 현대미술의 세계를 탐닉한다.

전시명 'GLITTR PATH'는 햇빛이 물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의 길을 일컫는 말로 순우리말로 ‘윤슬’이라 한다. 액자 속 작품을 바라보면 유리에 비치는 우리네들의 모습도 바라볼 수 있다.

마르크 샤갈 'LFS FLANCES AUX ANEMONES' (사진=최한슬 기자)
마르크 샤갈 'LFS FLANCES AUX ANEMONES' (사진=최한슬 기자)

입구로 들어가 고개를 돌리면 바로 마르크 샤갈의 ‘아네모네의 여인’이 걸려있다.

파블로 피카소와 같이 20세기 최고의 화가라 불리던 샤갈의 말년 작품으로 평생 예술을 통해 연인과의 사랑을 표현한 샤갈의 풍부한 색채를 느낄 수 있다.

이강소 '청명' (사진=최한슬 기자)
이강소 '청명' (사진=최한슬 기자)

실험 미술의 거장 이강소의 ‘청명’. 무자비한 선 사이에서 느껴지는 짓눌림과 해방감이 있다.

강렬하게 느껴지는 에너지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적절한 여백의 미에 그 너머를 바라보게 된다.

그는 “관습에서 벗어난 붓질로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새롭게 경험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억눌린 감정이 풀어지는 기분이 든다.

전광영 'AGGREGATION 18 SEO53' (사진=최한슬 기자)
전광영 'AGGREGATION 18 SEO53' (사진=최한슬 기자)

한지 조형의 선구자인 전광영의 작품은 멀리서 보면 그림자가 드리워진 노을과 같다. 묘한 이끌림에 거리를 좁혀 자세히 바라보면 하나씩 접혀있는 한지의 색감과 촉감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안소니 카로 ‘RETURN' (사진=최한슬 기자)
안소니 카로 ‘RETURN' (사진=최한슬 기자)

현대 추상 조각의 거장 안소니 카로의 ‘RETURN'은 조각상의 받침을 없애고 땅 위에 바로 놓는 형태로 가까이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게 했다.

건축과 조각의 경계를 허물며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규범에서 벗어나야 한다 말한 카로의 예술 세계가 엿보인다.

니콜라스 파티 'LANESCAPE' (사진=최한슬 기자)
니콜라스 파티 'LANESCAPE' (사진=최한슬 기자)

‘차세대 데이비트 호크니’라고 불리는 니콜라스 파티는 미니멀 하면서 기괴한 느낌의 작품들이 많다. 이 작품은 따듯한 느낌의 파스텔과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며, 마치 환상 같은 풍경이 낯섦을 안겨준다.

채성필 'HISTOIRE DE BLUE' (사진=최한슬 기자)
채성필 'HISTOIRE DE BLUE' (사진=최한슬 기자)

채성필은 흙의 작가라 불린다. 그는 “내게 흙은 재료이고, 추억과 삶과 이상의 녹아있는 정신이다”라며 작품을 이루는 세계에 대해 말했다.

손가락으로 흩뿌린 물감이 비스듬히 세워진 캔버스를 따라 흘러내린다. 마치 파도의 일렁임으로 보이며 자유분방한 바다와 같다.

이우환 'FROM POINT' (사진=최한슬 기자)
이우환 'FROM POINT' (사진=최한슬 기자)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고 단색화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이우환은 단순하면서도 심오하고 철학적인 작품을 만들어낸다. ‘DILOGUE’는 텅 비어있는 공간이면서 가득참이 느껴지는데 투영된 생각 속에도 그의 철학적인 면모가 보인다.

김창열 '물방울A18' (사진=최한슬 기자)
김창열 '물방울A18' (사진=최한슬 기자)

물방울 화가로 유명한 김창열은 50년 넘게 물방울이란 소재에 매달렸다. 인간의 분노, 불안 공포 등을 ‘무(無)’로 승화한 그의 작품들은 환상적인 이미지와 사실적인 표현이 양극적이면서 조화로워 보인다.

물방울이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물방울의 그림자가 투명함 뒤의 이면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ACT.1 THE GLITTR PATH>는 산발적으로 부서진 빛의 조각들이 군집하여 황홀하게 빛나는 궤도를 선사하며, 팬데믹 시대를 지나오고 있는 우리에게 위로와 미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트스페이스 호화 관계자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복합예술공간이 되도록 다양한 작품 전시와 문화 예술을 통한 소통에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전시는 5월 8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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