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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다시 불붙는 ‘86 운동권 세대’ 퇴진

[변평섭의 세상 이야기] 다시 불붙는 ‘86 운동권 세대’ 퇴진

  • 기자명 변평섭
  • 입력 2024.01.09 10:30
  • 수정 2024.01.1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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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변평섭 논설고문. 前 세종시 정무부시장    

[뉴스더원]미국의 한 도시에 존경받는 성직자가 있었다. 특히 그는 영화를 비롯, 영상 매체들이 지나치게 성적 표현을 하여 청소년뿐 아니라 전체적인 사회 윤리를 오염시키고 있는 것에 분개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 도시의 시장은 그 성직자를 영상 매체의 등급을 심사하는 위원회의 위원으로 위촉했다.

그는 철저하게 심사를 하여 ‘관람 불가’의 판정을 많이 내렸다.

하지만 그가 많은 불량 매체를 계속 접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오염되어 마침내 성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남모르게 윤락가를 출입하다 경찰에 적발된 것이다. 그를 존경하던 시민들은 크게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듯 유혹의 실체는 존경받는 성직자도 파멸로 몰아간다.

정부의 무능과 부정부패 추방을 내걸고 5·16 쿠데타를 일으켰던 젊은 군인들―그러나 그들이 군복을 벗고 정치와 권력에 맛을 들이기 시작하면서 부패의 늪에 빠지는 것은 우리는 보아왔다.

이들의 타락은 정치와 권력을 구별하지 못하고 권력이 곧 정치로 착각하기 시작하면서 비롯되었다.

국회의원 금 배지를 다는 순간 180여 가지의 특권이 주어지는 그 유혹의 실체에 빠지는 것이다.

장관과 고위 공직자들을 불러세워 호통을 칠 때야말로 사단장, 군단장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짜릿한 권력의 맛이 있지 않은가. 그렇게 하여 점점 ‘구국의 횃불’이 되겠다는 초심은 변질되고 오히려 그렇게 미워했던 기득권자가 되어버린다.

요즘 80년대 학생운동 출신 정치인들의 퇴진론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한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도 ‘86세대 운동권 정치인의 퇴진’에 대해 58%가 공감을 나타냈다. 지난해 한 여론조사에서는 49.6%가 퇴진에 찬성했고 35.2%가 반대한 것과 비교하면 ‘퇴진론’이 더 높아진 것이다.

특히 올해의 조사에서 중도층의 55%가 퇴진론에 공감하고, 진보층에서도 49%나 되고 있어 이제 86세대의 정치 퇴진은 대세가 될 것 같다.

사실 이들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은 30년 긴 세월, 야당의 주류를 이루어왔으니 유권자들에게 피로감을 줄 만도 하다.

이처럼 국민들에게 피로감을 준 것은 그들만의 ‘선민의식’이 가져온 ‘내로남불’일 것이다. 그 ‘내로남불’은 조국 전 법무장관 사태에서 정점을 이루었고 다시 송영길 전 민주당 ‘돈 봉투 사건’으로 계속돼 외국에서 한국의 ‘김치’처럼 ‘내로남불’이 고유명사가 될 지경이 되었다.

의정활동 중에도 수억 원대의 코인 놀이를 하여 윤리위에 회부되고도 부끄러운 죄의식 없이 마이크를 잡고 ‘민주주의’를 외치는가 하면 ‘암컷’이라고 여성을 비하하는데도 옆에 앉아 박장대소하는 민주당 국회의원 등등…

그야말로 ‘선택적 양심’이고 ‘선택적 정의’인 것이다.

그들이 미 대사관 담을 넘고, 최루탄 가스 속에서도 민주주의와 군부독재 퇴진을 외칠 때는 정치에 뛰어들어 ‘내로남불’의 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2007년 12월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자 노무현 전 대통령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이제 우리는 폐족(廢族)’이라고 고백했을 때 운동권 정치의 끝자락임을 자각했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폐족’은 부활하여 긴 세월 야당 정치의 주류를 이루었으며 갓 정치무대에 등장한 한동훈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부터 “수십 년간 386, 486, 586, 686이 되도록 썼던 영수증을 또 내밀며 대대손손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라는 비판을 감내해야 할 지경이 되었다. 폐족은 부활하고 또 폐족이 되고… 그렇게 윤회하는 것인가?

이제 90일만 지나면 86 운동권 정치의 퇴진이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 될지, 다시 부활하는 폐족이 될지 판가름 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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