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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독성 쓰레기가 되어버린 SNS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독성 쓰레기가 되어버린 SNS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4.02.13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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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뉴스더원]필리핀계 미국 언론인 마리아 레서가 2021년 노벨 평화상을 받고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수상 소감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SNS(소셜미디어)는 독성 쓰레기(Toxic Sludge)라고 혹평하면서 우리 사회에 이 독성 쓰레기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고 개탄했다.

가령 잘 알려진 연예인이 마약과 관련한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있었다고 하자. 그러면 그 순간부터 그 연예인은 수많은 종류의 SNS의 정신적 고문을 당하게 된다. 없던 연인이 등장하고 심지어 동거하면서 마약에 손을 댔다는 등… 시작도 끝도 없는 가짜뉴스가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다.

일부 유튜버와 인터넷 매체들은 재빨리 영상을 만들고 업로드를 하여 조회수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인다. 조회수가 높을수록 수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제목도 과장이 지나치고 선정적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어가 보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믿거나 말거나 무책임하게 뱉어내는 것이다.

그러니 실제로 구독자의 관심거리가 될 만한 사건이 벌어지면 벌떼처럼 덤벼든다. 연예인, 유명 스포츠맨, 국회의원, 재벌, 대통령… 등등, 대중의 관심이 큰 계층일수록 더 그렇다.

그래서 이들 부류를 ‘사이버 렉카’라고 부르기도 한다. 도로에서 자동차 사고가 나면 사방에서 몰려드는 렉카차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더 악의적인 것은 사이버 공간에서의 아동 성착취다.

그 대표적인 것이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자행된 ‘N번방 사건’이다.

징역 42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주범 조주빈 등은 텔레그램 등 SNS를 이용해 미성년 소녀들을 성착취한 것으로 가담자가 6만 명에 이르는 디지털 성범죄의 대표적인 케이스다.

성착취를 당한 피해 미성년자들은 씻을 수 없는 악몽에 시달리다 우울증에 걸리거나 심한 경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경우까지 있으니 그야말로 ‘독성 쓰레기’가 아닐까?

이와 같은 SNS의 독성은 마침내 미국에서는 ‘우리 어린이를 보호하자’라는 운동을 정치권에서 적극 전개하기 시작했다. 지난 1월 31일에는 미 상원 법사위원회에서 주커버그 메타 회장 등 미국 SNS를 좌우하는 4대 CEO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가 진행되기도 했다.

방청석에는 SNS에서 벌어진 불법 성착취로 집단 따돌림을 당했거나 우울증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어린이들의 부모들, 그리고 그릇된 콘텐츠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청소년 부모들이 자리를 메우고 있었다.

이날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발언을 통해 “당신의 제품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라며 CEO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주커버그 메타 회장은 그 자리에서 피해 가족들을 향해 사과했다. 그래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당신들 손에 피가 묻어있다”라며 계속 공격했다.

미국에서 1년에 성착취 신고가 3천 600만 건에 이른다는 것과 마약 문제 등 SNS가 쏟아내는 역기능을 심각하게 질타하는 청문회는 4시간이나 이어졌다.

이날 CEO들은 이와 같은 SNS의 역기능을 제어할 장치 마련에 공감을 표시했다.

우리나라도 미국 못지않게 SNS의 심각한 역기능이 활개를 치고 있다.

조주빈의 ‘N번방’ 사건이 그것을 말해준다. 그러나 과연 ‘N번방’ 사건 같은 ‘제2의 N번방’은 없을까? 간첩 잡기보다 더 어렵다는 사이버 범죄, 그 어느 곳에서 또 음습한 곳에서 동아리를 틀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나라의 뿌리를 보호하기 위해 선거가 한창 뜨거운 미국에서는 정치권이 악성 사이버 제어장치에 앞장서고 있는데 우리 정치권이 무관심한 것은 선거 때문인가, 아예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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