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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의 頂門一針] 궁함과 거짓말 “이제 술 먹지 말고 일찍 들어가라”

[황환택의 頂門一針] 궁함과 거짓말 “이제 술 먹지 말고 일찍 들어가라”

  • 기자명 황환택 대기자
  • 입력 2022.1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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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황환택 대기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새는 궁(窮)하면 아무것이나 쪼아먹게 되며, 짐승은 궁하면 사람을 해치게 되며, 사람이 궁하면 거짓말을 하게 된다.” 

사람은 과학적으로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다. 이 말은 ‘지혜(슬기)가 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인류의 진화 단계 중 가장 진화한 단계다.

가장 진화한 이 인류는 화려한 언어 구사 능력이 있어 거짓말의 범위가 넓다. 타고난 거짓말쟁이인 인류는 남을 속이는 것을 넘어 심지어 자신을 속이는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최근 대한민국을 흔든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사실 첼리스트 한 사람의 거짓말에서 비롯됐다. 이 거짓말에는 등장인물이 참 대단하다. 대한민국 최고지도자 윤석열 대통령, 한동훈 법무부 장관, 김앤장 변호사 30명이 주인공이니 참 방대하다. 거기에 그랜드피아노에 ‘동백 아가씨’까지 등장하니 참 소설 한 편으로 부족함이 없다. 

사실 이 사건은 복잡하지 않다. 사건 제보의 시작이 된 첼리스트가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귀가가 늦은 것에 대하여 거짓말을 한다. 남자친구는 이 대화를 녹취하여 뉴스 유튜브에 제보하였고 이 제보가 김 의원의 질문을 위한 재료가 된다.

이 핵폭탄급 거짓말이 국회에서 면책특권을 방패로 세상에 던져지자 핵폭탄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누군가는 장관직을 걸었고 누군가는 당직을 내려놓아야 하는 형편에 몰렸으며 당의 지지도까지 흔들었다.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인간은 궁(窮)하면 거짓말을 한다. 첼리스트는 남자친구에게 귀가가 늦은 것에 대한 변명이 궁해서 거짓말을 했다. 

그럼 김 의원은 이 사건을 정말 사실로 알았을까. 아니면 그도 무엇인가가 궁했기에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이 자료를 세상에 내놓았을까. 이 부분은 사실 아무도 모른다. 인간의 거짓말은 의식 세계뿐 아니나 무의식의 세계도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만약 거짓말인 줄 모르고 이 자료를 사용했다면 그와 의원 사무실 보좌관, 비서관은 모두 바보일 것이고, 거짓말임을 알면서 사용했다면 그도 무엇인가가 궁해서 이 거짓말을 했으며 심지어는 자기를 속이려 했을 것이라 추정된다. 

인류가 하는 거짓말의 목적은 이익 추구다. 거짓말이 통한다면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궁한 처지에 있다면 더욱 거짓말의 유혹을 이기기 어렵다. 

김 의원은 어떤 궁함에서 거짓말을 했으며, 만약 거짓말을 했다면 어떤 이익을 추구했을까. 김 의원이 궁한 것은 대체로 두 가지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실장이 잇달아 구속기소 되면서 ‘대장동 게이트’의 칼날이 이 대표를 향하고 있다. 이러한 당 대표를 향하고 있는 검찰의 예리한 칼날에 대한 방어가 첫째 궁함이다. 물론 이 대표를 위해 몸을 던졌는지는 김 의원만이 알 일이다. 

다른 궁함은 후원금이 아닐까 하는 세간의 추측이 있다. 이 사태 작년 후원금 모금액인 9928만 원을 훌쩍 뛰어넘어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원금 모금 한도액인 ‘1억5000만 원’을 모두 채웠다. 흑색선전과 가짜뉴스로 돈을 모았으니 궁함은 면하게 된 셈이다. 

2022 한국의 직업의식 및 직업윤리 조사 결과를 보면 국회의원은 ‘지위는 가장 높고 윤리의식은 최하위 집단’이다. 이것이 정치인을 바라보는 세간의 민심이다. 그러니 정치하시는 분들 제발 높은 지위 자랑하지만 말고 윤리와 도덕심도 좀 키우시라. 거짓말도 아예 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 적당히들 하고. 

모든 생명체는 생존과 번식을 위해 속임수를 쓴다. 이것은 본능이다. 그래서 크게 뭐라 할 생각은 없다. 그래도 정치인은 아니나 궁(窮)했던 첼리스트에게 한마디 하고 싶다. 당신 아니어도 이 세상은 시끄럽고 힘들다. 

“이제 술 먹지 말고 집에 일찍 일찍 들어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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