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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혁신당 지지율에 담긴 함의(含意)

[사설] 조국혁신당 지지율에 담긴 함의(含意)

  • 기자명 뉴스더원
  • 입력 2024.03.14 09:00
  • 수정 2024.03.14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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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 비례 위성 정당의 지지율을 웃도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치솟는 지지율이 투표율을 끌어올려 지역구 선거에서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과 함께 야심 차게 출범시켰던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 당선 가능 의석이 줄어들어 비례의석 수가 3~6석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이래저래 떨어진 지지율만큼이나 속내가 타들어 가는 민주당의 현 상황이 읽혀진다.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가 한겨레신문사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인천·경기 거주 성인 1008명에게 전화면접 조사(CATI) 방식으로 비례대표 투표 정당에 대해 물은 결과 국민의힘 비례 위성 정당인 국민의미래 31%, 민주당 비례 위성 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19%, 조국혁신당 19% 등 순으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의 선전은 민주당 지지층의 분산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90%가 지역구 투표에서 민주당을 택하겠다고 했지만, 비례대표 정당투표 의향을 묻자 민주연합 응답률이 46%, 조국혁신당은 33%로 갈라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0.3%.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구에서는 민주당을, 비례대표 선거에서는 조국혁신당을 찍어달라는 이른바 ‘지민비조’ 구호가 현실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민주당으로서는 마냥 달가워할 수 없게 됐다. 조국혁신당의 상승세로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안정권 의석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당선안정권을 20번까지로 전망했다. 이에 절반인 10석을 민주당 몫으로 챙기고, 나머지 10석은 진보당·새진보연합·시민사회에 후하게 나눠줬다. 그런데 조국혁신당의 급상승세가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정당투표 지지율을 깎아내리면서 문제가 생겼다.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의 합의에 따르면, 비례대표 순번 20번까지는 시민사회·진보당·새진보연합·민주당이 번갈아 가면서 후보를 배정받기로 했다. 21번부터 30번까지는 민주당이 독자 추천을 하게 돼 있지만, 사실상 21번부터는 당선권 밖이다. 결국, 당선권인 20번까지의 20석에서 민주당의 몫은 10석이고 시민사회·진보당·새진보연합의 몫이 각각 4석·3석·3석으로 나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최근의 비례대표 정당투표 지지율을 감안해 더불어민주연합에서 12번까지 당선된다고 하면 민주당이 차지하게 되는 의석수는 고작 3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20번까지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6석에 그치게 된다. 진보당·새진보연합 등 군소정당과 다를 바 없는 비례대표 의석을 갖게 되는 셈이다. 민주당 일각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다.

한편으로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국민의힘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다는 이유를 들어 지역구 254석 중 절반에 가까운 수도권 122석(서울 48석·경기 60석·인천 14석) 경합지역에서 민주당의 경합 우세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주당 지지자가 정당 비례투표로 조국혁신당을 지지할 수는 있어도, 조국혁신당 지지자가 반드시 민주당에 투표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일종의 희망 회로에 불과하다. 민주당 공천 파동과 위성 정당 비례대표 후보의 종북·반미 성향 논란이 야권 지지 성향 유권자의 조국혁신당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기 때문이다.

또한, 민주당에 실망해 자칫 투표 포기로 이어질 뻔한 중도 지지층이 대안으로 조국혁신당을 택해 투표율을 끌어올려 파이가 커진다는 조국 대표의 발언 역시 일종의 ‘풍선 효과’를 간과한 듯하다. 조 대표와 민주당 이재명 대표 지지층은 민주당 강성 지지층으로 겹치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지난 정권, 조국 사태를 겪으며 많은 중도 지지층이 민주당 지지를 거둬들인 것을 고려한다면 22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양당 대표의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모멘텀도 없이 중도층이 갑작스럽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낼 이유는 더더욱 없어 보인다.

2심에서 2년 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구속을 면한 뒤 국민에게 비법률적 심판을 받겠다는 조 대표의 창당 이유는 ‘방탄 국회’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여기에 민주당의 강성 지지층 말고 누가 동조할 것이라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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