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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국민의힘, 천막당사를 차렸던 절박함이 없다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국민의힘, 천막당사를 차렸던 절박함이 없다

  • 기자명 변평섭 논설고문
  • 입력 2022.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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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변평섭 논설고문] 2021년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 망신을 당하고 돌아온 우리 야구팀에 대하여 야구 원로 한 분이 “배에 기름이 껴서 투혼도 없고 프로정신도 없었다”라고 지적했다. 참으로 뼈아픈 충고였다.

요즘 국민의힘에 대해서 ‘웰빙 정당’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을 보면 원로 야구인의 충고가 여기에도 해당되지 않나 생각이 든다.

원래 웰빙(well-being)이란 개인의 행복에 만족하며 건강한 삶을 영위한다는 뜻이고 그 반대가 일빙(ill-being)으로 병과 고난을 그냥 지니고 살아간다는 것이니 웰빙이라는 말이 좋은 의미다.

그런데 정치에서 ‘웰빙 정당’이라고 하면 투혼도 없고 배고픔에서 벗어나려는 헝그리정신이나 현실을 극복하려는 혁신마저 없는 정당임을 뜻한다.

그리고 지도자라고 자처하는 인물들 역시 2002년 월드컵 영웅 히딩크 감독이 보여줬던 원초적이고 강인한 리더십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정당을 ‘웰빙 정당’이라 부르는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민의힘이 웰빙 정당 소리를 듣게 된 것은 10년도 더 넘었다.

2006년 5월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을 가리켜 '웰빙이 아니라 일빙 정당'이라고 비난한 것을 보면 꽤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것이 또한 보수 정당의 운명인 것처럼 보인다.

사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모두 승리한 것은 치열하게 잘 싸웠기 때문이 아니라 그동안 민주당 정권의 내로남불, 불공정 행태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가져다준 선물이었다.

그래서 국민의힘은 선거가 끝난 후 6개월여 당내 내분으로 진흙탕 싸움하느라 세월 다 보냈다. 이준석 전 대표, 윤핵관, 휴대폰 문자 파동,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이 이상 국민에게 보여준 것이 뭐가 있을까?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것 말고는 특별히 생각나는 것도 없지만 그마저도 대통령 관저로 쓰일 외교부 장관 공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여름이 다 가도록 시간을 끌고 있고 새 대통령실 이전비용 산출이 매끄럽지 못해 잡음만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하면 이제 정부 출범 5개월밖에 되지 않았느냐, 그리고 거대 민주당에 발목이 잡혀있지 않느냐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6개월에 금융실명제라는 역사적 개혁을 이룩했고 군부의 특권 그룹으로 군림하던 하나회를 해체시켜 떨어진 별이 90여 개나 된다고 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정부는 아무리 여소야대라 해도 너무 조용하다. 경제 전문가로 기대했던 한덕수 국무총리나 추경호 기재부 장관 역시 이 경제 위기에 국민에게 무엇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얌전하기만 하다.

치열함, 물고 늘어지는 투혼, 철저한 프로정신, 배고픔에서 벗어나려는 헝그리정신… 이런 것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세간에서는 한동훈 법무장관만이 프로정신과 투혼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정말 정부 여당은 ‘헤쳐 모여’ 수준의 강도 높은 쇄신을 해야 산다.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시절 여의도 공터에 천막당사를 차려 절박한 모습을 보여 ‘차떼기’ 정당의 굴레를 벗어났듯이 그런 각오를 가져야 한다.

어느 국민의힘 원로 정치인이 고백하였듯이 고관대작 지내고 국회의원을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 국비로 세계여행하는 것이 꿈인 사람을 청산해야 ‘웰빙 정당’의 굴레를 벗어나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대통령 취임 6개월도 안 돼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집회에 나가 정권 퇴진을 외치는 마당에 정부 여당은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후회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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