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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의 頂門一針] 송구영신(送舊迎新), 근하신년(謹賀新年)

[황환택의 頂門一針] 송구영신(送舊迎新), 근하신년(謹賀新年)

  • 기자명 황환택 대기자
  • 입력 2022.12.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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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황환택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

[뉴스더원=황환택 대기자] 우리는 늘 이맘때면 다사다난(多事多難)이라 말한다. 표현은 진부하나 그만큼 적절한 표현도 드물다.

2022년 한 해도 참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좋은 일도 많았지만 힘들고 어렵던 일이 더 많았던 해였다. 

우리는 2022년 한 해를 좌고우면(左顧右眄)할 겨를도 없이 숨 가쁘게 달려왔다. 뒤를 돌아보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마는 그래도 잠시나마 격동의 한 해를 뒤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2022년은 임인년 검은 호랑이해였다. 호랑이는 맹수로 두려움의 대상이며 사악한 잡귀를 물리치는 영물이다. 새롭게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했던 2022년이 이렇게 막을 내린다. 누군가에게는 기쁨과 즐거움의 한 해였을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패배와 아픔의 해였을 것이다. 

한 해를 며칠 남기고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에너지와 곡물 상승세로 인해 물가는 치솟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는 침체하고,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3고 현상으로 서민의 허리가 휘었다. 정치권은 늘 당리당략과 이합집산과 치졸한 당권경쟁으로 갈등과 비난만이 가득한 시간으로 기억된다. 

끝없이 오를 것 같던 부동산의 거품이 꺼지면서 ‘영끌’로 투자했던 많은 이들이 절망하였으며, 청년 실업은 청년들의 희망을 앗아갔다. 이태원 참사로 158명의 젊은이가 희생된 슬픔이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 

연암 박지원이 소설 <호질(虎叱)>에서 말했던 것처럼 “호랑이는 착하며 성스럽고, 문무를 겸비하고, 자애롭고 효성스러우며, 지혜롭고도 인자하며, 엉큼스럽고 날래며, 세차고 사납기가 천하에 대적할 자가 없다”기에 우리는 2022년 검은 호랑이해에 호랑이 같은 지도자를 선택했다. 평가는 역사의 몫이기에 잠시 미루자. 

새해 2023년은 계묘년(癸卯年)이다. 癸(계)는 열 번째 천간, 북방계를 의미하며, 卯(묘)의 뜻은 넷째 지지, 토끼를 의미한다. 북방은 검은색이기에 계묘년은 ‘검은 토끼해’다. 癸(계)는 물을 뜻하고 먹거리를 상징하고 卯(묘)는 생활력의 토끼를 의미한다. 즉 검은 토끼해는 먹거리를 만들어내나 분수를 지키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 담겼다. 

토끼는 매우 지혜로운 동물이다. 교토삼굴(狡免三窟)이라는 말은 토끼가 꾀 많고 영리하여 위기에 대비하여 여러 개의 굴을 따로 파는 동물이라는 말이다. 그러니 2023년은 각종 재난에서 벗어나는 지혜와 먹거리를 마련하는 재능이 빛을 발할 수 있는 해가 되어야 한다. 

돌아보면 우리는 힘겹고 어려웠던 지난 한 해에도 열심히 일하고 달려왔다, 평탄한 길보다는 험한 길이, 내리막길보다는 오르막길이 많았으나 각자의 영역에서 뛰고 또 뛰었다. 

현실이 어렵고 힘들다 하여 우리가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영국의 시인 셸리가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겨울이 지나고 2023년의 새봄이 왔을 때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이 아닌 춘래이진춘(春來而眞春, 진정한 봄이 왔다)이라 말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어느 시인이 ‘새해 첫 기적’이라는 시에서 이렇게 썼다. 

'황새는 날아서 / 말은 뛰어서 / 거북이는 걸어서 / 달팽이는 기어서 / 굼벵이는 굴렀는데 / 한날한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 // 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 

그렇다. 황새, 말, 거북이, 달팽이, 굼벵이도, 심지어 바위조차도 새해에는 모두 함께 가는 기적을 이루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송구영신(送舊迎新), 우리는 이제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이해야 한다. 근하신년(謹賀新年), 작은 희망이라도 가슴에 품고 새해를 맞이하자. 

지난 한 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삼가 새해를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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