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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막말 논란’ 부적격 후보 국민이 걸러내는 수 밖에

[사설] ‘막말 논란’ 부적격 후보 국민이 걸러내는 수 밖에

  • 기자명 뉴스더원
  • 입력 2024.03.21 09:00
  • 수정 2024.03.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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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더원]4·10 총선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거 막말로 논란을 빚은 인사들이 줄줄이 공천 취소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인사가 당의 공천 심사기준을 통과했다는 것 자체가 공심위의 부실검증이라는 반증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여야 모두 막말 논란 인사의 공천 취소를 어물쩍 넘기려다가 상황이 악화되자 뒤늦게서야 공천을 취소하는 스텐스를 취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대구 중·남구에 공천을 받았다가 ‘5·18 북한 개입설’을 주장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을 취소했다. 그런데, 최초 논란이 터졌을 당시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우리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당”이라며 해당 발언을 수용하는 듯한 취지의 발언으로 논란을 부추겼는가 하면 약 열흘 동안 ‘공천→재검토→공천 유지→공천 취소’라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난교’ 발언 논란을 빚은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도 마찬가지였다. 장 전 최고위원은 과거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연일 재조명되며 여론이 악화되자 뒤늦게서야 공천을 철회했다. 공천 취소 여론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눈치만 보는 사이 국민의힘 수도권 후보들 사이에선 “부산에서야 장예찬 본인은 당선이 되겠지만, 수도권 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페이스북 글로 논란인 조수연(대전 서구갑) 후보의 공천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도 도를 넘는 막말로 여론의 반발을 샀다.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군이 설치한 목함지뢰에 우리 장병이 발목을 잃은 참변을 두고 ‘목발 경품’ 운운하며 조롱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정 전 의원의 막말 논란에도 당 지도부는 여론의 눈치만 보다가 거짓 사과 논란까지 드러나면서 결국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

민주당 내 비명계와 친문계를 향해 ‘수박’, ‘바퀴벌레’, “이명박과 노무현은 유사불량품” 등의 발언을 한 경기 안산갑 양문석 후보와 “비겁자들의 ×××를 뽀개 버리자”는 글로 논란인 서울 은평을 김우영 후보에 대해 공천을 유지하고 있다. 양 후보의 경우 공천심사 과정에서 일부 외부위원이 양 후보의 도덕성에 거의 최하점을 줬고, 경선 자격 여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쉽게 가라 앉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계양을 유세에서 ‘2찍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곧바로 사과했으나 일주일도 안 돼 지방 순회 유세에서 “살 만하다 싶으면 2번 찍든지, 집에서 쉬시라”는 말로 유권자를 비하하는 말로 구설에 올랐다.

당초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막말을 시스템 공천으로 걸러내겠다고 했던 여야가 선거 막판 중도층 표심을 좌우할 수 있는 막말 논란 후보를 정리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국민 눈높이보다는 강성지지층 입맛만 맞추고 있다는 비난을 사도 할 말이 없게 됐다. 결국, 이들 막말 싸움꾼을 걸러내는 것은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은 셈이다.

막말 등 부도덕한 후보를 자체 심사에서 걸러내지 못하고 자신들의 텃밭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겠다는 오만함은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에 다름아니다.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이유다.

가뜩이나 양극단의 대결로 하루도 조용할 날 없었던 21대 국회에 이어 22대 국회에서조차 싸움꾼 후보들이 난립하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괴로운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진영대결에서 벗어난 중도층의 현명한 표심만이 극단적인 대립의 균형추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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