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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의 頂門一針] 이준석의 눈물, 악어의 눈물인가?

[황환택의 頂門一針] 이준석의 눈물, 악어의 눈물인가?

  • 기자명 황환택 특임교수
  • 입력 2022.08.18 00:00
  • 수정 2023.01.2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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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황환택 특임교수] 악어의 눈물(crocodile tears), 이집트 나일강(江)에 사는 악어는 사람을 잡아먹고 난 뒤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린다는 고대 서양 전설에서 유래된 말이다. 

영국이 낳은 시인이며 현재까지 가장 뛰어난 극작가로 손꼽히는 셰익스피어도 여러 작품에서 이 전설을 인용한다.

그래서 먹이를 잡아먹고 거짓 눈물을 흘리는 악어의 눈물은 위선자의 거짓 눈물을 뜻하는 말로 굳어진다. 

연식고초(鳶食枯草)라는 말도 있다. 까치 새끼를 노리는 솔개가 어미 까치를 속이기 위하여 마른풀을 뜯어먹으며 평화를 사랑하는 이웃으로 위장한다. 그것을 믿고 어미 까치는 솔개에게 새끼를 맡기고 급한 용무를 보러 간다. 뒷일은 상상에 맡긴다. 

대한민국 정치가 ‘막장 드라마’보다 심각한 막장이라는 것은 국민이 다 안다. 그래도 기본적인 상도덕이 있고 지켜야 할 선이 있기에 우리는 그들의 이전투구(泥田鬪狗)를 지켜보았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상도덕이 무너지고 지켜야 할 최후의 선마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참으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집권 여당의 대표는 국가 의전 서열 7위에 해당한다. 물론 지금은 6개월 당원 정지 중징계로 권한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비대위가 꾸려지면서 전 대표가 되었으나 이준석 전 대표는 한때 대한민국 정치의 기린아(麒麟兒)였고 희망이었다. 

물론 확인되지 않은 성 상납 의혹으로 본인의 뜻을 펼치지 못하게 된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아니며 좋은 대학을 나온 그의 자존감이 손상됨 또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며칠 전 그의 기자회견과 그 이후로 진행되는 언행은 정치인을 떠나 인간적인 상식마저 포기한 듯한 발언에 아연실색(啞然失色)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이런 발언을 한다.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 선거 과정 중에서 그 자괴감에 몇 번이나 뿌리치고 연을 끊고 싶었다.” 

양두구육(羊頭狗肉), 양의 머리를 내걸고 개고기를 판다는 말이다. 여기서 개고기를 파는 사람은 이 대표 자신이고 그가 판 개고기는 바로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 대통령이다. 물론 비유적 표현일 것이다. 

그래도 헌법에 따라 선출된 최고 지도자를 그것도 자신이 당 대표를 하면서 지원했던 대통령을 개고기라 말할 수 있을까. 만약에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금처럼 20%대가 아니었다면 그는 감히 대통령을 개고기에 비유할 수 있었는지 묻고 싶다. 

윤핵관 책임론을 거론하며 ‘전면전’을 선포해도 좋고 차기 당권이나 대권을 노려도 좋다. 그것은 그의 자유 의지이며 권리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해야 할 말이 있고 절대로 해서는 안 될 말이 있지 않은가. 

이 대표는 성명서를 낭독하며 눈물을 흘렸다. 눈물의 의미를 묻자 그는 “분노의 의미가 가장 큰 것 같다”라고 말한다. 그럼 그가 흘린 눈물은 무엇에 대한 분노이며 무엇을 위해 흘린 눈물일까. 

그럼 악어는 왜 눈물을 흘릴까. 그것은 악어는 먹이를 먹을 때 슬퍼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눈물샘의 신경과 입을 움직이는 신경이 같아 먹이를 삼키기 좋게 수분을 보충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먹이를 먹으며 흘린 악어나 마른풀을 뜯어먹으며 까치를 속인 솔개처럼 그의 눈물도 그저 자신만의 생존을 위해 흘린 눈물이 아닐까. 물론 그에 대한 답은 이준석 대표만이 알 것이다. 

그래도 이 대표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38세 이준석 전 대표님, 이제 그런 눈물 그만 흘리시지요. 마른풀도 그만 뜯고요. 차라리 26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당당함이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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