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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석열 대통령과 한라산 소주

[사설] 윤석열 대통령과 한라산 소주

  • 기자명 뉴스더원
  • 입력 2022.10.05 00:00
  • 수정 2022.10.27 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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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 요즘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라산 소주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있다고 한다. 20%대 초반으로 떨어진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국내산 소주 중에 가장 높은 도수(21%)인 한라산 소주와 경쟁 중이라는 ‘웃픈’ 이야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가 바닥을 찍고 있다. 취임 6개월여 만에 50%대로 출발했던 국정 지지율이 반 토막이 났다. 대선 때 표를 몰아줬던 중도층의 지지는 빠진 지 오래고 전통 보수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대체적이다. 이대로라면 국정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깊은 성찰과 혁신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갤럽의 9월 5주 차 정례 여론조사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 11.2%)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윤석열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는지 물은 결과, 24%만이 긍정 평가했고 부정평가는 65%에 달했다. 

24%는 국정농단으로 대통령이 탄핵당한 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받은 득표율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24%대 지지율은 콘크리트 지지층에 해당하는 수치라는 점에서 취임 후 최저치를 찍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의미하는 바는 매우 엄중해보인다.

그 이유는 다름 아닌, 해당 조사에서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들에게 긍정 평가 이유를 물은 결과인데 가장 많은 답변은 ‘모름과 응답거절(23%)’이었다. 이보다 앞선 9월 4주 차의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 직무수행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응답자 중 21%가 긍정 평가 이유에 대해 '모름·응답거절'을 택했다. 이유를 댈 수는 없지만,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지지한다는 응답률의 의미는 ‘이래도 저래도’ 지지하겠다는 ‘묻지마 지지층’ 다시말해 콘크리트 지지층인 셈이다. 

결국, 지난 대선에서 보수와 중도층의 지지로 당선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외교논란과 인사 난맥상을 겪으면서 중도층과 보수층의 이탈로 지지율이 급락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집권 반년 만에 20~30%대의 지지율을 보이는 것은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물론, 대통령제하에서 정권의 지지율은 시간이 흐르면서 내림세를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경우, 중도층 이탈이 단기간에 빠르게 이뤄졌고 심지어 지지층 이탈 국면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민심의 경고'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더욱이 야당의 발목잡기나 좌파 언론의 탓이라고만 여기기에는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민심의 파고가 너무 거세다. 정부·여당의 안일한 현실 인식 타파가 필요한 이유다.

인정과 사과는 적절한 시기를 놓치면 그 효과와 의미가 반감되기 쉽다. 잇따른 외교 참사와 욕설 논란에 대해서는 보수 언론조차도 대통령의 빠른 사과를 권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지지율이 바닥을 쳤으니 반등하는 일만 남았다는 대통령 주변의 안일한 현실 인식이 사태를 이만큼 키우고, 민심을 등지게 한 주된 이유였음을 집권여당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된다. 

대통령의 불행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국가 전체의 불행이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던 초심으로 윤 대통령 본인과 본인 주변의 리스크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극복해나가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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