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황환택의 頂門一針] 윤석열 대통령의 100일, 사면민가(四面民歌)?

[황환택의 頂門一針] 윤석열 대통령의 100일, 사면민가(四面民歌)?

  • 기자명 황환택 특임교수
  • 입력 2022.08.25 00:00
  • 수정 2022.08.25 03:5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황환택 특임교수] 사면초가(四面楚歌), 산을 뽑을 만큼의 힘과 기세를 가지고 있었던 초나라 항우가 한나라 유방의 군사에게 포위되었을 때 사방에서 초(楚) 나라의 노랫소리, 적에게 둘러싸인 상태로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처지를 말한다. 

항우는 사면초가(四面楚歌)에 패배를 절감했으나 취임 100일이 지난 윤석열 대통령은 사면민가(四面民歌), 즉 동서남북 사면에서 들리는 더불어민주당의 노랫소리를 들으며 무슨 생각을 할까. 

백일(百日)은 태어난 아기가 100일 동안 별 탈 없이 무사히 버텨낸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다. 윤 대통령의 취임 백일은 여론 기준으로 보면 무사히 버텨낸 것을 축하하기 어려운 참담한 수준이다. 

한때 대선 득표율 48.65%의 절반 수준인 20%대까지 곤두박질쳤다. 주요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대거 등을 돌렸다는 방증이다. 여느 정권의 말기 레임덕 수준보다도 못한 지경이다. 

무엇이 윤 대통령을 사면민가(四面民歌)로 몰아갔을까. 많은 이들은 ‘경험과 능력 부족’, ‘독단적이고 일방적’, ‘부적절한 인사’, ‘정책 비전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육사 시인은 칠월(음력)을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 노래했으나 윤 대통령에게는 이육사 시인의 절정(絶頂)이 생각날 정도다. 

매운 계절의 채찍에 갈겨 / 마침내 북방(北方)으로 휩쓸려 오다. // 하늘도 그만 지쳐 끝난 고원(高原) / 서릿발 칼날 진 그 위에 서다. 

그렇다. 지금 윤 대통령에게는 이 계절이 여름이 아닌 매운 겨울철 하늘도 끝난 칼날 진 고원에 서 있는 심정일 것이다. 

위기는 외부에서 들려오는 민가(民歌)에만 있지 않다. 이준석 전 대표로 시작되는 ‘내부 총질’에 뒷머리가 서늘하다. 내부의 총질은 하루 이틀 내에 그칠 것 같지도 않다. 

거기에 지금 나라 안팎의 상황은 풍전등화(風前燈火)다. 인플레, 금리, 환율 등 삼고(三高) 현상에 외교와 안보도 위기 그 자체다. 미·중의 신냉전 체제도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데 사회 갈등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제 윤 대통령은 남은 1700여 일을 위해 원점에서 새로운 각오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쳐야 한다. ‘담대한 구상과 변화’에 나서야 한다. 단순히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통합과 협치를 실천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라 했으나 처음 해보기는 누구나 마찬가지였다. 이런 말로 넘어가기에는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너무 무겁다. 

그래도 우리는 윤 대통령의 열정과 진정성을 믿는다. 아니 믿어야 한다. 이것은 대통령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중차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대통령 평가의 절대적 기준도 아니다. 어쩌면 지난 100일이 어떤 변화나 성과를 내기에 짧은 시간일 수도 있다. 임기는 아직 4년 8개월여나 남아있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이 윤 대통령을 택한 것은 ‘상식과 공정’을 바로 세워 국민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경제를 회복시키고, 집값을 안정시키고, 일자리를 늘려 민생을 돌보라는 간절함이었다. 

이육사 시인은 ‘광야’라는 시에서 ‘지금 눈 내리고 /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라 했다. 

지금 윤 대통령의 계절이 비록 ‘눈 내리는 차가운 겨울’일지라도 ‘매화 향기 홀로 가득한 이 땅에 노래의 씨’를 뿌려야 할 것이다. 

백척간두(百尺竿頭), 절체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진일보(進一步), 그 길만이 사방에서 민주당의 노랫소리만 들리는 사면민가(四面民歌)의 위기를 온 세상(四面)에서 국정을 칭송하는 백성(民)의 노랫소리(歌)로 가득하게 하는 것이며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다. 

그래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오늘을 목놓아 부르지 않겠는가.

저작권자 © 뉴스더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