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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이야기] 대통령 퇴임 후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더니…

[변평섭의 세상이야기] 대통령 퇴임 후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더니…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2.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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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정무부시장

[뉴스더원=변평섭 논설고문] ‘트럼프 아웃!’ 미국의 중간 선거 결과 엉뚱하게도 미 공화당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현상이다.

트럼프 미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자신이 밀고 있는 주지사, 상원의원 후보들을 모두 당선시켜 2024년 대권 도전에 나설 계획이었고 이를 위해 전국을 누비며 열성적으로 선거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그가 밀었던 후보들은 거의 패배했고 결과적으로 하원은 가까스로 과반을, 상원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의 민주당이 승리하는 것으로 끝났다.

그러자 공화당의 패인이 트럼프 때문이라는 주장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가 2년 전 바이든의 당선에 불복하고 의사당 난입의 배후로 지목된 점, 몇 가지 혐의로 수사를 받는 등 사법리스크와 함께 사회를 시끄럽게 하는 그의 언행이 공화당에 역풍을 불러왔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가 바이든 대통령을 도와준 꼴이 됐다는 것. 

트럼프는 특별한 예외이지만 대부분 전통적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고향에 머물러 자서전을 쓰거나 강연을 하는 등 조용히 여생을 보낸다. 그들이 워싱턴에 모이는 경우는 전직 대통령의 장례식, 또는 아프가니스탄 등 해외에서 전사한 장병들의 유해가 귀환할 때 등 기회가 흔치 않다.

카터는 미국 대통령 중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었다. 우리 박정희 대통령과도 주한미군 철군 문제 등으로 갈등이 컸던 인물. 그러나 퇴임 후 고향에서 정치와 담을 쌓고 주일학교 교사를 하는가 하면 ‘헤비타트’라 하여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사랑의 집 짓기 운동을 벌여 존경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 전직 대통령들은 어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 중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오랫동안 교도소 생활을 해야 했으며 특히 이명박 전 대통령은 아직도 형기를 다 마치지 못한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잊혀진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의 존재는 잊혀지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더 화제가 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에 대한 검찰 수사를 거부하자 “대통령이라고 예우할 게 아니라 피의자로 다루면 된다. 퇴임 후 불기소 특권이 없어지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그런데 막상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관하여 감사원이 서면조사를 하려고 하자 “대단히 무례하다”고 조사를 거부했다. 오히려 민주당은 감사원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소위 “감사완박”이라 하여 감사원이 함부로 감사를 하지 못 하게 하는 법을 만들려 하고 있다. 그러니 세상이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또한 문 전 대통령의 딸은 트위터를 통해 간간이 아버지 소식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이래저래 잊혀지는 사람이 아니라 ‘기억의 사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요즘에는 문 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풍산개 때문에 외국에까지 시끄럽다.

국내는 물론 미국 CNN, 영국 BBC 등 세계 주요 언론이 ‘김정은 풍산개 소동’을 재미있는 화젯거리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의 개가 남한 정치권에 싸움을 붙이고 있다’는 식이다.

문 전 대통령 측은 개를 반환하는 것에 대한 비판이 오히려 매달 250만 원의 사육비를 들여 6개월 키워준 것에 고마워해야 한다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개 3마리도 간수 못 하면서 어떻게 대한민국을 5년이나 통치했느냐”고 SNS에 글을 올렸다.

세금 1원도 내지 않고 연금으로 1300만 원을 받는 입장에 250만 원이 그렇게 부담이냐는 반론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의료비, 교통비, 경호원에 비서관… 등등 온갖 혜택을 다 받으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들은 퇴임하고도 잊혀지지 않고 시끄러워야 하는 게 운명인지 모르겠다. 우리나라를 ‘조용한 아침의 나라’(朝鮮)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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