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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채원의 小談-笑談한 칼럼] 현 정부 ‘퀸’ 이준석의 징계, 국민의힘의 악수(惡手)인가

[염채원의 小談-笑談한 칼럼] 현 정부 ‘퀸’ 이준석의 징계, 국민의힘의 악수(惡手)인가

  • 기자명 염채원 기자
  • 입력 2022.07.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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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위해 버린 한 수, 비수(匕首)가 되어 돌아오나?

[뉴스더원=염채원 기자] 흔히 서양식 장기라고 이야기하는 체스(Chess). 체스는 장기나 바둑과 같이 두 명이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으로, 북미와 유럽, 그리고 인도에서 높은 인기를 가지고 있는 스포츠다. 

체스는 6세기경 인도의 고대 장기인 ‘차투랑가’에서 파생된 것으로, 차투랑가는 이후 중국의 상치, 한국의 장기, 일본의 쇼기 등으로 발전했으며, 유럽으로 넘어가 현재의 체스의 원형이 되었다.

지금 우리가 즐기고 있는 것과 같은 형태는 르네상스 시대 완성된 것으로, 현재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즐기고 있으며,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임시종목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체스는 우리의 장기와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킹(King)을 잡으면 승리하는 게임으로, 이를 위해 다양한 기물(퀸, 룩, 비숍, 나이트, 폰) 등을 이용,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겨루게 된다. 이중 게임을 승리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기물은 킹과 퀸(Queen)이다. 

킹은 장기에서 왕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상대에게 잡히게 되면 게임이 끝나는 가장 중요한 기물이다. 움직이는 방법도 왕과 같아 사방과 대각선을 포함하여 단 한 칸만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왕이 장기판 하단에 있는 9칸만 움직일 수 있는 것과 달리 영역 제한이 없다는 특징이 있다.

다음으로 중요한 기물인 퀸은 좌우, 상하, 대각선. 모든 방향으로 이동 가능하여. 체스에서는 최강이라는 평가받고 있다. 특히 8방향으로 무제한 이동이 가능하기에 다른 체스 말들이 퀸을 공격하려 한다면 퀸 역시 공격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퀸 하나만으로 지고 있는 게임에서 이기거나 비기는 것도 가능한 매우 중요한 기물이다. 

이에 비슷한 수준을 가진 사람들의 경기라면 퀸이 언제 잡히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 

반면 그 중요성으로 인해 퀸을 상대에게 내주면서 전략적 이점을 잡거나, 이후 게임의 주도권을 잡아 승리하는 ‘퀸 희생’이라는 작전도 존재한다. 물론 계획 없이 죽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깊은 수읽기와 치밀한 전략 전술을 바탕으로, 게임 전체에 대한 완벽한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계획이 허술하거나 또는 아무런 생각이나 계획 없이 퀸을 내주는 것을 “보테즈 갬빗(Botez Gambit)이라 하며, 게임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 결과를 내기도 한다.

지난 7월 8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증거인멸교사 의혹과 관련된 품위유지 의무위반을 이유로 이준석 당대표에게 ‘6개월 당원권 정지’라는 결정을 내렸다. 윤리위는 이에 대해 이 대표의 행동이 당원으로서 예의를 지키고 사리에 맞게 행동하여야 하며,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윤리규칙 4조 1항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후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 대표에 대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결정과 관련해 징계 의결 즉시 효력이 발생해 당 대표의 권한이 정지되고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직무대행체제로 돌입할 것을 밝혔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윤리위의 징계에 대해 수사 절차가 아직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징계를 판단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징계 결과에 대한 처분권이 당 대표에게 있는 만큼 처분을 보류할 생각이며, ‘당대표에서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각을 세우는 모양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번 국민의힘 윤리위의 결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을 위한 징계가 아니었는가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대선 기간 불거진 당시 윤석열 후보와 이 대표 간에 앙금이 해결되지 않은 채, 취임 이후 윤 대통령의 핵심이라 불리는 ‘윤핵관’들과 이 대표와의 갈등이 본격화되었다는 점에서 이번 윤리위의 결정은 윤심(尹心)이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더불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석 달 만에 30%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국민들의 시선을 다른 곳, 즉 이 대표 사건으로 돌려 지지율 하락을 막아보겠다는 계산도 숨어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대표가 이후 검경의 수사와 법원으로부터 유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아무런 수사도 확실한 증거도, 본인의 자백도 없는 상황에서 성급한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서 이번 윤리위와 국민의힘의 결정은 킹[윤석열 정부]을 살리기 위해 퀸[이준석 대표]을 희생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킹을 살리려고 퀸을 희생시켰다면 이후 게임의 승리를 위해 당은 물론 정부에서도 철저한 계산과 계획,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후 윤핵관의 핵심인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 간의 갈등이나, 차기 당대표와 관련하여 누가 적합한지에 대해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는 것을 보면 현재 국민의힘은 승리를 위한 노력이나 개선은 보이지 않고, 아무런 계획 없이 단지 자신들의 권력을 위해 이준석을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국민의힘은 이번 체스 게임에서 ‘이준석 대표의 당원 정지’라는 ‘퀸의 희생’이 엔드 게임 후 “보테즈 갬빗(Botez Gambit)”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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